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오늘

[2010.10.3.] 계륵, 아이폰4 범퍼

오늘의 알라딘 2025. 3. 12. 08:55

지난 9월 10일. 국내 첫 정식 판매일에 개통한 이래 소위 '쌩폰' 상태로 아이폰 4를 쓰고 있다. 일체의 보호 필름이나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피차 장단점이 있겠지만 어차피 흠집 가득한 보호 필름을 붙여 사용하느니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강화 유리를 믿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 지난 한 달 동안 일체의 흠집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데스그립(Death Grip). 

'살생부'로 불리는  'Death Note'는 들어 봤어도 '데스그립'이란 희한한 단어를 IT제품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 쟙스횽아는 역시 창의적이야.


수신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모든 아이폰4에 나타나는 설계상의 문제이다. 꼴랑 몇 개 되지도 않는 AS센터를 통해 신청과 수령이라는 두 번의 '방문'을 통해서 범퍼를 받았다. 검은색 하나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생각보다 단말기와의 피팅감과 그립감이 좋고 문제의 데스그립 역시 효과적으로 방지가 된다.


문제는 쌩폰의 멋들어진 디자인은 온데간데 없어진다는 점이다. 시각적으로 약 1.5배 가까이 두꺼워져 보이는 데다, 갤럭시나 3Gs와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모호한 디자인이 된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Zero-Sum Game이 세상의 이치라지만 참으로 소유하기엔 포기할 것들이 많은 '계륵'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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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3.12.

 

이전 글에 연결된 내용이다.

 

[2010.9.13.] 내게 온 아이폰4, 위험한 삽질

이글루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지가 여러 날이 되었다. 이런 경우엔 보통 출장 등으로 업무에 치이는 중이거나 긴 휴가, 혹은 뭔가 다른 일에 몰두해 있다는 뜻이다. 이번엔 후자의 경우로 몇

aladdin-today.tistory.com

 

스마트폰이란 거창한 이름으로 갈아탔지만 결국 전화기다. 그런데 통화를 하려고 손에 쥐면 감도-정확히는 수신전파 감도-가 뚝 떨어지는 '데스그립'이란 기현상이 발생한 아이폰 4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이라면 평소에 잘하거나 멀쩡하다가도 공교롭게도 뭔가 중요한 발표나 시험을 보려고 나서면 망치는 심약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명색에 휴대폰, 스마트폰, 핸드폰처럼 '~폰'이 붙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화기가 통화만 하려면 안테나의 꼬리를 내려버리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심약자가 안정액을 마시듯, 범퍼 케이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원천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미봉책. 임시로 문제 상황을 가려놓은 것에 불과했다. 나중엔 결국 범퍼를 포기하고 '장애'를 안고 사는 쪽을 택했다. 간지가 성능을 이긴 경우다.

 

세상에 보이는 것, 혹은 스스로의 심미적 만족을 위해 무언가를 내어줘야 한다면?

 

제 몸에 문신을 하는 사람들은 당최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쯤되어 보면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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