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하순에 미국에 다녀올 계획이다.
LA에 살고 있는 처남집에 들러서 딸아이를 2개월 정도 맡겨두고-뭐 거창한 어학연수는 아니고 그쪽 방학일정에 맞추어 진행되는 몇 종류의 여름캠프에 참가시켜서 국내와는 다른 좀 큰 물(?)을 보고 들어오게 하는 것으로 족하다- 우리 부부는 열흘정도 일정으로 미 서부를 둘러보고 돌아올 계획이다.
이제까지 출장을 위해서는 여러 번 미국을 방문했었으나 내 돈 내고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값싼 항공사 좌석을 여러 날 동안 찾았다.
요번에 확인한 바로는 국내외 항공사와 상관없이 기간과 경유 여부에 따라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
결국 나리타를 잠시 경유하는 '노스웨스트 항공'으로 결정했다.
우리 부부와 귀국 일정이 다른 딸아이의 일정까지 맞추다 보니 여러 변수가 생긴 데다, 미국 방학 시즌과 겹치면서 항공권을 입맛대로 고를 형편이 아니었다.
출장길에 이용했던 외국 국적기(미 국내선이었지만)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그리 편한 일정은 아닐 것이다. 그 뚱뚱한 아줌마 스튜어디스들과 십여 시간 이상을 날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 아가미가 답답해진다.ㅠ.ㅠ
항공요금을 지불하고 이메일을 통해 e-티킷을 수령했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점 하나. 다음 사진을 보시라.
나갈 때는 분명 무료 수화물이 2개로 되어 있는데 귀국 편에는 하나로 되어 있다.
'이건 뭥미?'
처음엔 오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나갈 때 두 개 들고나간 가방을 하나 버리고 오라는 말도 아니고,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닐 테지 하고 말이다.
그래도 몰라... 혹시나 하고 몇몇 검색 사이트를 뒤지니... 생각지도 못했던 공지가 보인다.
[안내] 델타/노스웨스트항공 무료 수화물 규정 변경안내
2009년 7월 1일부터 델타/노스웨스트 항공의 모든 국제선(태평양/대서양 횡단노선) 목적지로 보내지는 두 번째 수하물에 대하여
미화 50불의 초과 수하물 요금이 부과됨을 알려 드립니다.
이는 항공권을 2009년 4월 22일 이후 발권하는 경우에 적용되며 7월 1일은 한국 출발만이 아닌 모든 국제선 여행일 기준입니다.
첫 번째 수하물은 기존과 같이 무료로 처리됩니다.
※ 출처 : 투어 익스프레스
이런 제길!
결론적으로 7월 1일부로 규정이 바뀌는데 공교롭게도 출국과 귀국 사이에 그 날짜가 놓여있다.
미 국내선의 기내식을 최초로 유료로 팔아먹었던 노스웨스트!
나쁜 건 애들이 금방 배운다. 조만간 죄다 따라 할 텐데 너네 어려운 건 알겠는데 이건 좀 너무하지 않니?
델타항공과의 합병 이후의 '마른걸레 쥐어짜기' 활동들이 계속되나 본데 이역만리 나에게도 영향을 줄지는 미처 몰랐다.
갑자기 2천 원어치만 택시를 태워달라던 TV CF가 떠오른다.
이러다 편도 40만 원 치만 태워주고 태평양 상공에 내려줄 노스웨스트가 나오는 건 아닌지? 도대체 너 왜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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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4.29.
오래전 일이니 코로나시절을 보낸 후인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물 한잔도 인색하고 뭐든 팁이 기본 장착인 미국 문화에서 항공좌석 외에 뭐든 서비스를 옵션으로 해 비용을 받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르듯 입출국에 서로 다른 조건을 만나게 되면 당황스러운 법이다. 그것도 무려 50불짜리 비용이면 말이다.
우연하게도 요금부과 시점이 입출국 사이에 걸린 것이 문제였다. 결국 뭐든 기준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그 앞뒤로 유리한 사람과 그만큼의 불리한 사람이 나타나는 법이다.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 소소하지만 재수 없다고 넘겨버리기엔 제법 타격감이 있는 일들이 많다. 뭔가를 고심 끝에 구입하고 나면 더 좋은 것이 뒤따라 나온다든지 혹은 세일에 바로 들어간다든지 하는 소위 '머피의 법칙'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다.
그러니 늘 안테나를 세우고 적어도 얼마간 후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정리하고 예측하고 있어야 한다. 다 필요한 것도 아니고 미리 안다고 막아낼 방법이 없는 것도 많겠지만 그나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맞는 것이 덜 아프다. 아니 아프긴 해도 서운하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물건도 오픈마켓마다 제법 큰 가격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쌓아놓은 포인트들과 할인쿠폰을 더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엉뚱한 정보들도 넘쳐나는 세월이지만 방향을 제대로 안테나를 번쩍 들고 사는 일. 소소하게 중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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