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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카메라 사진찍기

[2008.9.11] 요즘 땡기는 디지털 똑딱이, 루믹스 LX-3

by 오늘의 알라딘 2024. 2. 15.

제대로 카메라에 손을 댄 지 얼추 10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변해서 이제는 필름을 쓰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온 국민이 휴대폰에 카메라를 내장하고 다니는 시대이니 전 국민의 사진사化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제는 가까운 근교 놀이동산에만 가도 DSLR을 어깨에 둘러맨 아마추어를 발로 채이게 만날 수 있다. 그에 반비례해서 나의 카메라에 대한 열정은 함께 식어간다. 나름 전문 분야라고 생각했던 영역이 디지털로 바뀌고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든 마당에는 함께 뛸 매력이 없다.

한 때 라이카 Full 세트에 까지 갖추었던 장비는 이제는 중고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니콘 D70 한 대와 구형 랜즈 몇 개가 전부다. 여전히 나들이 기념 사진기일 뿐이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삼성 VLUU 똑딱이가 자주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무게 때문에 거추장스런 DSLR보다 똑딱이가 더 친근하고 가끔 필요한 블로그 관리용으로도 제격이다.

최근 파나소닉의 루믹스 신제품이 출시되었는데, 오래간만에 땡김(?)이 느껴진다. 

파나소닉의 제품들은 예전부터 기본기에 충실한데다 동영상 촬영에 강점이 있는 제품으로 나름 두터운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다. 특히 채용된 라이카 랜즈 덕분에 라이카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나와 같은-에게는 적잖은 매력을 준다.

이번에 출시된 루믹스의 새로운 LX-3의 경우도 라이카의 F2.0-2.8의 밝은 렌즈를 장착하고 24mm 라이카 광각렌즈를 탑재한 1,000만 화소급 디지털 똑딱이이다. 배터리를 포함할 경우 300g을 넘을 것으로 보여 초경량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휴대성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의 그립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똑딱이의 특성상 밝은 랜즈의 구성과 광각부의 강화는 심각한 유저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이며, 퀵슈가 있었어 외장 스트로보나 외부 뷰파인더(DMW-VF1)의 채용이 가능하는 점은 LX-3의 최대 강점이다. 내 생각으론 외부 스트로보보다는 뷰파인더의 거치대용으로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로모카메라(러시아제 토이 카메라)와 같이 핀홀 촬영이 가능한 부분은 식상한 사진에 지루해진 사용자에게 새로운 만족을 줄 것이 확실하다. 

그 외에도 14mm(35mm 환산) 광각렌즈(DMW-LW46) 및 렌즈 망통(DMC-LA) 등의 액세서리가 함께 출시되어-물론 대부분 비싸다-어지간한 전문가들의 요구에도 부응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반면 망원 쪽의 화각이 아웃포커싱을 줄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동급 1,000만 화소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어지간한 최신 기능들은 모두 구비하고 있으니 긴 말은 줄인다.

컴팩트 카메라에서 더 이상의 노이즈를 보기 싫고 라이카 랜즈의 진한 맛을 느껴보려는 풍경 위주의 중급 사용자에게 강력 추천한다. 하지만, 60만 원대로 예상되는 가격이 조금 압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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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2.15.

 

본문의 글을 올리고 한참 후에 사용하던 삼성 똑딱이를 팔고 루믹스 LX-3를 중고로 구입했었다.

 

상왕십리에 판매자가 있어 종로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아가 보니 간판을 만드시는 분이었다. 아마 여기저기 현장을 찾아다니며 간판 설치 위치나 설치 후 사진 등을 찍는 용도로 사용했나 보다. 그러니 사용감이 있을 법했는데 생각보다는 양호해 보이는 양품이었다.

 

오늘 올린 또다른 글인 다이슨 청소기처럼 배터리 구동시간이 짧은 것이 문제긴 했는데 라이카 Q-P를 들이기 전까지 제법 잘 사용했다.

 

DSLR이 일상의 용도에서 멀어져 갔듯 이젠 똑딱이도 왜 필요한가에 의문이 드는 시기이다. 스마트폰이 화소나 화질은 물론이고 간편한 편집-누끼 따기까지 편하게 된다-에다 바로 SNS로 연계하는데 동작의 손실이 없다 보니 빠른 스냅의 촬영을 고화질로 처리하고자 했던 목적이 소실됐다.

 

그나마 라이카 똑딱이의 랜즈 색감과 크롭 상황에서도 보장되는 화질 때문에 붙들고 있긴하지만 이나마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화무십일홍. 

내일 일을 모르는 게 최무식 형님한테만 있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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