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앰프와 파워앰프 중 최종적인 소리는 어느 쪽이 좌우할까?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흔하게 오가는 질문이고 대부분 '프리앰프' 쪽의 손을 들어준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렉터와 볼륨' 그리고 '신호의 증폭'으로 나누어진 프리/파워 앰프 각각의 기본적인 역할을 생각해 보면 둘을 같은 저울에 다는 것이 공정치 않다는 생각이다. 이는 마치 '엄마와 아빠 중에 아이에게 누가 더 영향을 미치는가?'와 같은 질문이라 어느 쪽 편을 거든다는 것은 반대편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 "프리앰프는 '음색'을 만들고 파워앰프는 '음향'을 만든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고' 같은 신파조가 되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역할을 구별해 평가하는 것이 옳다. 사용하는 판테온 Mk3 진공관 앰프는 게다가 이 둘이 합쳐져 있는 인티앰프이다. '자웅동체'이니 어느 쪽 편을 들 이유도 없지만 앰프의 신호 증폭을 담당하고 있는 진공관의 교체 만으로도 전혀 다른 성향으로 튜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니 단순히 프리/파워의 논쟁을 넘어서 어떤 진공관이 소리에 더 영향을 주는가?라는 또 다른 숙제-때로는 즐거움-가 늘 곁에 있다.
진공관 교체는 얼마 전 진행된 앰프 업그레이드 때 함께 했어야 했는데 새로운 관이 조금 늦게 도착해 따로 교체했다.
위의 논쟁에서 프리앰프 쪽의 손을 더 들어주는 것처럼 진공관 앰프에서도 프리앰프부 드라이브관의 교체가 더 극적인 변화를 준다는 것에 이의가 없다. 출력관을 판테온 Mk4 SE버전에 채용된 'Genalex 골드라이온 복각관'으로 교체했으므로 성향의 일치를 위해 초단관도 '골드라이온 B749 복각관'으로 변경했다. 출력관과는 달리 초단관은 그 품질에 따라 험 Hum과 좌우 밸런스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경험한 터라 고품위의 '앤틱셀렉션 선별관'을 선택했다.
앞서 'Genalex 골드라이온' KT-88 출력관을 교체했는데 생각보다 별로.ㅠ
Genalex 골드라이온 복각관'의 역사는 좀 복잡하다. 원래는 영국의 GEC 것을 80년대에 생산을 중단하자 미국의 뉴센서코퍼레이션(NSC)에서 Genalex의 상표권을 확보해 러시아에서 복각한 것으로 얼마만큼의 오리지널리티가 살아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몇 안 되는 선택대안이다.
이제껏 사용한 일렉트로 하모닉스가 에이징이 될 대로 되어서 지극히 맑고 투명한 소리를 내주던 것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다소 어둡고 밀도 있고 잔향이 많아진 소리가 어색하다. 너무 밝은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원하던 성향으로 바뀐 것인데도 익숙함과의 결별이 쉽지 않은 법이다.ㅠ 어찌 되었건 신관이니 어느 정도 전기밥을 먹인 후에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처음 진공관 앰프를 접하실 분도 계실 터이니 참고로 다른 관들과는 달리 '출력관'을 교체하면 반드시 바이어스 전압을 조정해줘야 한다. 바이어스 전압은 앰프 바디에 고정값으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된 출력관의 상태와 연동되므로 '꼭' 적정 전압인지 체크하여야 한다. 이번에도 교체 후 0.488~0.5mV로 측정되어 바로 0.4mV로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다음은 프리부 드라이브관을 'Genalex 골드라이온 B749 복각관'으로 교체. 이 관은 12AU7의 호환관으로 B749 오리지널 구관의 경우 '먹고 죽을래도' 구할 수도 없고 값도 비싼 그야말로 초단관의 명품으로 그나마 이번에 복각관으로나마 출시되어 구할 수 있으니 다행인 그런 관이다. 앞서 말한 프리부의 중요성을 담당하고 있는 관이기도 해서 앤틱셀렉션의 패어 매칭된 선별관으로 구한 것인데 기대가 컸다. (파워부 드라이브관은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금핀을 사용)
몇 분 예열을 한 후, 리처드 용재 오닐의 비올라를 올렸다. 오호! - 역시 초단관을 바꿔야 극적으로 바뀐다!
Tone의 앰프들이 보통은 관 교체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관에 의지하기보다는 트랜스와 막강한 회로구성 실력으로 승부한 탓이겠지만 그래도 가급적 초단관은 고품위의 다양한 선별관으로 튜닝해 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이번에도 소리가 딱 좋을 정도로 윤기가 흐르고 막연히 퍼지던 잔향 역시 단정해졌다. 극도의 해상력으로 다소 날이 섰던 소리가 이제야 귀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바뀌었으니. (몇 번 사용해 보니 앤틱셀력션즈의 선별관들을 신뢰할 만하다). 게다가 전후좌우로 음의 입체감이 더 살아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보너스!
초단관과 출력관 모두 한참의 에이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꾸준히 전기밥을 먹여주다 보면 지금 느끼는 변화 이상의 소리결을 들려주리라 확신한다.
이왕 바꾸는 김에 이제 쓸만한 중급 이상의 스피커 케이블만 바꿔주면 그럭저럭 봄맞이 바꿈질은 그만해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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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5.20.
위 본문과 관련해 꽤 길게 글을 덧붙이던 중에 맥 OS의 업그레이드가 보여 당연히 임시저장 되었을 줄 알고 부팅을 새로 했는데 쓴 글이 없다. 날려 먹었다. 마침 오늘이 생일이라 기분이 좋을 뻔했는데 급 빈정이 상해 다시 쓰고 싶은 맘이 없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은
생각보다 진공관의 내구성이 좋다는 점과 굳이 앰프를 교체하지 않아도 진공관의 교체 만으로도 그만한 효과가 있으니 혹시 관심 있다면 시도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뭐든 글을 쓸 땐 수시로 중간 저장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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