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6.] 아이폰 때문에 바꾼 DDC - 온쿄 ND-S1
얼마 전에 스타일오디오의 T2 DDC를 이용해 PC-Fi를 구축했다는 글을 블로깅했었다.
[2010.4.18.] 일단 이 정도에서 PC-Fi는 멈춰야겠다
현재 수준에서 제대로 된 PC-Fi을 정의하라면 이 정도가 되겠다."인터넷 연결도 끊은 상태-인터넷 신호가 들어올 때마다 노이즈가 들어온다고 하니-에서 리핑한 CD 음원을 무소음 환경의 노트북에
aladdin-today.tistory.com
마크레빈슨 CDP에 내장된 DAC를 최대한 활용해 보자는 취지였는데, 노트북 음원을 듣자고 전체 오디오 시스템을 풀가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빼면 나름 성공적인 작업이었다. 실제 내장된 마크의 DAC가 어느 정도의 성능인진 모르겠지만 단품의 몇 십만 원짜리 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 기초한 일이었다.
헌데 사단은 아이폰을 구입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왕의 MP3플레이어를 대체한 스마트폰인 데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바로 청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잘만하면 굳이 노트북을 부팅시키지 않고서도 편리하게 '디지털-Fi'를 할 수 있겠다는 꼼수가 생각났다. 다행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니었는지 많은 유니버설 Dock과 DDC가 출시되어 있는데 DDC로는 '와디아'의 것과 내가 구입한 '온쿄'의 ND-S1으로 크게 양분된다. 하지만 '와디아'는 기능적인 우위를 떠나 가격이 무려 300만 원이 넘어가는 녀석이라 나처럼 깔작깔작 '꼼수'로 사용하려는 목적에는 처음부터 맞지 않는 '넘사벽'에 해당하는 물건이다. 너무 멀리 있으니 탐도 나지 않는다.ㅠ
결국 스타일오디오의 'T2'와 가격도 비슷하면서 기능적으로는 노트북과 아이폰의 디지털신호를 광과 동축으로 입맛대로 동시에 받을 수 있고 Dock으로서의 충전 기능까지 갖추었으니 'ND-S1'을 선택하지 않을 방법이 도리어 없다. 게다가 그리 유용하진 않지만-아이폰의 기능을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편의성까지 생각하면 어떻게 이 가격에 만들어 냈는지 내부가 궁금해진다.
가격 때문인지 멋들어진 광고 사진보다는 실제론 좀 '싼티'가 난다. 알루미늄 통가공일 것이라곤 상상하지 않았지만 플라스틱이 상당 부분 섞여있는 가벼운 외형과 허접스런 리모컨은 가격을 생각할 때 참아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에이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음질은 스타일오디오 T2에 처음 전기를 먹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위아래 대역이 잘려나가고 거칠기 그지없는 그야말로 못 들어줄 수준이었는데 그나마 전기밥을 먹여놓은 이후론 확연히 나아졌다. 스피커도 아니고 디지털기기에 '에이징'이라는 미신과 같은 현상을 왜 때마다 경험하게 되는지...ㅠ
온통 블랙 컬러로 통일된 시스템들이라 조금 답답해 보이는 면도 있지만 제법 간지가 나오는 것이 생긴 걸 따지는 내게는 일단 절반의 성공이다.
곰삭은 에이징이 완료된 이후의 보다 끈적한 소리를 기대한다.
나의 추천 점수는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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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3.19.
트리거 혹은 촉매제란 말이 있다. 무언가가 다른 일의 이유나 원인이 되거나 적어도 부축인 경우다. 당시 아이폰이란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다 보니 관련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다. 비싼 기기이니 최대한 활용하는 게 맞는데 활용을 위해 추가적이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아이러니가 반복되는 그런 '변화의 시절'이었다.
부팅과 하드디스크 소음이 필연이었던 싸구려 노트북을 버리고 간편히 온라인 스트리밍 음악을 듣기 위한 단 하나의 이유가 여러 기기의 오고 감을 만들었고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흘러와 지금의 ROON이나 TIDAL 같은 괴물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모두들 그놈의 이런저런 '트리거'들에 밀려 정신 차려보니 여기까지 와 있는 그런 형국이겠지.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게 결국 오디오판도 마찬가지다. 아니면 홀로 골방 레전더로 남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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