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문자가 앞서는 시대라고 한다. 젊은 세대들은 '대화'나 '통화'보다 문자메시지에 더 익숙한 듯 보인다. 같은 장소에 있으면서도 문자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풍경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문자'의 홍수 속에서 우리 말글인 한글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문자메시지로 흔히 주고받는 말 중에 '다음에 또 뵈요'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봬요'가 맞다. 왜 그럴까?
'봬요'의 기본형은 '보다'가 아니라 ‘뵈다’다. 기본형 '뵈다'에 어미 '-어요'를 결합하면 '뵈어요'가 되는데, 이 '뵈어요'를 줄이면 '봬요'가 되는 것. 그러나 기본형 '뵈다'에 어미 '-면'을 붙이면 '뵈면'이 된다. 따라서 '사장님을 뵈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와 같은 경우는 '봬면'이 아니라 '뵈면'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이래 뵈도 내가 왕년에 수학 좀 했지'와 '이래 봬도 내가 왕년에 수학 좀 했지'중 어느 쪽이 맞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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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14.
매일 붙잡고 있지만 늘 제자리걸음인 영어공부와 함께 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있다면 한글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다. 태생이 일본어와 같이 띄어쓰기가 없는 문자였고 일종의 발음기호인 표음문자인 탓에 사용자의 지역과 어벽에 따라 획일적일 이유가 없었는데 누군가의 지나친 오지랖과 학구열 탓에 하루에도 여러 장의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선 매번 혼돈의 카오스다.
지금이야 검색 한번 돌리면 바로 답과 이유가 나오겠지만 당시 올렸던 블로그의 댓글로 마지막 출제된 문제의 답이 의견들과 함께 여럿 올라왔었다. 답은 역시 이 경우에도 '봬도'이다.
보이다의 준말인 '뵈다'에 양보형 어미 -어도가 붙은 경우이니 풀어쓰면 '뵈어도'가 원래 표현인 것을 줄여 '봬도'가 된 것이라 그냥 '뵈도'엔 -어도의 의미가 없어 틀린 경우이다.
표준이란 말이 획일성의 다른 이름일진대-'~일진대' 역시 그런데의 영향을 받아 '~일진데'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ㅎ-이걸 어기는 순간 못 배우거나 덜 배우거나 무식하거나 노인네거나 대충 이 정도 사이의 인물로 낙인 된다. 마음만 앞선 타이핑으로 생긴 오타가 스스로를 그리 만들기도 한다.
자장면 짜장면 같이 지금도 누군가 몇 명의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표준어와 사전 등재어가 만들어지고 때로는 몇 가지를 한꺼번에 인정하기도 한다. 보다 인텔리 한 사람을 가려내는 방식인지 모르지만 늘 사용하는 내 말과 문장에 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잦아지니 피곤하다.
오늘도 내가 쓴 글을 한참이나 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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