본문 바로가기

이 남자의 오늘236

[2009.11.19.] 추운날 헬스장이 좋은 이유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자연계의 모든 동식물은 이런 추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 신진대사 패턴을 변화시킨다. 칼로리 이용을 방어적으로 하는 것이다. 나무들은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리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시킨다. 곰이나 파충류 같은 녀석들은 아예 '동면'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한겨울을 넘긴다.물론 이런 겨울나기 방식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나무와 같은 경우엔 더 이상의 광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내핍'을 겪어야만 하고 곰의 경우에도 미리 한 계절을 날만한 피하지방을 축적하는 수고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놓아야 한다.사람 역시 가을철이 되면 대게 식성이 좋아지는 이유가 다 미리 겨울을 넘길 에너지원을 저장하려는 본능에 의한 것이리라. 따라서 겨울철은 이런 '비축'과 체온유지를 위한 에너지 '.. 2024. 11. 7.
[2009.11.12.] 미실을 통해 고현정을 다시 보다 TV 그것도 드라마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최고 시청률이라는 '선덕여왕'을 봤다. 벌써 50회. 반년을 진행한 드라마를 이제야 보기 시작한 것은 장안의 화제이기도 하지만 미실을 연기한 고현정, 그녀 때문이다.국사에 '유독' 약한 '나'이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당시 '신라'라는 시대가 요즘의 가치관으로는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구조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스로를 '신국 神國'이라 부르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성골/진골이라는 골품제가 그렇고, 여왕이 등장하는 모계 사회가 공존하는 것도 그렇고, 지금 보면 콩가루라고 생각될 정도로 근친 간 결혼과 문란한 성풍속이 통용되었으며 '화랑'이라는 조직 역시 그다지 충성심으로만 뭉쳐진 '거룩한' 조직은 아니었다는 것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 2024. 11. 5.
[2009.11.8.] 오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좀 많이 샀다(2) 지난 한 달 동안 읽어내려 소비한 하루키의 책 9권 모두가 바닥이 났다. '신의 물방울'이나 '미스터 초밥왕'같은 만화 시리즈물이 아닌 소설에 빠져서, 그것도 단일 작가의 책을 한 주에 두 권 꼴로 읽어 내려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 성경에 몰두해서 성경 66권을 몇 달에 '독파'한 시절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책에 빠져 지낸 것은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퇴근하는 길에 다시 그의 책 8권을 추가로 구입했다. 밥 값 이외의 용돈 대부분을 음반이나 책에 지출해 왔지만 최근 책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가을이 원인이겠지.덕택에 하루키가 집필한 순서대로 읽어 내려가기로 했던 독서의 순서는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지만 어느 것부터 시작하더라도 그의 독특한 문체와 구성을 맛보기에 나쁜 선택은 아니다.다른 소.. 2024. 11. 4.
[2009.11.3.] 서둘러 온 겨울 아침에 생각하는 '중간 가기' 짜인 일정대로 살아가는 걸 즐기는 나 같은 극소심 A형들에겐 뭐든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는 건 꽤나 짜증스러운 일이다. 가급적 하루를 미리 계획해 놓은 일정대로 살아야 하고, 밥도 미리 정해진 사람이랑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늘 계획된 시간에 가야 후련하다. 화장실은 늘 후련하긴 하지만^^ 힘들고 불편스러운 일인데도 계획에 있었던 일이라는 이유로 꾸역꾸역 해내는 스스로가 어느 땐 대견하기까지 할 정도다. 가끔 나의 게으름 때문에 '계획'을 어길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서둘러 찾아온 겨울 날씨도 마찬가지이다. 하루 사이에 안면을 바꾸고 곤두박질한 수은주와 심술궂은 바람은 때 아닌 겨울 외투를 꺼내게 하고 채 노란 잎을 뽐내지 못한 은행나무를 알몸으로 만든다.오늘은 .. 2024. 11. 1.
[2009.11.2.] 뭐 이런 식으로 돈이 나가는 건 아깝지 않네 10월부터는 돈을 벌러 회사에 다니는 건지 내러 다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엄청난^^ 경조사비가 집행되고 있다. 일전에 블로깅을 통해 수북이 쌓인 청첩장은 한 번 언급했으니 넘어간다 치자. 하지만 찬 바람이 나면서부터 돌아가시는 분도 제법 생기고 부서에 생일자들도 몰려 있어서 계획에 없던 주머니 돈이 삼베 바지 방귀 빠지듯 사라지는 일이 잦다.이해 득실을 따져가며 경조사를 챙겨가기엔 너무 야박하지만 워낙 많은 건 수라 솔직히 적당히 무시하는 것들도 제법 나온다. - 나 역시 주급 생활자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ㅠ이 와중에 오늘부터 회사에서 또 다른 모금 행사를 시작한다.몰랐는데 직원들 중에 암이나 뇌출혈 같은 중병으로 장기 투병 중인 사람이 5명이나-그 외에 상해로 인한 장기 입원 직원이 몇 더 있다-있는.. 2024. 10. 31.
[2009.10.28] 기계의 노예가 되지 말자 - 지난 밤의 헛 짓을 바탕으로 어제 저녁에는 몇 년 전 미국 출장을 함께 갔던 업계 교육담당자들과 저녁 약속이 여의도에서 있었다. 오래간만의 모임이라 늦지 않으려고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사무실을 나왔다.사무실이 있는 '종각역'에서 '여의도역'까지는 보통 종로 3가역에서 5호선을 갈아타고 가는 것이 보통인데, 어제는 하도 오래간만의 여의도행이라 그런지 도무지 동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종각역 벽에도 전체 노선도를 찾을 수가 없어서 PDA폰에 내장된 지하철 노선도를 열었다.사용 중인 프로그램은 'Pocket Subway'란 것인데 이럴 땐 무척 유용하다. 단순히 지하철 노선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역의 출구정보, 주변 시설물, 연계 교통편, 운행 시간표 등 제법 쓸만한 정보가 많다. 이왕 프로그램을 연 김에 종각역에서 여의도역까지의 최단.. 2024. 10. 29.
[2009.10.26.]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습니다. TV를 잘 보는 편이 아니다 보니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면 억지로라도 하루 한 시간 정도의 뉴스는 봐줘야 한다. 그래야 겨우 지금 국무총리가 누구인지, 아사다 마오가 왜 김연아의 적수가 안 되는지, 코리안시리즈 우승팀 속에 아직도 이종범이 뛰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정작 세상의 밑바닥 '진짜' 이야기들은 공중파보다는 '3류 저널'인 스포츠 신문 인터넷판을 통해 알게 되는 일이 많다.  그곳을 통해선 귀로는 믿기 힘든 요지경-이건 너무 이쁜 말이지만 달리 표현이 생각이 안 난다-속 같은 '어지러운' 세상의 '저급한' 이야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1. 아버지와의 근친상간 끝에 어머니를 독약으로 살해했다는 막걸리 부녀 이야기- 우연이겠지만 이 사건 이후로 막걸리 판매가 급증하.. 2024. 10. 25.
[2009.10.23] 경제 전망의 바로미터 - 청첩장 개수 세기 97년 말 IMF가 터지고 실직자가 급증할 때, 덩달아 결혼 계획까지 미루는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보던 때가 있었다. 결혼이란 것이 한 두 푼짜리 행사가 아닌 지 오래이니 경제가 어려울 땐 '인륜지대사'라 한들 당해낼 장사가 없었던 것이다.몇 개를 버렸(?)는데도 책상 위에 앞으로 두어 달의 주말을 통째로 좀 먹을 청첩장이 수북하니, 그런 면에서 보면 내년의 경제 전망은 그다지 나쁘지 않으려나 보다. - 아님 현재의 상황이 이미 호전된 것이거나.   마치 무슨 시합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무 내색도 안 하던 녀석들이 한꺼번에 연락을 한다. 그중엔 사내 결혼을 선언한 우리 부서의 밉상도 포함이다.ㅋ덕분에 내 주머니는 다시 IMF를 맞게 생겼으니, 한동안 안 보이던 녀석이 말끔히 차려입고 나타나면 일단은 '경.. 2024. 10. 24.
[2009.10.22.] 한 밤의 압구정 외출 스케치 이른 감이 있지만 초등학교 6학년의 딸아이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것일까?  '첼로'를 전공하겠다는 결심으로 예술고 선생님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밤 9시가 넘어 동호대교를 건너 학원이 있는 압구정동에 도착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집에서 이곳까지의 기사 노릇에다 첼로 포터 역할 뿐이지만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해야 하는 이 노릇을 피차 잘 해낼 수 있을지 지레 걱정이다. 시동이 꺼진 차 안에서 읽다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을 펴 들고 레슨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한밤중에 자동차 실내등을 켜놓고 FM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을 배경으로 책장을 넘겨가는 것도 이러고 보니 제법 멋스럽다. (하지만 한 겨울이나 한 여름엔 어떡하지?)그런데 하루키는 어떻게 이런.. 2024.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