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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11.2.4.] 이것도 고장이다. 노트북 교체 - ASUS G73jh

by 오늘의 알라딘 2025. 3. 26.

얼마 전 올렸던 글에서 보증기간이 끝나자마자 기가 막힐 정도로 절묘하게 고장 나기 시작하는 자동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번엔 이미 보증수리 기간을 넘긴 지 꽤 되었지만 만 3년된 HP노트북이 말썽이다. 3년이면 IT기기로는 제 수명이 다했다고 봐도 되겠지만 그저 웹서핑 정도로 활용되는 거실 비치용 치고는 너무 빨리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하긴 전부 다 해야 160G 밖에 안 되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거의 소진되어 겔겔거린지 오래되었다. (알다시피 하드디스크의 경우 전체 용량의 10% 이하로 남게 되면 현저하게 속도가 떨어진다.) 

그러다 며칠 전부터는 동영상 구동 시나 좀 오랜 시간 작업을 할 경우 이유 없이 시스템이 정지되거나 꺼져버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참에 하드를 밀어버리고 윈도 7로 깔아버렸더니 화면은 멀끔해졌지만 사양이 떨어지는 노트북에 너무 버거운 OS를 설치한 이유로 여전히 시스템이 셧다운 되는 일이 계속되었다. 그래픽카드 쪽의 문제라 추정한다.

결국 PC-Fi용으로 퇴역시키기로 하고, 새로운 노트북을 수배 중이다. 어차피 또 3년 후에는 고물이 되겠지만 구입 시점에서는 그런대로 최고 사양이어야만 그나마 3년을 버틴다. 인텔 샌디브릿지 CPU가 나오자마자 문제를 일으켜 회수되고 있다 하니, 결국 i7시리즈의 740QM 정도로 가는 수밖에 없겠다. 여기에 비디오램 1GB, 메모리 8GB, 1TB의 하드디스크면 어디 가서 꿀리진 않겠지?

말이 '노트북'이지만 주 용도가 거실에서 데스크톱을 대신할 녀석이므로 이번에는 '무게'는 무시하고 Full HD 구현이 가능한 17인치 이상의 괴물급을 찾고 있다.

자동차에 이어서 노트북까지. 다음은 또 무엇이 고장날지 무섭지만 새로운 물건을 찾는 재미도 연휴 중 쏠쏠하다. 그렇다고 오디오까지 고장나는 건 아니겠지? - 그렇다면 그건 정말 재앙이다.ㅠ

한겨울을 넘기기 힘든건 노인네들만의 문제는 아닌가 보다.



[추가 2011.2.13] 

HP 노트북은 완전한 사망선고를 내리게 되어 PC-Fi용으로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지난 설 연휴 마지막 날. 문을 연 용산의 판매점을 수배해 노트북을 구입했다.

컴퓨터질을 한지도 족히 20년이 넘었지만 난생처음으로 리퍼 노트북을 구입했다. 애플 덕분에 온 국민이 리퍼(비시)라는 말이 제법 익숙해졌지만 노트북을 리퍼 제품으로 구입하긴 처음이다.
 
그간 여러번 노트북을 구입해 봤지만 고장이나 AS를 맡겨본 적도 없었고 잔잔한 소프트웨어적인 오류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다 보니 업체의 AS란 것에 그리 의존하는 편은 아니니 크게 고민은 없었지만 메이커까지 생소한 'ASUS' 제품이라 한동안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ASUS가 대만의 '삼성'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짱깨 계통의 제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워낙 사용자의 평이 좋은 데다  무엇보다 엄청난 가성비 때문에 도저히 비켜갈 수 없었다.

ASUS G73jh.

언급한 대로 이동 필요성이 없는 거실용 노트북이므로 모니터는 최대한 큰 것을 찾았다. 17인치에 4kg에 육박하는 노트북이면 '노트북'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17.3인치의 백라이트 LED가 채용된 LCD에 Full HD 구현이 가능한 ATI HD5870 그래픽카드,  i7-720QM(여기서 Q는 진정한 쿼드라는 말이다). 더 상위기종 CPU가 수두룩하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8GB의 DDR3메모리, 500GB 하드를 갖추고도 160만 원 정도에 구입했다.  여기에 따로 하드 500GB를 구입해 추가했으니 저장 용량은 1TB가 되었다. 이 정도면 정품 대비 약 10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인데 만약의 AS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유용한 선택이다.

F-22 스텔스 전투기를 모티브로 해 디자인 했다고 하는데 특히 모니터 뒷 쪽으로 CPU, GPU용 팬 두 개를 통해 열기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획기적인 발열 처리의 디자인이라 사용 중 팜레스트를 통해 느끼는 온도 때문의 불쾌감이 전혀 없다. 소음 역시 신경 쓰일 수준이 아니다. 

 

다행히 뽑기 운이 좋은지 확인된 불량은 아직까지 없다. 64비트 운영체계 탓에 가끔씩 오류가 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건 노트북 탓은 아니다. 약간 덜그럭 거리는 낮은 키 스트로크의 키보드가 좀 불만이지만, 어차피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스타일의 애플 키보드를 쓰고 있으니 참을만하다.

이 정도면 서재의 데스크톱 이상의 성능이라 몇 년을 함께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내구성이 문제 이긴 한데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판단은 불가능하다.

약간의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이 있으시다면 리퍼 제품도 한 번쯤 검토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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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3.26.

 

에이서스라 불러야 할지 아수스라 불러야 맞는지 발음이 애매하지만 ASUS 노트북을 데스크톱 대신해 오랫동안 잘 사용했다. 배터리가 맛이 가 전원 아답터 없이는 부팅도 안 되는 지경이었지만 PC를 전부 Mac 계열로 바꿔버린 탓에 공공기관이나 금융 결제 등 여전히 MS 윈도즈만 지원하는 경우 한 번씩 심폐소생으로 겨우 살려내 한 번씩 잘 썼다.

 

생각해 보니 코로나 시국의 재택근무 때 역시 애플 프로그램과는 담쌓고 있는 회사의 원격 프로그램들을 돌리느라 사용했다. 그게 마지막이다. 그러니 십 년도 훨씬 넘게 근근이 역할을 다한 셈이고 대만 에이서스에 대한 나의 신뢰는 제법 높다.

 

당시만 해도 생경한 브랜드였는데 덕분에 그 후론 그 회사의 공유기도 써보게 되었고 하니 ASUS에 대한 낯가림이 없어지게 한 일등공신이다. 생각해 보니 시놀로지의 NAS도 한 번의 고장도 없이 십 년을 훨씬 넘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대만회사다. 제법 네트워크나 반도체, IT 쪽은 선진국이 맞다. 흔히들 '섬짱깨'로 폄하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노트북 하나로 달리보이는 나라다.

 

국위선양은 굳이 올림픽으로 할게 아니라 누군가에겐 컴퓨터 한 대로 충분했다. 아 쯔위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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