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의 금잔디음향에 들러 스피커를 청음해 본 후에 성북동에서 저녁을 먹었다.
성북동에는 제법 유명한 음식점들이 많은 편이다. 칼국수, 만두, 중국집, 닭백숙집 등등이 있고 그중에서도 이런 유명 식당이 들어서기 전부터 성북동을 대표하는 메뉴가 있는데 바로 돈가스 집들이다.
주로 기사 식당으로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한 돈가스 집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름의 특색을 더해 자리를 잡고 있다. 여러 돈가스 전문점이 있으나 삼선교 쪽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간송미술관 앞에서 좌회전해 약간의 오르막 위에 위치한 두 군데 식당이 유명하다.
그중 '서울 왕돈까스'는 휴가 중이라 학력 콤플렉스(?)가 느껴지는 집이긴 하지만 '오박사네 왕돈까스' 집으로 갔다.
두 집 모두 TV의 온갖 음식 프로그램에 다 나온 식당이니, 이 걸로 현혹될 필요는 없겠다. 이 동네의 특징은 맛도 맛이지만 양으로 승부한다. 두 집 모두 '왕'돈가스라고 하니, 여기서 왕이란 필시 맛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양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꼭 심하게 허기졌다고 생각될 때 찾기 바란다.
주문한 음식은 오박사 정식(7천원)과 치즈 돈가스(7천5백 원)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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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7.8.
갈림길에서 다른쪽으로 조그만 더 올라가면 87년에 오픈했다는 '금왕돈까스'란 유명한 집이 하나 더 있다. 지근거리에 세 개의 돈가스 집이 경쟁 중이면서도 모두 성업 중이다. 남산 말고도 돈가스 집들이 이렇게 지근거리에 모여있는 경우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막상 방문해 보면 명성에 비해 왜 유명한지 갸우뚱한게 솔직한 심정이다. 차라리 다른 초밥집에서 만들어내는 돈가스의 질이 훨씬 좋아서 돈가스를 좋아하는 아내 덕에 어쩌다 한 번 찾았다가도 아차하고 다시금 발걸음을 끊게 한다. 하긴 인근의 유명한 돼지불백집과 함께 다들 기사식당으로 시작한 곳들이다 보니 돈가스 본연의 맛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빠르고 넉넉한 양으로 유명세를 탔을 것이다.
하지만 15년 전 가격을 지금에 와서 비교해 보면 거의 두 배로 가격이 올라서 이젠 저렴하단 생각도 지워진 마당이라 양이 그리 많지 않은 내 입장에선 소구하는 포인트를 잘 모르겠다.
소개된 돈가스집 바로 옆에 <문화식당>이 있다. 이름과 다르게 세련된 이탈리안 음식을 파는 곳인데 오늘 딸의 생일을 앞두고 가족식사로 방문할 예정이다. 차라리 오늘의 맛집으로 이곳을 추천한다.
(사족) 표준 맞춤법의 표기상 '돈까스'가 아니라 '돈가스'가 맞는 표기법니다. 하지만 위 식당들은 하나 같이 돈까스로 상호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식당이름은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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