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8.2.22] 주말 맞이 CD쇼핑 그리고 콘서트허바우

오늘의 알라딘 2023. 12. 8. 10:20

뭐 금요일이라고 해서 딱히 다를 것 없는 늘 그런 날이지만 주말을 맞아 지갑에 남은 용돈을 투자해 CD 한 장을 샀다. 어제 호텔신라에서 개최되어 참석했던 'Asian Leadership Conference'에서 점심을 제공해 준 탓에 세이빙 한 자투리 돈이 오늘 고귀한(?) 음반이 된 것이다.

늘 찾던 교보문고를 대신해서 회사 후배와 함께 따뜻한 날씨를 즐겨가며 세운상가 앞까지 걸어갔다. 교보문고 Hot Tracks와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서울레코드'는 몇 안 남은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는 이제 가까운 편에 속하는 유일한 레코드점이 되어 버렸다.


오늘 집어든 음반은 리카르도 샤이 지휘의 '말러 교향곡 4번'이다. 어젯밤 서재에서 복사판 CD로 들은 것이 생각나서 집어 들었다. (요새는 과거에 정성을 들여 만들었던 복사판 CD들을 원판이나 적어도 라이선스로 바꾸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복사판이라고 해서 음질이 떨어지거나 기계가 망가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 값을 치르지 않은 탓인지 듣기를 주저하거나 상대적으로 반복해 듣는 일이 적다.

‘콘서트허바우 Concertgebouw’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1888년에 만들어진 이 유서 깊은 연주회장은 세계 3대 연주회장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 홀에 상주하는 로열 콘서트허바우 오케스트라(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이후 RCO로 표기) 또한 세계 정상급의 악단으로 최상의 연주력을 자랑한다. 1888년에 창단되었으며 네덜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지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명 지휘자들이 이 RCO를 이끌어 왔는데 1895년부터 1941년까지 거의 반세기 동안 이 악단을 이끌었던 전설적 지휘자 빌헬름 멩겔베르크(Willem Mengelberg 1871-1951)는 RCO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나치와 협력한 혐의로 1947년 추방되어 스위스에서 여생을 보냈다. 지금도 그의 영향은 이 악단의 기조(基調)를 형성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이 악단을 맡는 지휘자들에게는 떨쳐버리기 힘든 짐이 되곤 한다. 그 후 에두아르트 반 베이눔 (Eduard van Beinum), 베르나르드 하이팅크(Bernard Haitink),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를 거쳐 현재는 라트비아 출신의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바로 오늘의 집어 든 지휘자가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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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8.
 
오늘도 그때와 같은 금요일이다. 추억팔이에 제격이다.
반복되는 7일로 구분된 시간을 더해 만들어지는 세월이지만 12월의 그것은 매번 새로운 만남과 이별을 생산해 내는 시기다. 한마디로 인사철.
 
전에 없던 정년퇴직자를 알리는 소식이 몇 명 이어지더니 회사의 대표이사가 바뀌고 임원 승진인사에 이어 어제 조직개편 및 부서장 인사가 있었다. 누군가에겐 승진으로 부르는 새로운 보직이 생겼지만 또 그 크기만큼 누군가는 이유 없이 자리를 내어주거나 회사를 떠나야 한다. 
 
사진 속의 후배가 이제 회사의 인사담당 상무가 되어 그 일들을 진행했다. 안다. 제 손에 피를 묻혀가며 누군가의 자리를 또 다른 어느 누구로 바꾸고 조정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엉뚱하게 재단할지도 모르는 그 일이 얼마나 속 시끄러운 일인지.
 
후배를 마지막으로 봤을 땐 가끔씩 음악을 듣는다 했는데 여전히 그럴 것이다. 일 년 중 제일 바쁜 시기였을텐데 사람은 떠나도 음악은 남는 것. 그것으로 위로가 되길. 선배가 해 줄 최선의 위로다.
 
사족 - 얼마 전 종로통을 휙 지나다 보니 여전히 서울레코드는 살아 있었다. 오늘 보니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다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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