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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5.2.14] 요즘의 Food Icon - 불닭, 그리고 다오리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9.

개그우먼-정확한 표현인지 의문이다. 스스로를 개그우먼이라 생각하는 것 같지만 만담가 정도라 하자-박경림이 얼마 전 2년여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입국 장면을 TV연예 프로그램에서 다룬 걸 본 적이 있는데 입국 후 재일 먼저 먹고 싶은 음식의 질문에서 서슴없이 선택한 메뉴가 있다. 바로 '불닭'!

 

TV 프로그램을 볼 기회가 적은 내가 설 연휴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시청하게 되었는데 그 기간 중에도 두어 번 소개된 것을 보아서는 분명히 2005년을 대표하는 Food Icon으로 '불닭'이 손색이 없을 듯하다.

 

불닭

내가 파악한 정확한 컨셉은 '매콤한 소스를 얹은 숯불구이 닭요리'이다. 사실 이 콘셉트의 닭요리는 십여 년 전부터 이미 먹어 본 요리이다. 전기구이 통닭이 전성기를 이루고 양념구이가 막 태동하던 이 시기에 소스를 얹은 숯불구이라는 진보적인 아이디어의 닭요리를 처음 먹어 본 것은 삼양동 사거리에 있는 '다오리'-그렇다고 오리집은 아니고 모두 오라는 뜻의 이름 같다-라는 식당에서이다. 당시에도 프랜차이즈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2호점을 본 기억이 없으니, 너무 진보적인 아이템인 덕택에 그리 파급되진 못한 것 같다. 아무튼 요새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고 기억으론 요즘의 불닭에 비해 매운맛이 훨씬 덜하지만, 요새의 그 맛 못지않은 독특한 요리였음이 확실하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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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9

 

원래 글의 아래 부분엔 구의동 불닭집을 직접 찾아가 가족과 식사를 한 시시콜콜한 내용이 덧붙여있었다.

이전 블로그 데이터 폴더에서 윗글을 찾았을 땐 그냥 많은 글을 그렇게 한 것 처럼 지워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글 중간쯤 들어있는 삼양동 사거리 다오리 닭요리집 때문이다.

 

그 동네를 떠나 살면서도 자동차로 자주 그 앞길을 지나칠 때마다 이유 없이 스물거리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런 집이었다. 내 10대와 20대의 청춘이 녹아진 동네의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적 랜드마크였나 보다.

저 노란간판 봉구비어나 아님 더 왼쪽 건물건물 족발집 자리였을텐데 종적이 묘연하다.

그러던 집이 코로나가 유행하기 훨씬 전에 문을 닫았다. 혹시나 싶어 이리저리 검색을 해 봐도 마치 일부러 그런듯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 - 그 흔한 과거의 맛집 리뷰 하나 없다.

 

단골이라 할 수도 없고, 그곳 주인을 아는 것도 아니고, 딱히 엄청난 추억을 쌓은 곳도 아닌데 이상스럽게 아리게 안타까운 것 무슨 일인지 당최 스스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기막히게 맛있는 집이었다.

혹시 누구? 삼양동사거리의 다오리에 대한 사정을 아시는 분 안 계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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