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19.] 결국 이런 거였어? - 담달폰의 귀환
요즘 KT의 행보가 맘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데 안 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전 블로깅을 통해서 정작 애플은 '떡' 줄 생각도 없는데 선예약을 받느라 호들갑을 떠는 대리점이나 카페를 봉이 김선달이라 했건만, 결국 애플은 떡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 맞았다.
휴대폰을 팔아먹을 생각이었으면 전파인증을 진작에 했어야 한다. 물론 전파인증은 최대 5일밖에 걸리지 않는 일이지만 기기를 해당 출시국에 커스터마이징 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발매 2주 전에는 인증 신청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파인증 신청이든 커스터마이징이든 모두 KT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애플의 요청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임을 감안하면 애플 측이 이 달 내에 한국에 아이폰 4를 출시할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는 말이다.
추측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 웃기는 건 KT측에서는 정확한 정황을 통보받지 못했을 거라는 대목이다. 쟙스의 기자회견 후에야 뒤통수를 맞고 부랴부랴 입장정리하겠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는 KT를 보면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어쩌면 이토록 철저히 무시될 수 있는지 안쓰럽기까지 하다.
정말 생각에도 없던 일이었는데 좋든 싫든 자꾸 '갤럭시 S'가 눈에 들어온다.
안드로이드라는 새로운 운영체계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널찍한 화면에서 무인코딩으로 쏟아지는 슈퍼아몰레드의 동영상이 공연한 갤럭시 S의 매력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아이폰의 단점만 자꾸 추가된다. 사용하면서 늘 배터리가 언제 나갈지 불안 불안한 아이폰이고, 3Gs나 4나 동일 운영체계인 데다 약간의 디자인 변경 빼고는 그다지 신제품으로 볼만한 신기술도 없다. 얼마 전 발령으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난 내게 DMB가 없다는 것 역시 생각 못했던 치명적 단점이다. 그리고 범퍼를 씌운 투박한(?) 아이폰4를 쓸 생각은 당최 없다.
이 모두가 쟙스 형님의 한 마디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과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뿐일까? 한 두 달을 더 기다려 달라는데 진정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지 지금부터 장고에 들어간다.
※ 추가 (10.7.27) - 오늘자 떡밥으로 8월 둘째 주에는 출시한다는 기사가 출현했다. 전파인증 시간을 포함해 미국서 물 건너오는 시간까지를 감안할 경우 상식적으로 남은 기간이 너무 짧은 데다, 기사의 발원지인 '아시아투데이'의 비중을 감안할 때 그리 신뢰가 가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인천항 보세창고에 컨테이너 5개가 들어와 있다는 구체적인 루머가 동시에 돌고 있고, 8월 둘째 주라는 일정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기자 한 명이 임의로 해석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큰(?) 사건이라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한 번 더 속아 보자.
※ 추가 (10.7.30) - 어제(7/29) 전파연구소에 애플 명의로 전파인증 신청이 접수되었다는 소식이다. 최대 5일이라지만 이미 개인 개통자도 있는 마당에 정부 측에서불필요하게 시간을 끌었다는 원성을 살 필요는 없으니 3일 정도면 통과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27일 자루머대로 이미 기계가 들어와 있다면 인증표시만 인쇄해서 패키징하면 되니 정말 8월 중순이면 출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계가 아직 태평양을 건너기 전이라면 물리적으로 9월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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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2.20.
코로나 대유행 시국에 반도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슈로 차량 출고가 전 세계적으로 밀려서 차를 계약하고도 몇 년 후에나 인도받는 일이 생겨났다. 무슨 물건을 염두에 두거나 계약을 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시간이라고는 하나 정작 그 상황이 되고 나면 한마디로 똥줄이 타는 법이다.
이젠 새로운 기기며 차량을 구입해도 시큰둥해지는 나이가 되었지만 당시는 나 뿐만이 아니라 온 나라가 아이폰4를 기다리며 반쯤 거기에 미쳐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출시 소식이 없나 틈만 나면 뉴스 검색을 했었다. 삼성밥을 먹으면서도 애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암묵적 터부시 되던 시절이었는데 외곽으로 떨어진 부서로 발령받은 것을 기회로 구매를 시도하는 것이었고 당시 안드로이드며 삼성의 만듦새가 애플 iOS와 큰 격차가 있던 시절이라 기기에 대한 갈증이 더했다.
후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뭐 결국은 국산 디스플레이지만-픽셀이 눈에 안 보이는 고해상도 액정과 금속테두리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 후판을 유리로 덮은 감성까지 요즘도 이 구닥다리 아이폰4를 장식용이라도 소장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 하니 당시로 되돌아가 보면 매료될만했다.
이후 모든 IT기기를 애플로 바꿨지만 다시 휴대폰은 갤럭시로 돌아왔다. 외곽에서 다시 본사로 들어가게 되면서 눈치 볼 사람이 많아지는 정치적 이유도 있었지만 서로 미워하며 닮아가듯 갤럭시와 아이폰이 어느덧 그게 그거 되는 수준에 이르렀고 활용상의 자유도며 삼성페이의 압도적 강점, 임직원 신분을 활용한 저렴한 기기교체가 가능하다 보니 한 스푼 차이나는 감성을 쫓으려 아이폰으로 가기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모르지. 이러다 회사를 떠나고 애플도 페이기능이 강화되어 큰 불편이 없어지는 그 순간이 오는 그 마지막 스마트폰으로 다시 애플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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