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회사가 지원하는 복지포인트를 이용해 뮤지컬 하나를 보려고 검색하던 중이었는데 사무실 후배가 얻은 티켓을 나누어 준 덕택에 뮤지컬 '서편제'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가끔씩 영화제 시상식 장소로 활용되던 '리틀앤젤스 문화회관'이 언제부터 '유니버설아트센터'로 개명하여 운영 중인지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는 아담한 대극장인 이곳을 난생처음 찾게 되었다. 초행길에 주차하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배정받은 중2층의 발코니석은 무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데 그리 불편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오정혜라는 배우를 스타로 만들어 준-사실, 그 이후로 행적이 묘연하니 '반짝 스타'란 말이 더 어울리겠으나-'영화' 서편제와 기본 줄기를 공유하면서도 팝과 락, 디스코 등 미군과 함께 들어온 신사조와의 갈등을 적절히 조합해 낸 줄거리며 회전식 무대장치나 오케스트라를 객석에서 볼 수 있도록 무대 후면에 배치하는 파격, 레이저나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입체감 있는 무대 구성이 나름 볼거리를 더해 주었다.
아역들의 빈약한 성량과 배경 음악에 묻혀 간간히 사라져 버리는 배우들의 대사 처리가 조금 아쉽다고 할까? 이것 때문에 보청기를 살 수도 없고 참...ㅠ
요즘 창작 뮤지컬의 전성시대이다. 제 값을 주고 보아도 후회는 하지 않겠다. 내 점수는 별 넷. (4.0/5.0)
※ 사족1 - 송화와 동호가 친 오누이인 상황으로 나온 것인지 내내 보고 나서도 영 혼돈스럽다.
※ 사족2 - 순수 어쿠스틱 공연이 아닌 뮤지컬 같이 어쩔 수 없이 앰프며 스피커를 총 동원해야 하는 경우에는 관객 입장에서의 음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배우의 대사와 배경 음악이 혼재되는 경우에는 영화관의 센터 스피커와 같은 역할처럼 중역대의 대사를 살릴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한데 본문에 언급했듯 이런 부분이 아쉽다. 같이 공연을 본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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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5.9.
인생 몇편 안 되는 뮤지컬 관람 중에 초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이미 대박이 났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국산 창작 뮤지컬이었으니 남다른 감회와 기억으로 남는다.
내가 본 공연은 2010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오른 것이었다. 어린이대공원 앞에 주차를 하고 길 건너 초밥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공연장으로 간 기억까지 선명한 것을 보면 두고두고 인상이 남은 작품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다시 볼 기회는 없었지만 공연장을 옮겨가며 비교적 최근인 22년까지도 다섯 번째 무대를 만들어간 몇 안 되는 롱타임 넘버다.
몇 안 되는 기억이 이렇게 몇십년을 넘어가며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 삶의 콘텐츠가 영 부실하게 살긴 했나 보다. 아니면 너무 인상적이었든지.
인생 반환점을 돌아가는 마당에 소멸해 가는 기억의 하드디스크에 잔류시킬 고급진(?) 콘텐츠를 과연 얼마나 더 저장할 수 있을까? 역시 뭐든 용량이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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