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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10.4.18.] 일단 이 정도에서 PC-Fi는 멈춰야겠다

by 오늘의 알라딘 2025. 1. 3.

현재 수준에서 제대로 된 PC-Fi을 정의하라면 이 정도가 되겠다.

"인터넷 연결도 끊은 상태-인터넷 신호가 들어올 때마다 노이즈가 들어온다고 하니-에서 리핑한 CD 음원을 무소음 환경의 노트북에서 최적화한 '푸바 Foobar 2000'으로 빵빵한 DDC/DAC를 통해  업샘플링해 듣는 정도?"

 

물론 이 역시 하이파이의 지류이니 제대로된 앰프와 스피커는 기본이 되겠다. 하지만 난 그 중 절반 정도에 다리를 걸쳐놓고 손을 뗄 생각이다. 꽤 쓸만한 무한 음원을 제공하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의 웹주소를 푸바에 저장해서 나름 적당한 DDC/DAC에 물려놓은 다음 CD 갈아대기 귀찮을 때 편하게 BGM을 즐기는 정도로 말이다. (그러니 내 경우엔 인터넷이 필수다^^)

위 사진은 현재의 PC-Fi 담당자들. 인터넷 공유기와 연결되어 있는 구형 소니 서브노트북에 '푸바 2000'을 세팅해서 스타일오디오 DDC-T2와 물려 있다. DAC는 황송하게도 밑에 마크 형님이 수고 중인데 T2가 이제는 몸이 풀려서 제법 들을만한 소리를 내준다. BGM 시스템치곤 쵝오!  

더 심각한 PC-Fi를 주저하는 이유로는.....

먼저는 모아놓은 CD들이 아까와서 안 되겠다. 그저 외장하드의 음원으로 사라지게 하기에는 1,500여 장의 CD가 너무 아깝다.  가뜩이나 지는 '해'인 것이 자명한데 거기에 나까지 거들수는 없다.ㅠ

 

둘째는 외장 음원을 모아 재생시키기에는 노트북 등의 시스템이 너무 열악하다. 적어도 무소음 넷북은 되어야 할 텐데 아직 갈 길이 멀다.

셋째는 지금의 환경도 의외로 만족스럽다는 점! 요 며칠 동안 찾아낸 쓸만한 인터넷 사이트가 꽤 많다.  그 다양한 음원도 음원이지만 음질 역시 거의 CD와 동급 수준이라 다양한 장르의 주소를 푸바의 Play list에 저장해 놓고 골라 듣는 재미가 제법이다.

하다 말은 '반토막 PC-Fi'라 하지만 CDP가 DAC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들으려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총동원해야 한다. - 제일 전기 소비가 많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는 나 역시 '겨우' PC-Fi로 치부하기에 조금 심각해져 있지만 이 정도에서 즐기다 나중에 제대로 된 미디어플레이어를 구할 수 있을 때, 그때서야 새로운 국면을 기대해야겠다^^

그래도 요샌 자꾸 간사하게 CD보다는 PC음원에 귀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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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1.3.

 

시대적으로 구분점이 있는 두 구간을 건너기 중간쯤에 해당하는 시기를 우리는 '과도기'라 부른다. 끝날 것 같지 않은-물론 아직 끝났다 보긴 이르지만-CD 전성시대가 한물가기 시작한 그때쯤의 PC-Fi 이야기다.

 

과도기란 말이 그렇듯 이도저도 아닌 중간쯤의 어중간한 스탠스를 취하다 보니 한 번에 무리한 투자를 할 수 없다. 막 네트워크 플레이의 모양이 갖춰지던 시기라 어떤 모양으로 발전할지 예측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어중간한 고물 노트북에 싸구려 DDC 정도를 물려 흉내만 내 본 수준이다. 

 

그 후 15년이 흐른 지금엔 PC-Fi란 단어 자체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TIDAL 같은 막강한 음원 서비스가 등장해 더 이상 CD리핑이란 지난한 작업도 무의미해졌다.  내 경우엔 이제 전용 하이엔드 DAC에다 ROON 네트워크 플레이 머신인 '뉴클리어'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사이의 엄청난 변화의 시기가 있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음악의 콘텐츠는 크게 변한 것이 없는데 스피커 이전까지의 신호 경로를 담당할 장비들만 요란스럽게 변한 것이니 어찌 보면 이 역시 헛짓거리일 수도 있다. 변한 것 같지만 그저 옷을 갈아입은 것뿐이다.

 

시대가 변한 줄 알았지만 여전히 몇 십 년 전 상황을 그저 조금 더 세련되게 반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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