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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8.6.17] 삼성하계수련대회, 지난 10주를 정리하며 - 장하다 후배들

by 오늘의 알라딘 2024. 1. 15.

올해 신입사원 306명을 인솔해서 그룹 행사인 하계수련대회를 다녀왔다. 

기름유출이 있었던 태안지역 봉사 이틀과 무주리조트에서의 저녁 행사로 진행되었다. 몹시 피곤한 일정이었지만-3일 동안 10시간 이상은 운전을 한 것 같고, 잠도 3일을 합쳐도 10시간을 못 잤다-젊은 그들과 함께한 본 일정 3일을 포함하여 준비를 위해 소비된 10주간의 시간이 모두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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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15.
 
여러 번 하계수련대회를 참여하고 참관해 봤지만 유독 저 2008년의 하계수가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들은 봉춘서커스단이라고 농담을 했지만 태양의 서커스를 모티브로 한 기예단 수준의 강도 높은 공연을 준비한 해이기도 했고 역대 최다 인원의 신입사원과 함께한 해였으며 공교롭게 그해에 발생한 태안의 기름유출사고로 방재 봉사활동으로 전 그룹의 신입사원이 동원된 해였다.
 
도저히 못할 것 같은 난이도의 안무들을 준비하느라 소소한 부상자도 있었고, 특별한 안전장치 없이 십여 미터를 날아 매트 위로 착지할 수 있을 때까지 허다한 시행착오와 연습이 필요했다. 불과 몇 분을 위해 10주 동안을 하나가 되어 그리 보냈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경험한 최고의 팀워크가 아닐 수 없다.
 
삼성하계수련대회.
 
그해 그룹 전 계열사에 입사한 대졸신입사원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회사를 대표해 끼와 단합을 과시하던 그 대회는 2016년 폐지되었다. 87년 이건희 회장의 취임으로 1회를 시작한 하계수련대회가 이재용 당시 부회장의 취임으로 뭔가 소원해지더니 결국 문을 닫은 것이다.
 
대졸 신입사원만을 위한 행사라 그간 고졸이나 경력 입사자들의 불만도 있었고 막대한 소요 비용도 필요로 해서 쓸데없는 낭비란 지적도 있었다. 특히 대표공연 참가자들의 경우 대회 몇 달 전부터 업무에서 빠진 상태로 있다 보니 현업과 본인 양쪽 모두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수상권에 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사기가 꺾이는 부작용도 있어서 은근한 경영진의 압력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입사 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덕유산 기슭에 텐트를 치고 비를 맞아가며 지냈던-나 역시 공연팀의 한 명이었다-94년의 하계수가 기억에 제법 또렷한 걸 보면 또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충분했던 행사라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단 것에 조금 섭섭한 면도 있다.
 
오래간만에 2008년 신입사원들의 얼굴을 본다. 죄다 분장을 한 사진이라 식별하기 어렵지만 그 중 생각나는 몇 명을 확인해 보니 조직도에 많이들 없다. 얼추 절반은 이미 퇴사를 해버린 것 같다. 지금은 또 어디에서 한바탕의 '외줄타기' 서커스로 하루를 버틸지 모르겠으나 다들 무사하시라.
 
'환희의 도약'.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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