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오늘

[2009.7.23.] 취미가 취미일 수 있는 조건

오늘의 알라딘 2024. 6. 26. 10:56

취미가 취미로 남으려면 '생활'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생활'이란 며칠 잠을 못 잔다든지 비싼 물건을 질러 버리는 바람에 몇 달 용돈이 궁해지는 정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는 지름신의 애교라고 해야겠지.

내가 말하는 '생활'이란 취미로 인해 '생계'가 곤란해지거나 '가족 관계'를 해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월세 살면서 보증금의 몇 배가 되는 차를 사서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한다던가, 취미 생활한답시고 며칠 무단 결근해서 회사에서 내몰린다든지 하는...... 바로' 먹고사는 문제'에 결정적인 문제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게 싫다면 취미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그러면 그때부턴 취미가 아니겠지. 또한 경제적 해결이 된다고 해서 만날 낚시가 취미랍시고 밖으로만 돈다면, 결국 이혼을 당하거나 잘하면 바람난 마누라 하나를 만들어 놀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 세상. 상대적인 기준만이 있을 뿐이다.

이건희 회장에겐 '페라리'나 '람보르기니'가 취미일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평생 배기음도 한 본 들어볼 기회가 허락되질 않는다. 또 매일 밖으로 나돌아도 가족들과 원만히 잘 사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아는 어느 분도 매 주말을 거의 100% 밖에 나가 혼자만의 취미를 즐기는데도 모든 게 '이지고잉'이다! 그러니  모두가 상대적이다. 불공평한 세상ㅠ

 

하지만 중요한 것 - '생계'와 '가족 관계'를 해치지 말 것! 다시 말해 가족의 지원 혹은 최소한 묵인 하에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취미의 전제 조건'이다. 종류는 상관없다. 탈법적이든 위법적이든 그건 형사적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그건 그 사람의 몫이다.

여기에 '취미' 대신 고상하게 다른 말로 바꾸어 봐도 마찬가지이다.  봉사 활동, 종교 활동, 연애 생활 등등 무엇으로 바꿔 봐도 마찬가지다. 전부 '생계'와 '가족 관계'를 해치지 말 것! 그런데 주변에 이런 경우가 생겨서 고민이다.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일이라 더 큰 문제이다. '생계'를 해치는 것도 문제요, 이로 인해 '가족 관계' 마저도 소원해지는 악순환. 결국 경제적 문제로 시작된 고민이 가족과 그것을 아우르는 공동체의 문제로까지 확대 재생산되는 것. 그것에는 어떤 대의명분도 설득의 여지가 없다.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 일에 마치 '열사'라도 된 듯 의미를 부여한들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다.

 

"이제 그만하련다!" - 적당히 포기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한데, 잃을 것이 아직도 남은 것인가? 아님 찾을 것이 더 있는 것인가? 아님 될 대로 되라는 막가파의 경지에 달한 것인가?

용기와 무모함을 분별해 내는 지혜.  취미가 취미로만 남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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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6.26.

 

써놓았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길긴 한데 죄다 꼰대 스타일이라 지우려다 후반부에 '주변에  이런 경우가 생겨서 고민이다.'란 내용을 보고 살려두기로 했다. 이 정도 글을 쓸 사이의 인물이면 제법 가까운 사이의 특별한 사연이었을 텐데 15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도대체 누구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인지 생각이 안 난다. 그래서 생각이 돌아올 때까지 삭제는 일단 보류.

 

'여가시간을 보내는 다양한 기호활동.'

이젠 취미라기 보단 그동안의 세월에 녹아 그냥 내 생황 자체가 되었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한 취미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그런데 확실히 몰두하고 있는 취미는 생계와 가족관계를 살짝씩 위협하는 지경이 되어야 절정을 보게 되는듯하다. 역시 어디나 클라이맥스는 소멸 직전에 온다.

 

그런데 기억의 소멸은 어찌해야할지? 글의 소멸 직전에 돌아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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