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오늘

[2008.11.11] 답변 :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나의 생각

오늘의 알라딘 2024. 2. 28. 09:29

오늘 아침에 출근해 간밤에 쌓인 메일을 정리하다 계열사 어느 분이 보낸 것을 개봉했다.

아마 사내망에 '단백질 보충제'라는 검색을 했는데, 내 블로그와 전에 올렸던 글이 검색된 것 같다. 질문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지만,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나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답변 내용을 역시 이곳에 공개한다.


■ 받은 질문내용 :
안녕하세요? ooo입니다.
운동을 하는데 어깨의 근육이 자주 아파서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보려고 합니다.
싱글에서 우연히 쳐 보았는데 차장님이 쓰신 블로그가 나오더군요.

아래의 보충제 좋습니까?  (운동을 매일 하기는 하지만 엄청 격렬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구입하려면 어디서 사야 합니까(가격은 얼마입니까)? / 요즘 가짜가 너무 많다고 해서요.

감사합니다.


■ 답변 내용 :
이렇게나마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웨이트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고 배워가며 하는 중이라 어떤 답을 드릴 위치에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주제넘게 답변 올립니다.
 
1. 먼저 어깨 근육통과 단백질 보충제는 크게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어깨 근육이 아프다고 하나, 운동 후 근육이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고 안 아픈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운동을 통해 근육이 파열되고(이때 당연히 아픕니다^^) 쉬는 동안 재생산되어 크기가 커지는 것이 웨이트 트레이닝이기 때문에, 제 경우엔 근육통증이 쉽게 사라져서 버리는 것이 오히려 문제입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근육통증으로 알고 계신 것이 알고보니 관절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거나 신경계통의 문제일 수도 있어서 운동 부위와 무관한 이상증세라 판단되면 병원을 찾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단백질 보충제는 바로 운동 전후의 근육 손실을 예방(운동 시 에너지가 고갈되면 근육에서 에너지를 뽑아 씁니다^^)하고 쉬는 동안에 충분한 근육이 될 재료를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식으로도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면 필요 없는 물건입니다.  또한 근손실을 가져올 정도의 어느 정도 격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다이어트용 유산소 운동 중심으로 즐기시는(?)분에게도 그리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소량이긴 하나 탄수화물과 지방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도 안 하시면서 다이어트용으로 드실 분이라면 쌍수를 들어 반대합니다.

하지만, 한 번 헬스장 가시면 한 시간 정도 바벨, 덤벨을 드시는 분이라면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정도 운동하시는 분이라면 운동 다녀와서 뭐라도 챙겨드셔야 버티실 텐데  저같이 아내 눈치 보면서 운동하는 사람이 뭐 음식 챙겨달라 하기 곤란할 때 적절한 것이 바로 단백질 보충제입니다. 한 컵 타면 25g 정도의 단백질을 원샷으로 먹을 수 있으니 계란 흰자 5개를 한 방에 해결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단백질 보충제는 '식품'이라는 점입니다. 과학도 아니고 약도 아닙니다. 힘든 운동도 안 하는 사람이 먹으면 과다 식품공급이니 이 역시 살로 가거나 변으로 배출될 것입니다. 이걸 먹는다고 갑자기 근육이 불룩해지지도 않습니다.

'운동 다녀와서 계란 삶아 먹기 귀찮은 사람이 먹은 식품' - 제가 생각하는 단백질 보충제의 정확한 정의입니다.

2. 사진 속의 문제(?)의 제품은 운동 좀 해보셨다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드셨을 만큼 흔한 제품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동원식품과 제휴해서 들어와 있는 건강식품 체인인 미국 GNC 계열사인 옵티멈 뉴트리션의 것으로 누구에게나 무난한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최고등급의 보충제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가격대비 용량이 많은 편이라 저 같은 아마추어가 퍽퍽 퍼먹어가며 운동하기에는 제격이라 생각합니다.

보충제를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엄청난 종류의 회사에서 역시 엄청난 종류의 단백질 보충제가 생산되고 있으나 제 생각에는 그들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가급적 지명도 있는 회사에서 생산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면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바로 사진 속의 옵티멈 골드스탠더드가 그중 하나입니다.

일단 전에 먹어본 제품과 비교할 때 물에 잘 풀리고 맛이 좋습니다. (쵸코맛 기준) 우유와 함께 먹으면 맛이 더 좋지만, 우유에서 알레르기 물질을 겨우 빼내어 만든 보충제를 다시 우유에 타먹는다면 난센스가 될 것 같습니다. 그 냥 물에 타먹는 것이 흡수력에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3. 구입은 미국에서 현지 발송되는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길 권해드립니다.
여러 곳이 있으나  http://www.mass119.com/를 추천드립니다. 믿을만한 것 같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직배송되다 보니 제품의 신선도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짝퉁을 피해 가실 수 있습니다. 미국넘들이 먹는 바로 그 제품을 직접 구매가능합니다.

주문을 하면 항공을 이용해 인천에 도착해서 국내 택배사가 인수해 배송하는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주문 후 정확히 3~4일 안에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연계계좌에 입금을 하면 바로 입금확인 SMS가 들어오는데 아마 국내에서 유통을 조율하는 매니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주문량과 상관없이 항공 택배비 1만 원이 고정부가 되는 점과 신용카드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여러 보충제와 건강식품류를 한꺼번에 주문하시던가 주변의 동료들과 함께 공동구매하시길 권해드립니다.
 
4. 최근 환율 폭등으로 제가 구입했던 시점보다 심하게 가격이 올랐군요^^  
안타깝지만 지금 구입하신다면 가격이 꼭지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만, 국민 보충제(?) 치고는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결론
- 그냥 식품으로써 무난한 제품이다. 
- 약은 아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중이라면 부실한 식사를 보완하는 꼭 필요한 물건이다. 
- 이 제품 말고도 좋은 놈은 많다. 하지만 이만한 놈도 없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몸짱 되세요!


[글 더하기]
오늘은 2024.2.28.

위 사진의 보충제를 보고 질문한 메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운동에 별 인연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단백질 보충제가 유난한 물건이 아니게 되었다.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졌고 이런저런 이름을 붙여-예를 들면 산양에 유래한 어쩌고 같은-고가의 기능성 음료로 포장되어 마케팅되기도 한다. 이제는 굳이 해외 직구 채널에 배송료를 덤으로 주지 않아도 현금거래 없이도 쿠팡 같은 곳을 통해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보충제를 물어오는 사람은 없다.
 
블로그 운영을 오래 하다 보면 올렸던 글과 관련해 우연한 메일을 받거나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중에 하나였다. 때로는 어느 포럼에 패널로 나와달라는 식의 당황스러운 것을 빼고는 그런대로 내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기회라 대부분 일회성 연락이지만 블로그 운영의 보람이 되기도 했다.
 
SNS가 흔해져 이제는 그 채널의 다양성 때문에 오히려 정보가 분산되거나 중복되고 교류가 흩어지는 지경에까지 왔다. 접촉은 많아졌지만 밀접하진 않은 거리감 있는 소통이 현재의 그것이다.
 
다른 매체와는 달리 사진보단 글로, 단문보다는 장문의 글로 기록되는 블로그가 노후해 보이는 꼰대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클래식한 소통의 마지막 보루로, 나의 글 쓰는 놀이터로 쉬 버리지 못한다.
 
어제본 넥플릭스 드라마도 기억이 산화되는 시절이지만 누군가는 시간을 들여 다시 찾을 글을 쌓아 놓고 싶은데 매일 싸지르기 바쁘니 기대와 현실은 다른 곳을 향한다.
 
뭐 그래도 잠도 깨고 오늘도 잘 놀고(?)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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