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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9.7.13.] 때론 단도직입적으로.

by 오늘의 알라딘 2024. 6. 7.

소심한 A형. 
 
그것도 나와 같이 Extremely 한 A형의 경우 나의 말이나 행동으로 생겨날 다음 반응들을 통상 두세 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로 나누어 그것에 따른 대응 화법을 구비한 후에야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상대에 따라 점점 인내력이 부족하여 한 두 수 정도의 뒤를 생각지 않고 내뱉는 말이 문제를 키울 때도 있지만 천성의 습성은 변화가 없다. 그러다 보니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느라 시간만 흘러 보낼 때도 있고,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 때문에 당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고 계산 속으로만 살지 않는 사람도 많다. 배려와 양보 혹은 대의를 위해서는 약간의 개인적 불이익 까지도 감수할 사람이 아직은 있어서 속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빠른 길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앰프 문제-problem의 의미는 아니다^^- 때문에 Tone Korea (구 비즈니스코리아)의 정진수 사장님과 통화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엔 이리저리 말을 돌려보며 견제가 있었지만 '애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부탁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해버렸다.  글로 모두 옮기기는 그렇지만 뭐 죄다 나의 궁상맞음을 이해하고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불경기에도 나름 성가를 올리고 있는 회사의 여유일 수도 있겠으나,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한 번의 낯 붉힘도 없이-전화 통화상이었지만 기분 나쁜 것은 얼마든지 상대방이 알아챌 수 있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특히 나처럼 눈치밥에 익숙한 사람에겐 더욱 그렇다- 선선히 모든 것을 수용하시는 그 수용력에 앰프의 장인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존경까지 느끼게 한다.

내일 저녁에 손수 우리 집에 오셔서 사진의 <판테온Mk3앰프>로의 교체며, 케이블 세팅을 도와주시겠다 한다.  도대체 이렇게 하셔서 뭘 남기시겠다고 하시는 건지 원.
 
무더위에 사소한 것이 죄다 짜증스러운 시절인데 모처럼 기분 좋은 저녁을 맞는다.

역시 용기있는자가 '미인'을 얻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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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6.7.
 
당시 톤코리아 정사장께 무엇을 부탁했는지 잘 기억은 없지만 사용 중인 진공관 앰프의 하위 모델을 좋은 가격으로 가져가고 상위 모델로 바꿔달라 뭐 이런 내용이었을 거다.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뭐 이런 말을 한 셈이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입안에서 뱅뱅 돌다 시간만 흘러 중요한 기회를 날려버릴 때가 있다. 손 한 번 번쩍 들면 되는 것을 주변 눈치 보느라 혹은 양보라는 이름으로 빼앗기기도 한다. 눈치껏 살아야 하는데 눈치만 보다 만 경우다.
 
그러던 내가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순간 '직설적'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애써 애둘러 말해봐야 상대가 정확한 이해를 못 했고, 양보를 해봐야 무능으로 비칠 뿐이었다. 어차피 안 되는 건 말이라도 하면 속이라도 시원하다.
 
은유와 비유가 필요할 때도 있고 잘 하는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계약적 관계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는 오히려 직설적이고 정확하게 말해 주는 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적어도 오해는 없어진다. 덕분에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서 이후론 '의사결정이 빠르고 정확한 사람'이란 평을 받기 시작했다.
 
'직설적'이란 말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산다는 뜻은 아니니 생각을 충분히하고 곱씹어 정리한 후에나 가능한 일인 것은 당연하다. 생각이 정리된 후에도 우물쭈물하거나 두루뭉술 무슨 말인지 갸우뚱하게 만들거나 돌려 말하다 결국은 삼천포 앞에 가 있는 그런 일이 없어야 제대로 된 '직설적' 소통이겠지.
 
하지만 이왕이면 좀 돌려 말해주길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세상 누구나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과 다른 소리를 듣길 원하는 경우도 있다. 힘들다. 그러니 한쪽은 포기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각인시키는 게 쓸데없는 기대를 만드는 것보다 낫다. 
 
시끄러운 세상. 내 속이라도 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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