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4.7.] 다시 국내 제작 LP 신보를 볼 수 있는건가?
2000년대 초 마지막 LP 제작소였던 서라벌 레코드가 문을 닫은 후 더 이상 국내제작 LP를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공연기획자 출신의 이길용 씨가 다시 LP 공장을 문 연다는 소식이다. 비닐 애호가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유일 LP공장' 이길용 LP팩토리 사장 "지드래곤·조용필 덕에 올해 20억 콧노래"
'국내 유일 LP공장' 이길용 LP팩토리 사장 "지드래곤·조용필 덕에 올해 20억 콧노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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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아도 제대로 된 기업형 공장이라기보다는 1인기업 수준의 공방 분위기이지만 그러기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무리 LP가 복고 바람을 타고 있다고는 하나 수익이 담보된 시장은 아니다. 대규모 음반 레이블과 연계해 다품종으로 찍어 내기보다는 음악성과 판로(?)가 확실한 음원을 대상으로 '사전 주문 제작' 형태로 재고를 관리하며 생존을 도모해 나가기에는 오히려 1인 기업이 더 맞을지 모르니 말이다.
2AM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제법 노래 잘하는 아이돌의 가요나 어쩐지 LP가 어울릴 것 같은 장사익 선생의 목소리도 비닐도 들을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문제는 가격.
교보문고 Hot Tracks에 가서 입맛만 다시다 오게 되는 LP 수입 신보의 경우 5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가격이 현재 CD의 두 배 내외의 가격 정도로만 내려와 준다면 지갑을 열 용의가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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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6.5.
중고 말고는 숨이 죽었던 LP시장이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 남은 마니아들로부터의 염원에 힘입어 부활의 소식이 들린 때라 기쁜 마음에 몇 줄을 썼었다. 특이한 굿즈의 하나로 발매하는 것이겠지만 전혀 어울일 것 같이 않은 아이돌들이 하나 둘 이 길에 동참하고 있어서 특이했다.
하지만 철저히 소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시장구조이다 보니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하면 결국 가격은 산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음감용이라기엔 좀 어려운 아이돌의 LP를 심지어 웃돈을 들여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내 입장에선 전혀 바뀐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결국 그 후로도 시간이 꽤 흘렀지만 LP시장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중고의 손바뀜으로 주인을 바꿔가며 늙어가는 비닐판들 만 시장에 얼굴을 내민다.
다시 알았다. 연명의료술이 치료법은 아니란 걸. 다만 소멸의 시간을 한걸음 뒤로 늦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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