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미쳐 살았는지 11월엔 글 하나를 남기지 못했다. 덕택에 이글루 글목록에 11월 목록은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로 예정된 신입사원들과 오늘 점심을 함께하면서 문뜩 되돌아본 나의 11년간의 직장생활과 의미 없이 허송한듯한 11월이 자꾸 어른 거린다. 택배로 배달된 모차르트를 들으며 스스로를 채찍질해 보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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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22.
이글루라는 블로그 플랫폼에 제법 열심히 글을 올리다가 아마 한 달은 족히 글 쓰기를 쉰 것을 두고 올린 네 문장짜리 포스팅이었다. 2005년 11월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싶어 날짜순으로 사진을 정리해 둔 NAS를 열어봤는데 그해 10월 29일 횡성여행 이후로 사진 기록 역시 11월은 없었다.
블로그 업체가 망한 후 글 데이터를 담아 보내 준 뒤죽박죽 폴더를 열어보니 저 달 말고도 쉰 달이 많고, 백업이 잘 못 되었는지 2020년 이후의 글들은 아예 찾을 수가 없다. 남아있더라도 아마 또 다른 일에 관심이 옮겨가 있어서 이런저런 기록을 남기는 일에 시큰둥해져서 몇 개 있지도 않았겠지만.
남는 건 사진뿐이야.
또다시 블로그를 옮기다 보니 새삼 느끼는 것은 과거의 기록들이다. 사진은 당연하고 당시 잠시나마 고민해 올렸을 그 많은 글들을 다시 열어보면서 길게는 몇십 년 전의 나로 타임워프하게 된다.
그곳엔 고작 십 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고선 건방 가득한 말을 내뱉은 윤 과장도 있고, 아직 엄마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던 초등학생 딸아이도 있고 눈밑지방 따위는 걱정 없는 리즈 시절의 아내도 그대로다.
또 몇십 년이 흘러 그때도 이런 식의 글로 기억을 쌓는 일이 남아 있다면 미래의 나는 오늘을 어떻게 추억할까?
너무 아픈 추억은 아니기를.
김광석이 그랬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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