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만큼이나 안티팬이 많은 와인계의 대부 로버트 파커. PP(파커포인트)로 알려진 그의 와인점수를 얻기 위해 그를 위한 와인만이 생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낼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삼성카드와 신라호텔이 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나 본데, 마트표 와인이나 기웃거리는 입장에선 별 관심은 없다.
삼성카드는 28일, 종로구 연지동 삼성카드 본사에서 세계 와인계를 좌우하는 와인 품평가 "로버트 파커"씨와 장기 파트너십 제휴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삼성카드는 국내 로버트 파커 브랜드 관련 파트너십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를 활용하여 ▲와인 특화 카드 개발, ▲우수 고객 대상 와인 추천 메일링 서비스, ▲온/오프라인 와인 몰 운영, ▲호텔/백화점/항공사/은행 등 고급 가맹점 제휴와 같은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삼성카드는 29일과 30일(2일간), VIP 회원 300여명을 초청하여 "삼성카드와 함께 하는 파커 와인 갈라디너"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로버트 파커 씨가 직접 참석해 진행되며 최고급 와인 6종과 디너, 성악 공연 및 와인 설명회가 제공된다.
28일 오후에는 서울신라호텔 영빈관 토파즈룸에서 100여명의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첫 기자 회견을 갖고 삼성카드와 호텔신라 제휴 등 공식 방한 목적, 와인 평가점수인 파커 포인트 관련 내용, 갈라 디너 와인 선택의 이유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답변했다.
로버트 파커씨와의 제휴를 추진한 삼성카드 임경택 팀장은 "세계 와인계의 황제로 불리는 로버트 파커 씨가 국내 와인 문화 정착을 위한 파트너로 삼성카드를 선택했다."라고 말하고, "삼성카드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초우량 회원(VVIP)에 대한 더욱 세부적이고 직접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짐은 물론 삼성카드의 Leading Card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로버트 파커
골프의 타이거 우즈, 축구의 펠레, 농구의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와인계에는 로버트 파커가 있다. 로버트 파커가 매긴 점수에 따라 몇 만 원짜리 싸구려 와인이 되느냐 몇 백만 원짜리 고가의 와인이 되느냐가 결정되며 세계 유명 와이너리가 매년 그의 평가만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로버트 파커는 20대 청년시절 접한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 반해서 농업은행 전문 변호사로 근무하는 동안 자비로 끊임없이 와인공부를 계속했으며, 와인을 권유하는 와인 전문지 와인 애드버킷 창간과 함께 최초로 100점 만점의 평가제를 계발하여 와인맛의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했고 82년 보르도 와인의 정확한 평가로 인해 인지도를 높이고 이후 정확한 와인 선물 예측으로 세계 와인 업계의 황제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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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12.
당시 희대의 유행을 한 일본만화 '미스터 초밥왕'과 함께 와인의 12사도를 찾아 나서는 '신의 물방울'의 득세로 함께 재조명이 되었던 인물이었다. 우리나라는 쏘맥의 본고장이다 보니 와인이 본류에 오른 적은 없지만 최근 위스키로 트렌드가 이전하기까지 꽤 오랫동안 소위 취미 영역에서는 주류(主流)였던 주류(酒類)였으니 그의 평가가 늘 화두가 되었다.
법률가였던 그가 취미로 시작한 와인 평론이 본업으로 전환된데는 그의 점수로 표시되는-RP 혹은 PP로 부르는-평가지표에 대한 열렬한 소비자의 호응 때문일 것이다. 그 허다한 와인의 종류를 다 맛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접근성도 열악한 고가의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조언을 듣거나 명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같은 와이너리라 하더라도 빈티지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상황에선 그의 점수가 매우 유용했던 것이다.
백 마디 설명과 장황한 변명보다는 '넌 몇 점!' 이러고 알려주는 게 뭐든 직관적이고 비교가 쉬운 평가방법이다. 고르는 입장에서도 다만 얼마라도 점수가 높거나 같은 점수면 가격이 저렴한 것을 고를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하다. 당하는 입장을 고려해 면전에 점수를 말하기 불편해 늘 에둘러 이런저런 심사평을 길게 더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 판갈음은 그 1점의 점수 차이로 결정되니 앞뒤의 말들이 그다지 위로가 되진 않는다. 그래서 그 역시 1점을 덜 받은 사람들에 의해 허다한 살해 위협과 고소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의 방식을 고집했다.
평가하는 사람 역시 어떤 면에선 그 신뢰성을 끊임없이 평가 받고 있어서 나름의 고충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기계가 아닌 코와 혀로 책임 있는 숫자를 내놓아야 하는 그의 입장에 서 보면 한 시대를 그렇게 버텨낸데 대단하다고 밖에.
2008년 5월 내한할 당시 87년에 한국에서 입양했던 딸 마이아와 함께 입국했었다. 당시 21살이었으니 이젠 30대 후반일 것이다. 한국의 피붙이를 자녀로 나눈 사이라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도 그냥 정이 갔었는데 로버트 파커는 그후 2019년 5월, 71세로 공식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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