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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12.3.19.] 주말엔 이러고 놀았다

by 오늘의 알라딘 2025. 5. 16.

요즘의 중고등학교가 내가 다닐 때와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봉사활동'이 평가 항목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세상이 보편적 봉사를 추구하는 아름다운 사회로 변한 것인지 아니면 이렇게라도 않으면 봉사 활동이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척박한 현실의 반영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 년에 몇 시간만이라도-설사 그것이 강제적이라도- 봉사 활동으로 시간을 보낸 다는 것은 분명 달라진 것이다.

 

지난 주말엔 '홍은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진행된 파티시에 봉사 활동에 딸아이를 참석시켰다. 제빵 실습도 하고 만들어진 빵을 주변의 불우이웃에게 제공한다 하니 두 시간짜리 봉사 활동치곤 흥미와 봉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낮의 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간 토요일의 따스함을 맛보면서 아내와 홍은동 골목길을 느리게 걷고 커피를 마시며 딸아이가 마치기를 기다린 두 시간도 느긋하게 보낸 주말의 한 토막으로 나쁘지 않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홍대 앞 Japan Record에 들렀다. 일부러 찾아가기엔 힘들었는데 근처에 온 김에 들러 8장의 LP를 구입했다. 그중 호로비츠의 런던 공연실황은 거의 신보 수준의 깨끗한 레코드였고 '햇빛촌'의 가요앨범을 제외하고는 디스크 상태가 모두 양호해서 살짝 먼지만 털어주면 되겠다.

날 따뜻한 날에 황학동이나 남대문 등으로 LP사냥을 다니는 것도 꽤나 멋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 아닐지?^^

 

※ 사족 - 최근 다시 아날로그가 인기라지만 이런 LP들의 단가가 죄다 10,000원을 넘어가는 것은 지나친 가격이라 생각한다. 제작 설비가 희소해진 탓에 다시 찍어내는 신판의 가격이 비싼 것은 이해하겠지만 이미 '고물'로 인수한 물건들을 몇 만 원 씩에 재활용하는 것은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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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5.16.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보거나 LP를 손질하며 커피 한 잔을 홀짝거리는 것 같은 느긋함이 주말의 아이콘일텐데 5월의 주말들은 늘 그렇지 못하다. 어버이날 행사, 나를 포함한 가족의 생일 모임, 교회의 이런저런 행사 들. 때마침 주말마다 내려주는 비가 느긋함을 부를 만 한데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젠 해상도 어쩌구 따위는 신경도 안 쓰는 정말 음악을 듣는 사람이 되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쉬어도 쉬는 게 아닌 더 마음만 분주한 주말의 반복이다. 아직 쓰임이 있는 사람이란 의미일지? 

 

오늘은 금요일 주말을 앞두고 창밖으로 비가 또 시작이다.

 

그냥 사무실에서 일하며 듣는 헤드폰질로 내일의 분주함에서 조금 멀어져야겠다. 음정이 불안 불안한 느낌의 라그로로 시작하는 쇼스타코비치 첼로 콘체르토 No.2가 오늘의 선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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