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11] 오늘의 각오 - 보험 하나 들자
이번 설 명절에는 교회 사람들 중에 生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설날에는 어느 여집사님이 오랜 투병 끝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는데, 그다음 날인 어제는 교회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내 나이 또래의 남자분이 돌아가셨다. 사실 오늘 같은 날은 조금 일찍 집에 갈 수 있는 날인데 이 분의 문상 약속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두 분 모두 공교롭게 암으로 세상을 등지게 됐다. 모두 하나님을 믿은 분들이니 본인이야 좋은 곳으로 갔겠지만 남겨진 사람에게는 크든 작든 빚을 남겼을 것이다. 마음의 빚이야 세월이 해결해 줄 것이지만 혹 경제적인 것이라면 두고두고 남은 이의 몸과 마음을 괴롭힐 것이다.
암(癌)이라는 한자가 입(口) 세개를 산 위에 남겨두는 질병이라고 하듯 병든 사람이든 남겨진 사람이든 돈이 필요한 병임엔 틀림없다.
사실 나는 한동안 보험회사에서 근무했다. 그것도 그리 짧지 않은 기간에 영업소장까지 하면서도 정작 내게는 변변한 보험이 남아있지 않다. 그저 몇만 원짜리 상해보험 하나와 하은이 이름으로 들어둔 정말 작은 보험 하나가 전부다. 아내 이름으론 단 한 개의 보험도 없으며, 심지어 딸아이 하나뿐인 우리가 의지할 연금보험조차 없다.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 싶을 정도이다. - 인생에 대한 무책임?
게다가 난 여러 해 전에 앓은 늑막염 덕에 이젠 보험을 가입하려해도 쉽지 않은 형편이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더 늦지 않게 아내라도 얼른 보험에 가입시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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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8
윗글을 남긴 후 가족 모두 100세 만기의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조금의 암보험 특약이 추가됐으며 종신보험 하나를 더 가입했다. - 사실 그때 종신보험이 아니라 연금보험을 가입했어야 했는데 친구 와이프가 당시 설계사였어서 권유를 이길 재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벌써 납입만기가 다가온다. 헐.
여전히 부족한 보장.
세월을 빠르고 몸은 예전만 못하다는 걸 실감하는 요즘, 2005년의 나에게 되묻는다.
조금 더 들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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