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5.8] 어버이날 단상
어버이날이다.
언제가부터 자식이자 어버이가 된 이후로 뭔가 중간에 낀 것 같은 모호한 정체성을 느끼며 이 날을 보내게 된다. 은근히 딸아이의 이벤트(?)를 기대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어딘지 무거운 마음의 부담을 느끼는 그런 이중적인 날이 되었다.
어젠 월요일이라 좀 피곤해서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딸아이가 딱 자정을 넘기니 이젠 '어버이날' 되었다면서 봉투 하나씩을 던지듯 주고는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내가 일찍 집을 나오기 때문에 아침에 주긴 힘들다고 생각했나 보다.
얼마 안 있으면 내 생일이라 아내한테 뭘 하나-로지텍 스퀴즈박스 터치(이미 질렀다^^ㅎㅎ)- 사 달라고 계속 조르는(?) 것을 봐서인지 아님 어버이날을 손쉽게 보내는 비결을 벌써부터 터득해서인지 아님 내 강요 때문인지 더해서 원하는 걸 살 수 있도록 모은 용돈을 캐시백 해 준다^^
이제는 내가 부모가 되어 대신 받은 공을 자식에게 갚는다곤 하지만 곁에 계실 때 한번 더 찾아뵙는 게 효도일 텐데, 늘 몸과 맘이 따로다. 지난 어린이날에 본가엔 다녀왔으니 처가 어르신들에게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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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8
언급되었던 양가 부모님들 가운데 이제 두 분 어머니들만 남았다.
딸아이 역시 이제는 어린이날은 삭제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고 점점 내가 느꼈을 어버이날의 부담이 더 해 가겠지.
결국 온 세상의 걱정의 양은 늘 동일하다.
딸아이에게 받은 그 돈이 그 돈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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