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가 에버랜드에 등장한다.
국내 최대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오늘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국내 최초의 우든 롤러코스터(Wooden Roller Coaster, 이하 우든코스터)인 『T-익스프레스(T-Express)』를 오픈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선진 테마파크 업체들의 국내 진출 계획이 발표되는 등 국내 테마파크의 시장 환경이 새롭게 조성되는 가운데, 에버랜드는 이번 '우든코스터' 도입을 통해 글로벌 테마파크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 넘버원 테마파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우든코스터(Wooden Coaster)란, 롤러코스터의 트랙과 구조물을 나무로 제작한 롤러코스터를 의미한다. 탑승객이 탄 차량의 바퀴와 바퀴가 접하는 레일을 제외한 전체가 목재로 만들어졌다. 테마파크 업계 최고의 권위지인 AB誌(Amusement Business)에 따르면, 전 세계 테마파크 상위 50개 중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22개의 파크가 우든 코스터를 1개 이상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든코스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어트랙션이다.
우든코스터는 낙하 운동 에너지를 이용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이다. 기존의 스틸코스터가 인공적인 조형미로 인해 차가운 느낌을 제공하는 데 반해, 우든코스터는 나무를 활용해 부드럽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강조된다. 또한, 촘촘하게 조립된 나무 구조물 사이로 탑승물이 지나가기 때문에 나무에 부딪힐 것 같은 스릴감도 독특하다
에버랜드 우든코스터『T express』는 통신업계 1위인 SK 텔레콤의 모바일 브랜드'T'와 급행열차를 의미하는 'Express'와 의 합성어로 어트랙션 도입에 일정 부분 후원을 하고 후원 기업의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테마파크 스폰서십 마케팅의 결과물이다.
『T express』는 전 세계 21개국에서 운행 중인 170개의 우든코스터 중에서 낙하각도가 가장 큰 77˚이다. 총트랙의 길이는 약 1.6Km(1,641m)로 국내에서 가장 길며, 최고 높이 56m, 낙하 높이도 46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연인원 1만 명, 조립 도면만 800장, 작업에 들어간 나무의 총 무게 617톤, 나무를 연결하는 데 들어간 볼트숫자 5만 개, 사용된 목재 블록 숫자는 4만 5천 개에 달한다.
롤러코스터를 비롯한 테마파크 어트랙션은 스릴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g 값(Gravity Force, 중력가속도)을 사용하는데 에버랜드『 T express』의 g 값은 약 4.5g이다. 바이킹이라고 흔히 알려진 콜럼부스 어드벤처가 2g, 독수리 요새가 2.5g인 것에 비해 약 2배 이상의 스릴을 제공하는 셈이다. 참고로, 공군 F-16 전투기 조종사들은 임무 중에 약 6g를 체험한다고 한다. 하늘로 솟구쳐 오를 것 같은 힘이 작용하는 마이너스 g 값도 1.2g 작용한다.
또한, 『T express』는 최고 속도가 104km/h로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 종전의 국내 롤러코스터 최고 속도 기록은 95km/h.『T express』를 탑승하는 손님들은 3분 동안 총 12번의 에어타임(Air time, 탑승석에서 엉덩이가 허공에 잠시 뜨는 상태로 무중력 상태임)을 체험하게 된다. 직선거리를 낙타의 등처럼 오르내리는 '캐멀백(Camel back) 코스'도 12회 반복된다.
한편, 『T express』는 오픈 전부터 해외에서 유명세를 타는 등 관심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 9월, 전 세계 테마파크와 롤러코스터에 대한 전문가 집단 "테마파크 리뷰" 동호회 회원 50명이 에버랜드를 직접 방문해 『T express』 제작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T express』의 기획과 콘셉트는 에버랜드 우든코스터 T/F가 담당했고 설계 및 제작은 스위스 인타민(INTAMIN)社 가, 기계 및 전기 관련 자문은 독일이, 설치 자문은 미국이 맡았다.
『T express』는 9겹의 얇은 목재를 압축 성형해 특수 제작한 라미네이트 우드(Laminated Wood)라는 신소재를 활용한 최첨단의 우든코스터이다. 기존 목재보다 7배의 강도를 지니고 있어 일반 목재와는 달리 변형 및 파손도 적고, 과부하가 심한 트랙 부분에 사용함으로써,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손님들의 탑승감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설치현장에서 나무를 재단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컴퓨터로 미리 재단해 오류가 적게 만드는 Prefabricating 시스템을 적용했다.
에버랜드 『T express』는 안전성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우든코스터는 나무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는 트러스 구조이기 때문에 충격을 균등 흡수해 기본적으로 구조물 자체의 안정성이 높다. 이와 같은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2명이 함께 사용하는 안전 바 대신 개별 안전 바를 도입했고 안전벨트도 추가 설치했다. 눈, 비, 강풍, 정전, 지진,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도 이상 없이 작동하는 마그네틱 브레이크 등 첨단 기술도 적용했다.
에버랜드는 『T express』도입에 발맞춰 기존의 알파인 지역을 스위스 풍의 알프스 마을로 새롭게 리뉴얼해 오픈한다. 손님들의 가방이나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라커와 손님들의 탑승 순간을 찍은 '순간포착사진' 점, SK 텔레콤 멤버십 고객들을 위한 'T 라운지'와 캐릭터 상품점도 마련해 놓았다.
『T express』에는 큐패스(Q-Pass) 시스템도 도입된다. 큐패스란, 인기 놀이 기구를 기다리지 않고 빨리 이용할 수 있도록 시간이 적혀 있는 대기표를 미리 뽑아 기다렸다가 해당 시간에 방문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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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15.
아이가 다 컸으니 더 이상 놀이기구를 위해 놀이동산을 찾을 일은 없다. 하지만 그전에도 저런 위상차 G-force를 주는 방식의 바이킹류 놀이기구를 극혐 하는 쪽이라 본문의 역사적 오픈일 이후 오늘까지 에버랜드의 대표 놀이기구인 T express를 타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사실 정해진 궤도만을 도는 것이라 언제든 튕겨나갈 수 있는 자동차 운전보다 훨씬 안전할 것이지만 땅을 딛고 사는 것에 익숙해진 인류에겐 하늘 그 어디쯤을 돌고 있다는 것은 생경한 공포인 데다 나무로 된 롤러코스터라니!
의외로 목재의 내구력과 보존성이 금속의 그것 이상이라는 것을 여러 주택 소개 프로그램들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뭔가 기계 공학적 설계가 필요할 것 같은 놀이기구에 목재란 것은 대개 공포감을 늘리는 효과를 준다.
그리고 만에 하나. 물리적 파손을 논외로 하더라도 높이로는 56m로 여전히 세계 1위라고 하는데 갑자기 공중에 멈춰 서거나 혹은 제동이 안 되거나-이건 언젠가 서기는 할 거다ㅎ-할 경우 최고 속도 시속 104km에 달하는 이 물체를 통제할 방법이 있긴 할 건가? 그래서 난 안 탄다.
그런 우려가 바로 어제 일본에서 발생했다.
12월 14일 오전 11시. 일본 유명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의 롤러코스터 '더 플라잉 다이노소어'가 정상 부근 지상 40m에서 갑자기 멈춰 서면서 만석상태인 탑승객 32명이 거꾸로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센서 이상감지에 의한 비상정지라곤 하는데 스키장 리프트 위에서도 잠시만 정지해도 심장이 쫄깃한데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상황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머리에 피가 몰린다.
우연의 반복일까?
일본 사고가 있었던 어제의 '정확히' 한 달 전인 11월 14일. T express에서도 에버랜드 전체의 순간 정전으로 동일한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거꾸리' 상태는 아니었고 해프닝에 그칠 내용이긴 했으나 절대 이 놀이기구를 안 탈 이유가 하나 더 적립됐다.
하지만 세상엔 미친 용자들이 많다. 더 무섭게 탈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존재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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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을 하지 못할 정도의 비가 아닌 조금씩 내리는 보슬비나 안개는 레일을 더욱 미끄럽게 하여 열차의 속도가 더 빨라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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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비해 해가 저무는 저녁 시간대에는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똑같은 탑승인원이라도 낮보다 빨라진 속도가 재미를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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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바를 가능하면 헐렁하게 채우고 발끝까지 힘을 최대한 뺀다. 캐스트들이 안전바를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헐렁하게 내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살짝 일어나 보고 몸이 안 빠지면 추가로 내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엉덩이가 더 많이 뜨고, 마치 바닥이 없는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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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좌석의 위치는 맨 뒤 열차가 제일 무섭다. 그 이유는 낙하 직전의 속도가 이제 막 떨어지기 시작하는 앞 열차보다 맨 뒤 열차가 최고로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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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들고 탈 시 안전바 또는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것보다 몸이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더욱 세진다. 운이 좋게도 이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T 익스프레스를 최고로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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