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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10.5.9.] 인터넷 방송국 추천 - 영국 'Classic FM'

by 오늘의 알라딘 2025. 1. 15.

언젠가 한번 부서의 팀장님이 회식자리에서 직원들에게 궁금해하는 것 한 가지씩을 질문하신 적이 있다.

그중 내게 돌아온 질문은 "윤 차장은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가?"

정말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진 나의 대답: "예, 오디오 앰프의 전원 스위치를 누릅니다." 

 

물론 나의 귀가를 기다린 아내와 딸 아이에게 하는 '입맞춤'이 출입 절차(?)로써 선행되긴 하지만 거실에 들어서서 하는 '공식적'인 일은 예외 없이 앰프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다. 예열이 필요한 진공관 앰프인 덕택에 시간을 벌어보려는 이유도 있지만, 늘 시간이 부족한 회사원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는 1초라도 더 소리를 들어 보려는 몸부림이라 보면 좋겠다.

 

이쯤에서 누군가 앰프 스위치를 누르는 일 다음으로 하는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앰프와 연결된 노트북을 켜서 오늘 소개할 인터넷 방송국의 사이트를 여는 일이라 대답할 것이다.

 

영국의 'classicfm'이라는 인터넷 방송인데 http://www.classicfm.co.uk/ 으로 들어가 상단의 Listen을 누르면 Web 플레이어 창이 열리면서 방송이 시작된다. 

 

Classic FM

The Most Relaxing Music. Listen live to Classic FM radio online. Discover classical music and find out more about the best classical composers, musicians and their works.

www.classicfm.com

영국외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듣기를 지양해 달라면서 영국 내 거주지 확인을 위한 영국 우편번호 입력을 요구한다. 형식적인 절차이니 아무 영국 우편번호나 입력하면 된다.영국 우편번호? 모르는 게 당연하다.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얻어진 아무거나 입력하면 된다. 내 경우엔 'KT3 6PW'를 입력했다. 특이한 번호체계다. 물론 매번 접속할 때마다 물어보는 것은 아니고 이후 열리는 Web 플레이어 창의 주소를 저장했다가 바로 열면 그 후론 물어보는 일 없다.

 

이 방송의 특징은 무엇 보다 뛰어난 '음질'이다. 어느 정도의 전송률로 방송이 이루어지느지 모르겠으나 그동안 들어온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의 음원 중 단연 최고이다. 단순히 전송률이라는 숫자로만 만들어진 방송이 아니란 건 확실하다.

 

아래위로 넓게 열리는 다이나믹스하며 섬세한 해상도, 홀톤의 울림...... 대형 극장 스피커로 가끔 느끼게 되는 폭포 같은 사운드의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KBS FM 콩'으로는 도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라 안타까움과 부러움이 함께 교차하는 대목이다. 왜 우리네 인터넷 방송은 이런 음질적 부분에는 신경 쓰지 않을까?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이 이런 인터넷 방송에서는 무색해지는지......ㅠ.ㅠ

 

덕분에 다른 인터넷 방송 채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으며 마크레빈슨 CDP도 T2 DDC와 연결하여 그저 DAC로만 하루종일 고생하고 있다. 푸바나 다른 플레이어의 음장 보다도 한 수 위라 생각한다. 별 수 역시 방송인 탓에 전곡보다는 일부 악장 중심의 짧은 레퍼토리가 이어지지만 간결한 곡 소개와 편안하고 익숙한 선곡 역시 클래식 애호가로서는 정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딱히 CD를 갈아 끼울 필요 없이 편안하게 최상의 음질로 음악을 듣겠다 생각했다면 'classicfm.com'을 조금 높은 볼륨으로 듣는 것 이상의 선택이 없다.

 
투박하게 들리는 영국식 발음으로 이어지는 진행자의 중저음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인 방송이다. - 가끔 중간중간 나오는 프로그램 광고 방송 역시 멋지다고 하면 지나친 '사대주의'일까?
 
아이폰용 Classicfm 어플이 따로 있으니 아이폰/팟 사용자는 앱스토어에 내려받아 이용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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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1.15. 

 

지금은 KBS KONG이 어느 수준의 음질로 인터넷 스트리밍을 송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이엔드 DAC로 컨버팅을 해 듣고 있기 때문에 원본 음질에 그간 무심했다.  하지만 15년 전 당시-아직도 그런지 모르겠지만-엔 귀에 분명히 인지될 정도로 음질이 좋지 못했다. 

 

그 와중에 무료로 스트리밍이 되고 별도 앱도 있는 인터넷 라디오의 발견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사이먼 오디오랩의 전신 격인 당시 에이프릴 뮤직의 사이먼(이광일) 사장의 게시글에도 가끔 위 방송을 듣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을 봐선 혼자만의 생각은 분명 아닐 것이다. 

 

15년이 흘렀으니 본문에 소개한 가입방법 등은 달라졌을 것이고 그간 네트워크 플레이가 주류가 된 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여기저기-ROON 같은-앱마다 여전히 스트리밍 소스로 ClaaicFM이 살아있다. 버티기 쉽지 않은 시절은 넘겨왔는데 여전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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