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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 하나님의 은혜에게

[2005.2.11] 지난 1년, 지날 1년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9.

* 산들어린이집 단행본用 200자 소감에 올린 글

 

노란 문턱을 오르내린 지 벌써 1년이 다가옵니다. 늦은 결심의 게으른 부모덕에 이 좋은 터전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을 하루씩 상각 해야 하는 하은이에게는 내내 미안한 마음입니다.

 

집에는 하나도 없는 그 많은 동생들과 친구들이 언제나 반가워서 집에 가기 싫어하는 산들이 이제는 아이에겐 너무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순수함이 볼살 가득 녹아있는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산들과 보낸 지난 1년보다 지날 1년이 아이의 기억 속에 더욱 길 수 있도록 해줄 생각입니다. 나중에라도 "나는 산들에서 다 컸노라"라고 말할 수 있게 말입니다.

 

꿈속의 하은이는 지금도 산들에 있습니다. 

광진구 구의동의 산들어린이집 전경. 대문 색이 그전과는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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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9

 

이젠 그 동네를 떠나왔지만 가끔씩 근처를 지날 때면 아차산 산길 쪽으로 일부러 차를 몰아 어린이집 앞길을 지난다.

조금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고 늘 다니던 길도 영 어색하지만 함께 아이들을 키워냈던 추억이 담뿍 담긴 곳이다.

 

정작 부모들 간에 어울림이 불편했던 기억도 있지만 아내는 여전히 이때의 친구들을 제법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지금도 지니, 흑장미, 솜사탕이란 이름으로.

 

그들도 여전히 산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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