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먹는 점심이고 가족과의 식사지만, 가끔 사무실로 찾아온 가족과 점심을 하는 것은 무척 특별한 경우다.
사무실에서의 점심이란 늘 고만고만한 회사 사람들과, 늘 전전하는 식당을 찾아 겨우 때우듯 해치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늘 먹던 곳의 음식이라 해도 가족과, 특히 아내와 단둘이 나누는 평일 점심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6월 말에 가족이 함께 미국에 다녀올 일이 있어 항공권의 티킷팅을 위해 여권을 전달하러 사무실로 찾아온 아내와 나누는 모처럼의 오붓한 점심이다.
오늘 메뉴는 가끔 선후배들이랑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는 일본식 주점인 '하이카라야' 종로점에 들렀다. 일본식 특유의 개인별 공간확보가 특징인 이곳은 낮에도 북적거리지 않고 그리 비씨지 않은 가격에 깔끔한 일본풍(?)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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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4.11.
아이가 크고-정확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우리 부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급하게 많아졌다. 늘 함께하던 외출이며 여행에서 빠지는 경우가 빈번하다가 어디 해외여행 쯤이나 되어야 억지로나마 함께하는 것으로 루틴이 바뀌었다.
그러던 아이도 이제 직장인이 되었고 결혼까지 앞두고 있으니 상황은 더 나아가서 이젠 아침 저녁으로 잠깐 인사를 나누거나 카톡으로나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부부만 떠나는 외출이나 여행이 더 많아지고 앞으론 그게 당연해지겠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여전히 즐겁다.
어젠 22대 총선이라 새벽부터 투표를 하고 강화도에 다녀왔다. 원래는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 차량 악세서리를 사러 갈 예정이었는데 투표일이라 서비스센터가 휴무다. 아직 벚꽃이 한철인 강화도로 방향을 틀었다.
외규장각이 있는 고려궁지나 철종이 어린시절을 보낸 용흥궁 같은 의외로 아직도 방문하지 않은 소소한 곳이 남아있다는 것과 우리나라 도처에 이렇게 벚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한 재미있었던 일정이었다. 특히 수령이 몇백 년은 족히 된 고목들이 강화도 곳곳에 즐비하다는 것도 신기했다. 강화도가 외래 서양 문물이 유입되는 첫 관문이 되다 보니 가톨릭이나 성공회 성당들 같은 오래된 건물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막히는 길이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는 하루짜리 여행코스로 추천한다.
* 사족 - 본문에 방문했던 <하이카라야>는 이제 더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식당 경영이 이만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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