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오늘

[2012.4.27.] 전형적인 미국영화, 어벤저스

오늘의 알라딘 2025. 6. 17. 08:56

어제(26일) 직원들과 막 개봉한 영화 '어벤저스'를 단체 관람했다. 당초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우리나라에서 26일 개봉이라는 소식에 일부러 예약해 날을 맞춘 것인데 배급사가 일정을 하루 당겨 25일에 개봉하는 바람에 결국 이튿날 보게 된 셈이다.

사실 개인적으론 이런 밑도 끝도 없이 황당한 SF류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차라리 동화적 감수성이라도 있는 '슈렉'이면 모를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 - 워낙 기대가 낮았으니 그것은 알아서 판단하시길^^
 
마블 코믹스의 액션 히어로들이 총출동하여 외계 침략세력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이지만 소속사(?)를 소니 픽쳐스로 옮긴 '스파이더 맨'이나 DC코믹스의 '슈퍼맨'이 없는 상황에서 '헐크'가 결국엔 주연을 담당한 영화이다. (사실 헐크와 아이언맨 빼고는 사전에 안면이 있었던 분도 없다ㅠ)
 
※ 사족 :  소니 측에선 '스파이더 맨'의 사용을 허가했는데도 해당 배우의 출연 거절로 무산되었다는 말도 있으니 그저 재미로 참고하시길...
 
몇 군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 이런 영화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쪽수들도 많은데 지구를 침략하려는 악당들이 스케일 작게 왜 꼭 뉴욕 맨해튼에서만 깐죽 거리는지 이해할 수 없는 데다, 하늘 문이 열리고 쏟아져 내려오는 외계 군대들은 매트릭스의 한 장면 연상시켜서 차용의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또한 국장이란 애꾸눈이 지휘하는 초현대식(?)의 거대한 비행 함선은 적의 접근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며 그저 화살 폭탄 한 방에 엔진이 정지할 정도의 무능력을 보여준다. 딱히 하는 일도 없어 보이는데 구태어 그 비행체는 왜 타고 다니는지....ㅠ 
 
Avengers = '복수자' 들이란 뜻이니..  
'방어자'도 아니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꽤나 어그레시브 한 전형적인 미국 깡패 스타일의 작명이다.
 
영화 시작부에 직원(?)들을 모으는 부분이 조금 지루하지만 그나마 미국 영화치곤 맛깔난 깨알 같은 대사가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앞서 말한 '헐크'의 돌연한(?) 코믹 연기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중반 이후의 액션신은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충분히 잊게 한다. 혹시 가능하다면 4D로 감상하시길 추천한다.
 
엔딩크레디트 전 배우 소개 자막 후에 숨겨진 영상이 있으니 영화가 끝난 후 자리는 조금 더 지켜줄 필요가 있다. 별건 아니지만 2부를 예고하는 복선이랄까? 왠지 '혹성탈출' 시리즈랑 엮으려는 삘이 있었는데 그건 좀 오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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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6.17.
 
마블류의 영화를 보려면 나름 순서를 정해봐야 그 나름의 유니버스를 이해할 수 있다. 대개 '어벤져'란 이름이 처음 들어간 '캡틴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져'를 제일 먼저 봐야 할 첫 순서로 친다. 그러니 오리지널 만화도 본 적이 없으며 영화 역시 단체관람이라는 형식의 강제(?) 관람뿐인 나 같은 사람은 앞뒤 맥락을 모르고 최신 시리즈를 봐 봐야 별 감흥이 없는 게 당연하다.
 
어벤저스 시리즈만 해도 본문의 1편 이후로 2019년 '어벤저스 엔드게임'까지 무려 세편이 더 만들어졌으니 이런 연속성 있는 시리즈를 몇 년을 두고 뜨문뜨문 만든다는 것은 역시 우리네 취향에 맞지 않는다. 이런 류를 시즌제라고 부르는데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에겐 아니올시다 다.
 
6월 27일.
오징어게임의 마지막 시즌이 될 시즌3가 넷플릭스를 통해 오픈된다. 시즈 2의 시큰둥한 반응을 역전시킬 한방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측면에선 시즌제의 장점일 수도 있겠다. 첫 시리즈의 흥행으로 내내 기대감이 증폭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걸 충족 못했을 때의 실망감은 차라리 배신감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득 보다 실이 많은 가능성이 짙다.
 
기대를 줄이는 일. 한계효용을 늘리는 경제학의 비기이자 행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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