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남자의 오늘

[2010.11.16.] 왜 모두 AS 보증기간이 끝나면 고장이 날까?

by 오늘의 알라딘 2025. 3. 24.

한 때 소니의 제품들이 그랬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기계가 고장 날 타이밍을 파악해서 바로 직전까지를 AS기간으로 만들어서 보증기간이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소니 타이머가 장착되어 있다고.

하긴 제조사가 설정해 놓은 보증 수리기간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정상적인 동작을 보장하는 기간일 테니 그 이후에 고장 나는 건 당연하다 하겠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가 그렇다. 2007년 6월 초에 등록한 차량이니 이제 만 3년을 넘어간다.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 이제는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행거리는 겨우 4만km 정도이니 엔진은 아직 싱싱할 텐데 달린 거리와 상관없이 나이를 먹으니 슬슬 '본색'을 드러낸다.
 
앓는 시늉 한 번 없었는데 얼마 전 갑자기 배터리가 나가버리더니, 지난 주말부터는 마치 턱이 있는 바닥을 지날 때처럼 하체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올라와서 정비소에 다녀와야 했다. 스테빌라이져 커넥터 로드. 다행히 비싼 부품은 아니어서 5만 원으로 막았다.ㅠ

고장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이제 슬슬 각종 소모품들도 좀 신경 써 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부동액이나 오일류도 교체해 줘야 하고, 내년쯤엔 에어컨 가스도 채워야 할지 모른다. 타이어도 갈아야 할 날도 금세 다가올 것이다. - 왜냐하면 AS보증 수리기간은 이제 끝났으니깐.^^ 이제부턴 돈으로 막는 수밖에 없다. 더 큰 고장을 막기 위해선.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엔 엔진오일이나 갈아줘야겠다.  - 여전히 Kixx PAO1 0W30! (0W40이 최근에 30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출시되었음)

※ 추가(2011.1.8) - 하체 쪽이 계속 말썽이다. 턱이 많은 동네 언덕을 다닐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쓰여 못 견딜 정도라 정비소에 한 번 더 들어갔다. 예상대로 고무로 된  '부싱'을 갈아야 한단다. 역시 보증수리는 물 건너간 상태. 앞 뒤 모두를 교환하는데 또 12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부품값은 얼마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차를 들고 타이어를 해체하는 공임이 제법 들어갔나 보다. 다음엔 파워스티어링 오일 호스를 갈아야 한다는  '통첩'을 받았으니, 또 얼마를 준비해야 하는지? 이제 돈 들어갈 일만 남았다.  그래서 있는 사람들은 3년짜리 리스차를 타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정신건강에는 이로울 테니!


[글 더하기]

오늘은 2025.3.24.

 

저 때면 르노삼성 SM7을 여러 해 탔던 시절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차를 좀 개념 없이 관리했다. 30여 년 운전을 하는 동안 1년 혹은 만 킬로마다 엔진오일 교환하는 것 말고는 딱히 뭔가 더 유지관리를 한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그 오일교환을 하러 들어가면 타이어는 이제 갈아야겠다는 정비기사의 말 정도까지는 들었고 해마다 에어컨 필터는 스스로 교환했지만 차 한 대에 들어가는 그 많은 소모품을 생각하면 좀 함부로 탄 셈이다. 

 

이제 차는 점점 비싸지고 좋은 걸 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예전에 무신경했던 것도 관리하게 된다. 정확히는 메이커의 서비스를 통해 관리를 당하는 셈이지만. 생전 교환이란 걸 안 하고 본문에 말한 고장이 날만한 시기에 중고로 넘기던 것을 이제는 스스로 차량 쪽에서 알람이 뜨다 보니 엔진오일은 물론이고 브레이크 액, 브레이크 패드 심지어 와이퍼까지 정해진 교환주기마다 따박따박 교환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3/22)은 한낮의 날씨가 17도였다. 주말 드라이브 겸 아내와 시흥까지 나가 겨우내 수고한 윈터타이어를 빼 내고 다음 겨울까지 달려 줄 미쉐린 CC2 올웨더 타이어로 교체했다. 겨울철 안전을 위해 윈터 타이어를 쓰는 일 또한 이제껏 안 하던 하나의 관리다.

 

AS 기간이 끝날즈음 고장이 나는 게 다 그사이 기간에 뭔가 필요한 관리들을 안 해 주었기 때문은 아닐지? 필요했던 소모품 교환은 그저 나중에는 고장으로 이름을 바꾸어 보일 뿐이다.

 

미리 돈을 들일지? 나중에 조금 더 들여 고장으로 막을지? 결국 제로섬이다.


❤️ 수익을 위한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공감하트/구독하시면 그저 조금 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