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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9.5.11.] 자축! 블로그 방문객 10만명 돌파

by 오늘의 알라딘 2024. 4. 30.

블로깅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는지 기억도 없다. 이글루스의 관리자 모드 상으로는 2005년 2월이라고 하지만 그때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 블로그를 개설했는지도 아무런 생각이 안 난다.


요샌 많이 죽었지만(?) 남보다 '선빵' 지르길 좋아하는 얼리 어답터의 습성을 감안할 때 이 땅에 '블로그'란 것이 막 생겨날 때였을 것이고, 기존의 개인 홈페이지에 게시판 형태로 남기던 글들을 더 이상 관리할 역량이 안 되어 글을 옮겨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낙서판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던 몇 년의 세월이 블로그와 함께 지나갔고, 오늘 드디어 100,000번째 방문객을 맞았다.

 

이전 개인 홈페이지의 글들을 장난스럽게 옮기는 것으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 이 글로 400번째 블로깅이 된다.  


작년 이 맘때(2008년 4월 10일) 하루 방문자 수가 400명이 넘은 것을 대견해하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누적 방문자가 겨우 14,000명 수준이었으니 일 년 사이에 꽤 많이 성장한 셈이다.


철저히 개인적인 글들의 모임이지만 항상 공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책임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자그마한 정보라도 주어야 겠다는 부담. 언제든 달릴 수 있는 비판과 질문에 대한 부담.

어찌 보면 이런 '부담'들이 강박이 되고 때론 매력이 되어 여기까지 오게 했다.


이제는 그만 접기에는 너무나 많이 와 버렸다.


하루에도 많을 때는 1,000여명씩 찾아와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졸필의 글을 읽어 주시고 댓글을 통해 의견 주신 모든 분께 더욱 감사한다.
딱히 주제도 정해져 있지 않은 낙서글들에 시간을 할애해 준 (연인원) 100,000명께 맨 입이지만 역시 글로써 감사 드린다.


※ 사족 - 정말 이상하게   짜고 치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지만, '오늘...& 한 줄의 생각' 카테고리에 올린 글이 또한 정확히 100개가 되었다. 뭔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날이다.


[글 더하기]

오늘은 2024.4.30.

 

2009년. 티스토리 이전의 블로그였던 이글루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400개의 글을 쓰고 10만 번째 방문객을 맞았던 날 올린 포스팅이었다. 

2024년. 티스토리로 옮긴 지 5개월 만에 275개의 글을 쓰고 4만 명의 방문자와 40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이글루스 시절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이다. 이미 써둔 글을 정리해 매일의 생각들을 새롭게 추가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짧은 기간에 많은 글을 올렸고 카카오를 등에 업은 플랫폼인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노출이나 접근도 용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좀 이상하다. 바로 광고가 붙을 수 있다 보니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구독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내 글보다는 본인의 블로그 홍보나 구독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한 인상이 짙다. 유뷰브에 늘 붙는 '좋댓구알'이다. 한마디로 수익의 추구가 일상화된 요즘의 소셜네트워크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수익이 있는 것이 나쁜 것일 리가 없다. 좋아서 쓰는 글이지만 그걸 통해서 저작료까지는 아니어도 일정 부분 보상이 돌아갈 수 있다면 왜 나쁘겠는가? 게다가 보다 자극적인 영상 플랫폼이 넘쳐나는 속에서 블로그라는 레거시는 얌전해도 너무 얌전한 편이라 전통시장(?)의 보호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최소한의 순수성도 없이 그저 남의 글이나 기사를 복사 붙여넣기로 콘텐츠의 수만 늘려가는 블로거가 늘어나는 데다 방문자 역시 의도를 갖은 사람이 많고 댓글도 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Bot에 의해 작성된 듯 무심한 것이 늘 매달린다.

 

어찌 보면 일방적 채널인데 읽는 상대방까지 왈가왈부하는 건 좀 과했다. 하지만 늘 구슬치기와 땅따먹기 하던 그 시절이 그립듯 좀 척박했던 2009년의 블로그판이 훨씬 인간적이었단 건 아무래도 지울 수가 없다.

역시 어릴 적 놀던 물이 제일 좋은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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