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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12.3.8.] 오디오 랙이 비었다 - 판테온의 친정 나들이

by 오늘의 알라딘 2025. 5. 8.

제목처럼 오디오랙 전부가 빈 것은 아니고 안방마님인 판테온 Mk3 앰프가 친정 나들이를 나서는 바람에 아래 칸이 비었다.

 

앰프의 후속 기종인 '판테온 mk4'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신제품을 더욱 멋진 앰프로 만들어 줄 또 한 번의 크나큰 업그레이드 회로가 개발되었단 소식이 있었다. 모양을 봐서는 일부 부품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하드와이어링 된 회로 전체를 뜯어고치는 것으로 새로운 앰프를 들이는 것과 다름없는 작업인데 그걸 Mk3에 적용해 달라 부탁드린 것이다.

원래는 Mk4를 위한 업그레이드이지만 알다시피 Mk3와는 피를 나눈 형제로서 트랜스 일부를 제외하면 다를 것도 없다. 그래서 톤코리아의 사장님도 흔쾌히 같은 업그레이드를  적용해 달라는 내 부탁을 수락하셨으리라.

 

이번 업그레이드를 마치고나면 시리얼을 'Mk4/a'로 바꾼다고 한다. 아마도 Advanced의 뜻일지 모르겠다는 추측이다. 이제까지는 큼직한 업그레이드가 있을 때마다 개인적으로 Mk3.1, 3.2, 3.3...... 이렇게 불러왔는데 이번엔 순서에 따라 3.4가 아니라 'Mk3/a'가 되는 셈인가?^^

 

처음엔 이제껏 사용하던 관이나 바꾸어 볼까 하는 요량으로 전화를 드렸는데 이재환 과장님이 차라리 업그레이드를 권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매번 업그레이드가 있을 때마다 Tone 정사장님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를 들어왔지만 이번에 유독 힘이 들어가 계시니 업그레이드를 알고서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진공관 앰프의 기술 발전은 70년대 이후로 정지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이번 업그레이드에 어떤 회로가 어떻게 개선되었다고 하는 구체적 설명이 아직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이미 업그레이드를 받은 사람들의 그치지 않는 칭찬 속에 앰프가 내 품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순간이 너무나 길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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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5.8.

 

본문에 있듯 정기적으로 앰프 업그레이드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 그때마다 뭔가 바뀐 것은 분명한데 이게 과연 업그레이드일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케이블을 바꿀 때 마다도 동일한 것을 봐선 오디오 생활의 숙명일지도 모르고 이왕의 업그레이드라고 하니 더 좋아진 게 맞겠지 하는 막연한 신뢰로 넘길 수밖에 없는 이슈다.

 

노력을 하고 비용을 들여 뭔가를 개선했는데 아무도 알아봐 주지 못할 때 그것만큼 낭패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나 뭐 달라진 거 없어?"와 같은 위험한(?) 질문을 통해 행위의 효과성을 입증하려 한다. 오디오의 경우는 남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개인화가 강한 속앓이의 영역인 경우가 많으니 메이커가 주장하는 개선의 효과를 믿는 수밖에 없다. 

 

업그레이드 후에도 별로 신통치 않거나 더 퇴보한 느낌이 든다면 그건 '내 귀가 이상한 거' 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속이 편해진다.

 

겨우 익숙해지고 피차 편해진 관계에 이른 시기에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뭔가를 뒤집고 바꾸고 새로운 수열을 만드는 걸 꺼리는 이유다. 내 입맛에 안 맞으면 그건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신라면 블랙이 나와도 결국엔 신라면 오리지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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