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21.] 모마일기기의 액정 보호 필름을 안 붙이는 이유
아이폰4 액정에 보호필름을 안 붙이고 사용한 지도 2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범퍼도 안 했고 일체의 케이스도 없다. 흔히 말하는 쌩폰이다.
물론 그 사이 여러 번 떨구어서 귀퉁이에 작은 흠집이 있긴 하지만, 얼굴에서 묻은 개기름(?)만 잘 닦아주면 액정자체는 아직 신품과 크게 다름이 없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서 생긴 것인지 모를 미세한 흠집 한 두 개는 있음은 자수한다.)
뉴아이패드의 경우 바디가 너무 크고 뒷면이 알루미늄이라 여기저기 긁힐 가능성이 있어서 벨킨 시큐어와 정품 스마트 커버로 최소한의 보호는 했지만 이 역시 액정보호 필름은 사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애플이 채용한 강화유리인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를 신뢰하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액정 보호 필름이 결국은 액정의 질을 떨어뜨리는 아이러니를 참을 수가 없다.
재미있는 게 주변의 스마트폰 사용자의 거의 대부분이 액정 보호 필름을 붙이고 있지만 주기적으로 그 필름을 교체하며 사용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스마프폰을 바꿀 때까지 기껏해야 한 두 장의 보호필름으로 버틴다는 말인데 얼른 봐도 필름 상태가 엉망이다. 스마트폰을 2년여 사용하는 내내 정작 맑은 화면은 한 번도 못 보고 여기저기 스크레치가 난 필름을 들여다보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 그렇다고 필름처리된 액정이 깨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기계를 좋아하고 잘 활용하기보다는 오히려 기계의 노예가 되고 혹시나 생길 흠집에 전전긍긍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오히려 불필요한 기계라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기껏 사용해 봐야 2년 남짓 쓸 물건. 그냥 쿨하게 많이 사용해 주는 것이 진정 그 기기를 아끼는 길 아닐까?
[글 더하기]
오늘은 20225.6.30
아직도 필름을 안 붙이고 쓰냐고? 음.. 정확히 절반은 그렇고 절반은 아니다.
손이 그나마 덜가고 집에서만 사용하는 아이패드 미니는 지금도 쌩액정 그대로 사용한다. 반면 늘 손에 붙들고 사는 갤럭시 스마트폰은 뭔가를 붙였는데 필름은 아니고 소위 방탄유리라 불리는 보호 유리를 붙여 사용 중이다.
기존 필름을 거부했던 이유 상당 수가 보호유리로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1년 정도 기스 없이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는 내구성을 갖고 있고 터치 질감이 본래 액정의 그것과 크게 이질감이 없다. 지문인식도 잘되고 사용 중인 슈피겐 제품의 경우 정확하게 부착할 수 있는 설치툴도 제공해 주어 폰 기종이 바뀌어도 계속 찾고 있다.
대부분 뭔가를 '보호'하는 제품은 아이러니하게도 본래의 디자인이며 질감을 스스로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 연한을 늘려주는 대신 심미적, UX 측면의 만족감은 포기하게 한다. 철저한 Trade-Off다.
뭔가를 얻으려면 그만한 뭔가를 갈아 넣어야 하는 것이 쓰디쓴 인생의 본질이다. 다 그렇다.
❤️ 수익을 위한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공감하트/구독하시면 그저 조금 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