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비닐 레코드를 다시 만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긴 고민이 레코드의 먼지 관리이다. 집 안에 딱히 뛰어다니는 애들도 없는데 어디서 날아오는 것인지 오디오 주변의 먼지는 늘 신경 쓰이는 존재인데 LP 디스크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상태가 영 안 좋은 것들은 퐁퐁 세척을 한다던지 화이트 가솔린으로 간이 세척을 한다지만 이 역시도 세척 후 올라앉게 되는 먼지는 당해낼 수가 없다. 막 올라앉은 가벼운 먼지는 타조깃털로 털어내면 그나마 용이한데 좀 오래된 먼지이거나 정전기까지 생겨 카본 브러시로도 떨어지지 않고 -카본의 경우 오히려 특정 부분에 먼지를 모으는 역할만 할 경우도 있다-남아 있으려면 할 수 없이 입으로 순간적인 바람을 불어대는 '쌩쇼'를 해 왔다. 먼지 털어내려다 혈압으로 먼저 쓰러질 지경이다.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컴퓨터나 전자제품 내부를 청소할 때 쓰는 '압축 공기캔'.
막상 구하려고 하니 쓸만한 에어캔을 찾기 쉽지 않다. 집 주변의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인터넷상에서 겨우 찾아 그중 신뢰성 있어 보이는 일제 Ha**** 에어캔을 주문하고 나니 연락이 왔는데 품절 상품이란다.ㅠ (품절도 제대로 관리 안 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참 알만하다.) 그 외의 쇼핑몰 물건들은 왠지 뿌리면 LP표면에 오히려 이물질을 남길 것 같은 조악해 보이는 물건뿐이다.
그러다 어제. 홈플러스에서 드디어 쓸만한 놈 발견. 보통의 에어캔은 침(?)을 질질 흘릴 수 있으니 세워서 뿌리라는 경고 문구가 있기 마련인데 이 녀석은 360도 어느 방향에서 뿌려도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고 흰색 디자인의 깔끔한 포장도 공연한 믿음을 준다. 역시 난 뽀대에 약한 것인가?
집에 와서 한 번 쏘아보니 이물질 없이 시원하게 바람이 발사된다. 대만족! 앞으로 오디오 랙 주변이나 손이 잘 닿지 않는 앰프 구석구석 등 사용처가 다양할 예정이다. 이젠 먼지 불어내느라 현기증에 시달릴 필요는 없겠다.
※ 사족 -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걸 난 마트에서는 8,000원 가깝게 주고 샀는데, 이왕 상품명을 알고 있으니 정확한 이름으로 인터넷을 다시 뒤져보니 4,200원 정도에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쓰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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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5.21.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정확히는 물장사 영업권이 맞을 것이지만-봉이 김선달의 일화를 두고 수도도 아니고 생수를 사 먹는다는 걸 당연하게 이상히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휘발유 가격보다 비싼 생수가 흔한 세상이 되고 실제 생수원의 취수 영업권이 생겨날 것이란 것 아무도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다.
한 술 더 떠 의료용 산소캔 말고도 이제는 어디 어디의 공기를 담은 에어캔도 있으니 본문에 소개한 그저 바람을 시원하게 쏘아대는 에어캔이 몇 천 원에 거래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용량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라 맘먹고 쏘기 시작하면 얼마 안 가 동이 난다. 카메라 랜즈용 에어 블로워가 대안이 되긴 하는데 그 이유로 이후 저 에어캔을 추가로 구매하진 않은 것 같다.
LP. 참 매력 덩어리긴 한데 손 갈 곳이 너무 많다.
사진에 소개된 제품은 이제 단종된 것으로 보인다. 후속 제품이나 더 좋은 제품이 있겠지만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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