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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9.6.8.] 지난 한 주간 정신줄을 놓고 살았다

by 오늘의 알라딘 2024. 5. 27.

그렇나고 뭐에 미치거나 홀려서 산 것은 아니다.

그저 그다지 바쁘게 산 것도 아닌데 지난 일주일 정도는 무엇하며 살았는지 벌써부터 기억이 혼미하다. 내게 떨어진 몇몇 업무를 챙기고 주중에 있었던 회사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후배들 만나서 하루 저녁을 같이하고, 주말엔 딸아이를 따라 발표회에 다녀오고.

뭐 분주하긴했는데 나의 주도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인 게 별로 없다 보니 의미를 크게 두기도 어려운 한 주간이었다.

나를 돌아보고 잠시 한 숨 돌리는 시간이라고는 회사에서 짬짬이 블로깅을 하거나 집에서 늦은 시간 음악을 듣는 것뿐인데 그나마 지난주는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똑딱이 카메라를 사놓고도 제대로 테스트를 할 기회도 없었고 오디오의 새로운 매칭을 위한 노력도 한계가 있었다.

유일하게 나를 위해 노력한 한 가지가 있다면 집에서 기본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장비 한 두 가지를 준비했다는 것, 10kg짜리 덤벨 두 개와 싯업 벤치, 푸시업 바가 전부지만 당장 휘트니스센터를 가입하기 어려운 형편에서는 그나마 최선이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평소보다 두 배의 수면을 한 것 같은데도 개운하질 않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알고보니 살아계셨고, 게다가 인조인간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황당하고도 기괴한 꿈을 밤 새 꾸다 보니 그렇다. 난 왜 가끔 이런 유아기적 꿈을 나이 마흔 줄에도 꾸게되는 걸까?  어제 초저녁잠에서 잠깐 일어나서 잠결에 시청한  'CSI 과학수사대' 미드를 보고 다시 잠이든 영향이 컸으리라.

치료방법이 없는 월요병에 늘 시달리지만 어쩔 수 없는 한 주의 시작이다.

아무 생각없이 '몰입'하는 것.  
아니면 시간의 흐름에 그저 '수용'당하는 것. 

나에게 주어진 최선의 '마지막'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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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5.27.

 

말은 저리했지만 바빴다는 말이었겠지. 내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나 강요 뭐 이런 것에 휘둘리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업무를 내려받더라도 기한을 받으면 처리 방법과 순서 정도는 내가 정해야 속이 후련한데 아마도 그러지 못했었나 보다. 자기 계발이든 취미이든 그런류에 투자한 시간도 거의 없었겠지.

 

그게 정신줄을 놓은 것이라면 그런 식으로 정신줄 놓고 산게 어디 저 한주뿐이었을라고. 월급쟁이 30년이다. 그만큼의 기간만큼 내 맘대로 살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정신줄을 놓고 산 것이 아니라 '몰두'하며 살아낸 시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남는 것은 별로 없으니 기분이라도 좋게 말이다.

 

또 한 번의 월요일. 또 몰두할 한 주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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