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24.] 아이패드(iPad)살 것인가? 말 것인가?
美 현지에 '아이패드 iPad'가 출시된 지도 한 달여가 지났다. 그간 100여만 대 이상이 판매된 광풍에 요즘 자체 재고도 바닥을 보인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뉴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스티브 잡스가 출고량을 의도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거나 한국발 디스플레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그렇다는 설 등이 제법 그럴듯하게 돌아다닌다.
사실이 뭐 어떻든 제 돈 주고도 아이패드를 구하기 힘든 것은 분명한 '현실'이 되었다. 이 와중을 틈타 구매 대행 사기도 벌어졌다 하니 단순한 '문화적' 이슈를 넘어 이제는 '사회 문제'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도 국내 출시만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의외로 국내 Wifi 환경이 열악함을 감안할 때 '3G모델'을 염두에 두고 구입을 모색하고 있는데 도무지 국내 출시는 그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단비'나 '에그' 장비를 사용할 경우 와이브로나 3G망을 Wifi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아이패드의 크기를 보면 가뜩이나 휴대에 만만치 않을 텐데 뭔가를 더 들고 다닌다는 것은 이미 구입 목적을 벗어난다. 또한 'GPS'는 3G모델에만 장착되어 출시되므로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지 못하다.
오는 28일, 드디어 미국 외에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스위스, 영국 등 총 10개국에도 발매를 개시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이번에 빠졌다. 보따리장수에 불과한 '애플 코리아'의 경우 출시에 관련한 정보가 전무하고 3G모델의 경우 통신사와의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 형국으로 봐선 올해 말 가까이나 되어야 국내 출시를 기대하게 생겼다.
현재 구매를 결심한다면 내게는 두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 믿을만한 구매 대행업체를 이용하거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처남을 통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용케 재고를 구해서 개인이 기기를 들여올 경우-특히 3G모델의 경우-라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통관 시 약 10%에 해당하는 관세를 물어야 하며 바로 사용 가능한 Wifi모델과는 달리 개인이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므로 35만 원 정도의 인증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게다가 구매대행을 이용하면 물품가의 10% 정도의 구매 대행 수수료를 요구받게 되는 등 기기값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보호필름, 케이스, 거치대 등등의 소소한(?) 액세서리 비용을 추가한다면????
비용 부담이야 얼리 어답터의 숙명이라 치더라도, 여기에 단순 '소유욕'을 넘어 과연 얼마나 사용할 것인가를 감안한다면 한 차례 고민이 더 필요하다. '콘텐츠 소비기기'로 정의된 '아이패드'의 경우 항시 인터넷의 접속이 전제된 환경에서의 활용에 그 생명이 있다.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회사원. 그것도 IT 벤처기업도 아니고 늘 윗 분과 아랫놈 사이에서 눈칫밥 먹어야 하는 대기업 간부. 가는 곳마다 노트북이 존재하는 환경. 그렇다고 아이폰처럼 전철 안에서 편히 꺼내어 볼 수도 없는 덩치라 출퇴근 시간의 활용도도 그다지 기대하기 어렵다면 내게 '아이패드'를 조몰락 거길 '시간과 용도'가 존재할까?
그러니 만약-꿈 같은 말이지만- 같은 시기에 '아이패드'와 '아이폰 4G'가 출시된다면 당근 아이폰을 구입할 것이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분명한 것은 '아이폰 4G'는 '아이패드'에 대한 이 지겨운 열병이 가신지 한 참 뒤나 되어서야 척박한 한반도에 등장할 것이니, 잡스 형아가 개무시하는 젠장 맞을 이 나라가 과연 IT 강국은 맞단 말인가?
아이패드(iPad)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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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1.21.
대개 저런식으로 살까? 말까?를 고민한 척(?)하는 글들은 구입의 명문을 위한 것인 경우가 많아서 분명 구입했을 것인데 도대체 기억이 없다. 아이패드는 서너 대 이상 써왔고 지금도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상할 것도 없지만 본문의 아이패드 초창기 버전을 과연 구입했을까? 가물가물하다.
애플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하드웨어 디자인이 한 번 결정되면 이후 세대를 바꿔가면서도 그대로 폼팩터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서 겉모양 만으로는 몇 세대 제품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오래 써도 부끄러워지지 않는 애플의 장점이지만 여러대를 사용하고도 그걸 내가 사용했는지 조차 아리송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어찌 되었건 당시에도 이북리더들이 함께 있던 시절이긴 했지만 폰과 노트북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그러면서도 폰과 거의 동일한 OS를 사용하는 넙데데한 물건이 새롭게 시장을 열었고 실제 광풍을 일으킨다는 것에 아이디어란 것이 막상 그리 완전하게 새로울 필요도 없다는 걸 배운다. 사람의 니즈는 전혀 없던 것에서 생겨나기보다는 결국 지금의 불편을 조금 더 해소할 수 있는 쪽에서 더 쉽게 일어난다.
그렇게 살기 조금 피곤하긴 한데 사소하고 작은 변화에 민감해 할 수 있는 힘이 오늘의 경쟁력이다.
갑자기 쟙스 형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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