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소개한 것처럼 점심시간을 이용해 종로보건소에서 체성분 검사를 받았다. 지난 12월에 측정했으니 8개월 만이다.
집에서 틈틈이 홈트레이닝을 한 다곤 했지만 말 그대로 어쩌다 짬짬이 팔 운동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 게다가 유산소 운동이 전혀 없는 생활이었다. 체중도 슬금슬금 올라오는 것이 보이고 무엇보다 복부에 살이 붙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현 수준을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근육량은 오히려 줄어있었고, 체지방률이 16% 수준에서 22%로 올라가 있었다. 그것도 죄다 '내장지방'이 늘어난 것으로 나와서 심각하다. 상상한 것 이상이라 다시금 각오가 필요한 상황이다. 몸매의 문제가 아니고 건강이 흔들릴 지경이다. 내 몸이 어디 나 혼자의 몸이던가?
탤런트 이훈 씨가 얼마 전 책을 냈다. '이훈의 뱃살 빼기 대작전'
'연예계 소문난 술꾼 몸짱몸짱되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다분히 상업적(?)인 책이다. 알다시피 그는 고급 헬스클럽의 사장이다.
그런 그가 120일간에 걸친 본인의 체험을 책으로 엮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자수한 것처럼 출판을 위해 단기간 동안 일부러 더 살을 찌우고 이를 다시 빼고 다듬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그의 클럽 홍보용 서적이라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억지로 찌운 것은 쉽게 빠질 수 있으며 그냥 척 봐도 전형적인 '중배엽' 체질로서 조금만 운동해도 몸이 만들어지는 타입이다.
게다가 그는 만능 스포츠맨인 데다 이미 과거에 헬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였기 때문에 일반인도 120일 만에 뭔가 되겠다고 생각하다가는 큰 오산이 될 가능성이 많다. 다시 말한다. 그는 헬스클럽 주인이다. 우리랑 조건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을 하는 것은 할 수 없이 뭔가 클럽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일단 지방을 태워 줄 클럽의 트래드밀(러닝머신)이런닝 필요하다. 그리고 무거운 무게를 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미스머신도 필요하다. 집에서는 무게 선택의 제한 때문에 근지구력만 늘어날 뿐 효과적으로 근육을 쪼개주고 성장시키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일부러 운동장을 찾아 뛰기에는 유산소 운동에 대한 게으름이 너무 크다.
아무래도 오늘 헬스클럽을 찾아야겠다. 제길.
[2009.8.27.] 헬스클럽 등록 후기
어제 결심한 대로 일찍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딸아이 수학공부 1시간 봐주고 바로 단지 내 헬스클럽으로 뛰어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이용하는 사람이 꾸준하다.
간단히 트레드밀에서 몸을 푼 후 바로 스미스머신을 들었다. 제길. 예전에 들던 무게에서 10Kg을 뺀 무게를 겨우 들었다. 더 무거운 무게로도 한 세트에 8개씩은 했었는데 10Kg를 뺀 상태로도 두 세트째부터는 5개도 못했다.
워낙 오래 놀았으니 할 말은 없다.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예전에 다니면서 눈인사 정도를 나누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여전히 꾸준하게 나와 있다. 대단한 사람들. 그중 늘 형광색 러닝셔츠를 입고 나타나는 아저씨가 있는데-나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지만, 요즘은 까보면 나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훨씬 어린 경우가 많다. 내가 심하게 동안이거든^^-전에 보았을 때만 해도 불룩한 배와 흰 피부에 물살이 가득했었는데 어제 보니 사람이 바뀌어 있었다. 몸짱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배도 없어지고 팔도 단단해지고 전체적으로 날씬해진 인상이다. 거의 하루도 안 빠지고 출근도장을 찍던 양반인데 나름 결실을 보나 보다.
결국 시간을 두고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장사가 없는 법이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다시 클럽에 가서 30분간 조깅을 하고 출근을 했다. 늦은 밤까지 운동하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뛰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최근 아침잠도 부쩍 늘어서 알람 소리와 동시에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기란 보통의 각오가 아니면 어려웠는데 어제 본 체성분 분석의 '내장지방' 면적을 생각하니 잠이 확 달아났다.
불가피하게 약속이 있는 날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일상의 시간들을 최대한 아껴서 계획대로 부지런히 뛰어 볼 생각이다. 먹는 것도 조심하고.
노력한 시간을 이길 장사는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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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8.7.
본문은 원래 이틀에 걸쳐 썼던 글인데 연결된 내용이라 처음으로 이틀 치를 한꺼번에 가져왔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회사의 정기 건강검진이 공교롭게도 주기가 늘 9~10월에 받다 보니 건강에 무신경하게 살다가도 8월이 넘어가면 공연히 신경이 쓰인다. 남들은 바캉스를 앞두고 봄부터들 열심인데 내 경우엔 휴가철이 끝나갈 즈음에야 관심이 생기는 경우다.
올해도 9월 6일에 검진이 예정되어 있다. 한 달 남았다. 깨작거리긴 하니 운동에 아예 손을 놓은 것은 아닌데 올여름은 너무 더워서 홈짐도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도 많았고 로드사이클은 불어난 체중을 가려줄 져지가 없어 아직 '시즌온'도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끔씩 튀어나오는 예전 글들을 통해 다시 도전을 받는다. 저런 때도 있었지 하는 추억도 당연한 것이지만 나름의 새로운 결심도 하니 이렇게 예전 글을 돌아보는 것도 마냥 소모적인 일 만은 아니다.
검진까지 남은 한 달. 추가적인 근육을 붙이는 건 쉽지 않겠지만 식단으로 지방은 좀 날려 보내고 병원으로 가야겠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것 아니지만 본문에 헬스장 사장으로 소개된 탤런트 이훈은 결국 헬스장 사업으로 크게 말아먹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별개여야 하는데 구분이 쉽지 않은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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