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8] Thule 스키 캐리어를 달다.
뭐 사실 이곳 'New Trends'에 올릴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곳 카테고리를 비워둔지 너무 오래이기도 하고, 딱히 다른 적절한 분류도 없어 이곳에 올리기로 한다.
사실 스키장을 찾기가 호락하지 않았던 시절의 스키 케리어라는 것은 스키를 옮긴다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나도 집에 스키가 있다는 것을 웅변해 주는 부의 상징(?)으로 잠시 활약하다, 스키가 보편화된 최근엔 오히려 사양길을 걷고 있는 아이러니의 물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죄다 중형 차량을 타고 다니는 데다 트렁크에서 뒷자리로 이어지는 스키스루를 차량마다 기본사양으로 갖게 되면서 사실 스키 캐리어라는 것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그저 스키 장비가 스키스루에 수용하기에는 양이 많은 두 세트 이상의 장비를 운반해야 한다든지, 붐이 일고 있는 덩치 큰 보드장비 여러 세트를 트렁크에 넣는 경우에 한하여 필요하게 되었을 뿐이다. 내 경우엔 정작 스키 스루로 인해 뒷좌석이 양분된다는 문제 때문에 스키 캐리어를 구입하게 되었다. 스키 스루를 이용해 스키를 운반할 경우 뒷좌석의 가운데로 스키의 탑 부분이 상당 부분 나오기 마련인데, 자주 뒷좌석에 누어 잠이 들곤 하는 딸아이를 위해선 스키를 지붕 위로 올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리고 트렁크를 통해 스키를 빼 내기도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다. 캐리어를 달 경우 공기 저항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적지 않은 풍절음이 들리는 등 단점도 만만치 않지만 감수하기로 하자.
Thule는 차량용 캐리어 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브랜드이다. 다양한 용도의 견고한 캐리어를 생산하기로 유명한데 유려한 디자인과 편리한 장착 기술들은 국내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ㅜ.ㅜ
차량용 캐리어는 크게 기둥 역할을 하는 기본바와 실질적인 스키의 수압역할을 하는 캐리어로 구성된다. 이번에 구입하게 된 기본바는 타원형의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를 이용한 rapid 750 에어로 기본바와 지붕 바깥쪽으로 캐리어을 빼내어 손쉽게 스키의 장/탈착을 할 수 있는 Xtender 739 모델의 캐리어를 구입했다.
한 해에 불과 몇 번 밖에 출격하지 않는 횟수를 생각하면 다소 낭비요소가 있으나,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니 기대가 된다. 게다가 차량과도 잘 어울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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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4.
이전 블로그에서는 'New Trends'란 카테고리를 운영했었다. 국내외에 새로 출시되어 세간의 이간이 주목된 제품들이나 유행을 소개했고 그중 내가 직접 구입하거나 경험한 것들의 구입기나 사용후기들을 올리는 그런 용도였다. 당시엔 요즘처럼 물건을 사고 바로 평점이나 후기를 올려 다른 사람들에게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보니 이 역시 당시 '트민남'들을 위한 공간이었다.ㅎ
스키 도중 부상으로 인한 아내의 트라우마로 더 이상 스키를 안 타는 바람에 툴레 스키 캐리어는 처음 올렸던 글과는 달리 오래 거의 사용하지 못한 대표적 물건이 되었다. 시즌권으로 틈만 나면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외에는 철이 바뀔 때마다 설치와 해체를 반복해야 하는 케리어는 효율적이지도 않았다. 지금 보니 제법 큰 돈지랄이었을 뿐.ㅠ 그냥 당시 몰던 SM5 흰색 자동차의 사진을 다시 봐 반가웠고 뭔가를 구입해야 할 경우 그 쓰임의 용도와 빈도를 적어도 몇 번을 돌아보자는 반성으로 글을 더한다.
운송 캐리어 전문기업 툴레는 스웨덴 낚시용품 제조사로 출발했다. 공교롭게도 자전거 부품 업계를 씹어먹고 있는 일본 시마노 역시 낚싯대 제조사로 출발했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 이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박스형 루프 캐리어, 자전거 캐리어 등 관련 사업을 계속 확장 중이다. 캠핑이 붐인 요즘은 그래서 스키 캐리어보다는 지붕에 관짝 같은 루프 캐리어를 얹고 달리는 차량들이 많고 이 역시 유행이다.
문제는.
이런 루프 케리어가 어느 것과 만나 조합이 되는 순간 피해야 할 '양카'의 대표가 되고 있다는 것.
흔히 '과학'이라고 불릴 만큼 지랄 맞은 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어느 특정 차종에 몰려 있어 확률적으로 부인하기 어려운 경험을 했다는 자동차 동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루프캐리어 박스가 관짝으로 얹어진 검은색 **** SUV'는 피하라는 것.
우연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그걸 하나의 지각으로 인식하다.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지는 거다.
동일한 출근시간대에 하필 그 길에 매번 마주치는 단 한대의 차량일 뿐인데 그리 생긴 모든 차가 그럴 것이란 오해를 하는 거겠지.
그러니 명심하자. 내가 한 행동과 말이 내 준거집단 전체를 욕먹게 할 수도 있다는 거.
내가 언젠가부터 회사 배지를 안 달고 다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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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20.
루프캐리어가 문제다. 단순히 캐리어 수준이 아니라 차박이 유행이다 보니 지붕 위에 텐트를 매달고 다니다 필요시 간이 캠핑카가 되게 하는 장비들이 함께 붐인데 최근 드디어 중상자를 만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붕 위에 달아두었던 텐트 부분이 떨어져 나가 뒤에 오는 고속버스를 덮친 경우인데 두 명이 크게 중상이다.
과연 허가가 된 장비인지 알 수 없지만 달았으면 정기 점검이라도 하는 성의는 좀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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