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오늘

[2009.6.16] 외장 하드 디스크도 패션 소품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의 알라딘 2024. 5. 30. 09:26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고용량 외장 하드디스크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제 그 디자인을 신세대 감각으로  버전업 한 'Pop Edition'을 출시한다.
햅틱 핸드폰에 '햅틱 Pop'이 출시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스위트핑크와 오션블루 컬러'로 출시되는 외장하드는 광고 사진의 경우처럼 핸드백의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과 컬러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디자인 상의 문제는 엉뚱하게도 본체가 아니라 어느 기기나 천편일률적인 USB 케이블이 문제다.

아무리 예쁜 디지털 기기라 하더라도 회색이나 검정색(위의 사진은 그나마 흰색이라 나은 편)의 투박한 케이블로 똥꼬를 찔러야 하는 내시경(?)의 고통을 제조사들은 과연 관심이나 있는 것인지?  

어차피 함께 가지고 다녀야하는 USB 케이블.

이제 좀 다양한 색상과 길이, 소재의 그것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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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5.30.

 

이젠 삼성만의 디자인이란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자리를 잡은 듯하지만 여전히 애플과 비교되면서 고사양의 하드웨어 스펙에 비해 늘 어딘가 모를 평가절하를 받고 있다. 정말 미적 감각이 그들만 못해서인 건지 그쪽을 담당하고 있는 고위임원들의 안목에 한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대기아도 마찬가지. 그나마 제네시스 라인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겠다 싶은데 그랜져의 그 맥락없는 괴랄한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숨이 막힌다. 기아는 그나마 줄기차게 타이거코구멍 그릴과 번개돌이 라이트 콘셉트를 유지하지만 늘 현대의 하위호환이란 애매한 위치에 어울리는 딱 그 정도다. 

 

그런 걸 보면 '기술'이란 측면은 조금 노력하거나 사 오거나 해서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반면 디자인이란 것은 어느 누구 하나 잠깐 데려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카피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어느 제품 라인 하나에 온전히 자리 잡고 나아가 기업의 이미지로 굳으려면 그만한 시간과 전사적인 노력, 그걸 끊김 없이 관리하고 발전시킬 경영진의 안목과 능력이 필요한 '예술'의 영역이 맞다.

 

기술이라 부르든 예술이라 부르든 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 핍박받은 민족의 피해의식 DNA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도 공들이는 장인정신과 보이는 곳의 엄격한 철학을 고집하는 다른 유수의 디자인 맛집이 왜 이리 부러운지.

 

이제 우리도 예술 좀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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