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의 인테리어를 생각하면 <New Trends>라는 글 카테고리가 아니라 <Old Memories> 정도가 더 맞겠다. 하지만 이런 70년대 풍을 재현한 곳들이 더 구미에 당기는 것이 엄연한 'New Trend'이다.
안암동 고대병원 정문에서 비탈을 따라 내려가다 안암역 지하철 2번 출구와 맞붙어 있는 이면도로로 좌회전해서 50미터쯤 더 들어가면 왼편에 '무아국수'가 보인다. 식당 바로 옆에 두 대가 겨우 들어갈만한 주차장 도 가지고 있다.
대학가 식당이다보니 저렴한 가격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소박한 메뉴와 어울리는 이곳은 학생들 뿐 아니라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마니아가 많고 인근 개운산에 들른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여러 모임의 집합 장소이기도 하다.
멸치국물로 우려낸 물국수가 주메뉴인것 같다. 아내는 회국수를 주문했는데 물국수만 못하다. 아울러 콩국수가 유명한 곳이라 하니 한 번 다시 들러야겠다.
그 밖에도 여러 전 종류와 두부김치, 동동주, 그리고 특이하게도 따끈한 '정종'을 메뉴로 가지고 있다.
2~3천원대의 저렴한 가격,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모의 젊은 대학생들, 혼자서도 국수 한 그릇 비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어찌 보면 고풍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일본식 선술집의 느낌도 있는 이곳이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왠지 비오는 날 생각날 것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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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4.23.
티스토리 이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는 <New Trends>란 카테고리가 있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이긴 하지만 '얼리어답터'들이 좋아할 만한 가젯들이나 유행을 타는 이슈들 중에 내가 관심 있게 본 것들을 다루는 내용이었고 제법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나무로 된 문틀 사이사이 유리를 달아낸 미닫이문이 특징인 노포 스타일-주로 식당이다-이 언제가부터 하나 둘 생기던 때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한 내용이었다. 소멸한듯한 기억을 대신 소환해 주는 그런 물건들이 '레트로'란 이름을 달고 유행을 하기 시작한 그런 때였다.
얼마 전 금토드라마로 시작된 <수사반장 1958>이 과거의 향수를 불러올 수 있을까 싶어 1회를 보다 중간에 채널을 돌렸다. 첫회의 시청률이 10%를 넘겼다는 뉴스와는 달리 배우의 억지스러운 연기하며-이제훈의 너무 신식 헤어스타일은 도대체 집중이 되질 않는다-급하게 급조했을 법한 지나치게 낡은 소품들 하며 드라마의 완성도란 측면에서도 불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제목이 말해주듯 70~80년대가 배경이었던 원작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58년~62년의 사건들을 다룬 '프리퀄'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나의 추억을 소환하기에는 전혀 맥이 닿는 부분이 없다. 다시말해 최불암 아저씨가 자신을 추억하는 정도의 전개이다. 노령화 시대이니 70세 전후의 시청자를 타깃으로 삼았다면 할 말은 없다.
새로운 것의 생경함에 느끼는 신선함과 오래된 것에서 느끼는 친숙함 그리고 그 소멸에서 오는 아쉬움에 대해 양쪽 모두 관심이 간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에서 느끼는 그런 감정일꺼다. 변화와 보수 사이에 갈등하는 부동층의 마음이랄까.
이게 다 갱년기 증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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