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서 인생 반환점 돌기
오늘은 2025.2.24.
여자들처럼 갱년기를 적극적으로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나이 들었음을 정면으로 자주 마주한다. 흰머리가 늘고 노안이 오는 것 같은 점진적 변화는 이젠 포기하고 적응해 가고 있는데 갑자기 빈번히 아프고 오래간다. 청소년기까지 마른 체형이긴 했으나 큰 병 없이 살았고 결혼 후 늑막염과 원형탈모 같은 제법 치명적(?) 질병이 10년을 주기로 찾아왔지만 이겨냈다. 살집이 좀 붙고 이런저런 운동을 하고 난 후부터는 제법 건강체로 불러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관리하며 지냈다. 그렇게 싫어하던 추운 날씨도 잘 이겨내고 감기도 몇 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 뭐 그렇게 지냈다.
그러던 것이 올해들어 감기를 달고 산다. 1월 중순 독감이 유행이던 시기에 독감인지 감기인지 모를 콧물 가래 감기로 일주일 고생했다. 2월 들어선 조금 피곤했다 싶은 날 갑자기 입술이 터지더니 채 딱지가 아물기도 전인데 며칠 전부터는 목감기에 제대로 걸렸다. 사무실 옆자리에 아픈 친구들이 생겨나면 예전과 달리 바로 옮는다.
침 삼키는 게 칼을 넘기는 고통일 정도라 자면서도 본능적으로 침을 안 삼키려다 보니 입술을 따라 흘러 베개를 적실 정도다. 콧물은 흐르는 게 아니라 안에 고여 있어서 누웠다가는 한쪽 코를 막아 차오르다가 급기야 호흡곤란이 와 간밤에 몇 번을 깼다.
감기에 걸려도 비타민C 정도 먹으며 하루이틀 고생하면 떨치고 일어났는데 이젠 뭐든 약을 처방 받아야 한다. 판콜 A 같은 것으론 별 효과가 없다.
인생의 반환점을 도는 시기를 꼭 이렇게 느껴야하는 건지 좀 서글프지만 이것도 어찌 되었던 길을 찾을 것이다. 아니면 만들어야겠지 늘 그랬듯.
그나마 다행인 건 지척에 회사 사내병원이 있어 진료 및 처방, 주사 한 대 맞고 왔는데 무료다. 이제 이것도 없어지면 상실감은 더 커지겠다.
"아프니까 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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