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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5.7.13] 바늘도, 유리도 없는 손목시계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21.

얼마 전부터 사용 중인 군용 시계 '루미녹스'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습관처럼 들어가 보게 되는 '뽐뿌 인사이드'에 아래의 포스팅이 있어 옮겨본다. 첫눈에는 대단히 매력적인 물건이었으나 이 글을 적는 순간 벌써 질려옴을 보면 내 취향의 시계는 아닌 듯싶다. 


바늘도, 유리도 없는 손목시계 

아마도 손목시계만큼이나 다양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또 있을까요? 정말 별의별 디자인이 다 있습니다만... 이만큼 '감동'을 주는 디자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듯 해 올려봅니다. 이 시계는 일본의 미야케 이세이(Issey Miyake -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의류브랜드라고 합니다)의 제품인 'TO'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 시계는 바늘도 없고 유리도 없습니다.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미니멀+극단적인 기능미를 추구하는 디자인입니다. 색조차도 제거한 모노톤이지만 금속의 절삭가공을 통해 빛이 변할 때마다 하이라이트가 달라져 오히려 화려해 보입니다.

 

그리고... 문자판과 바늘 없이 직접 회전하는 원판으로 시간을 표시합니다. 두 개의 원판 중 안쪽 원판이 분이고 바깥쪽 원판이 시간을 나타내는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금 헛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대였다면 좋았을 텐데. 시계 내부 설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색상은 그냥 메탈과 블랙메탈의 베젤, 메탈 재질의 밴드와 검은색 가죽 밴드로 2*2=4의 베리에이션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랙메탈 베젤에 메탈 밴드가 맘에 드는군요. 그리고 밴드의 조임 방식도 특이하군요.

 

가격만 비싸지 않다면 하나 질러보고 싶네요. 가격은 3만 8천 엔부터 4만 2천엔 까지니까 제품 가격만 38만~42만 원인 셈이군요. 왠지 이런 디자인의 시계를 쓰면 매일매일 하는 일이 시계처럼 '샤프하게 딱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출처 : Issey Miyake, 뽐뿌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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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21.

 

저 제품이 아직 판매 중이라면 오늘 환율이 869원이니 본문에 소개된 해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텐데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저런 식으로 전면에 유리가 없는 시계의 시도는 그 후로도 몇 번 본 것 같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회전판을 이용한 시계가 기억에 남는다. 오직 디지털이 아니어야만 가능한 그런 방식에 왜 사람들은 계속 세대를 넘어 끌리게 되는 걸까? 

 

23년도 아나테이너의 정점에 서 있는 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여전히 한국말이 어색한 알베르토가 여행가이드로 나선 '위대한 가이드'란 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 벼룩시장에서 휴대용 해시계(?)를 구입하는 걸 봤다.

 

나침반까지 장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 그림자가 있는 한 무한동력으로 시간을 알 수 있는 주간전용 손목시계인데 태고의 아날로그를 향한 그의 선택 역시 본문에 소개된 그것과 궤를 같이할 것이다.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이후 다른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근속휴가로 떠난 이집트의 풍광 속 그의 손목에서 여전히 발견되었다. 

 

문명의 기원이 된 이집트, 피라미드, 스핑크스 그 앞에서의 해시계.  캬~ 이보다 궁합이 맞아떨어지는 패션 소품이 또 있을까?

그의 센스와 그걸 찾아낸 나의 안목에 함께 경의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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