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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6.7.7] 오디오 & 케이블?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28.

오디오를 생활(?)로 하면서도 내내 찜찜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케이블들이다.  이 것 저 것 기기들을 바꿈질해 봐도 왠지 모를 2% 부족함에 결국 마지막에 손을 대는 물건이기도 하다. 사실 어찌 보면 단순한 전기 신호를 보내는 것이고, 그리 먼 거리를 전송할 필요도 없는 케이블에 미터당 몇 십만 원에서 그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이 제대로 보일리 없다. 또 케이블 하나를 바꾸고는 음장감, 해상도, 분리도, 투명성 등등 이루 해석해 내기도 어려운 단어들을 열거해 가며 성능을 자랑하는데 침을 튀기는 사람들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아니 이제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정작 케이블에 따른 차이를 두 번 정도 경험해 보고는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전까지 사용하던 JMLab 북쉘프인 PS 5.1의 경우 처음엔 막선을 사용하다 막선을 겨우 벗어난 미터당 4,000원 수준의 저음특성이 강한 까나레 4s11g로 교체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쏘는 고음은 차분해지고 저음의 양의 증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고음을 깎아 먹었다는 착색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케이블 때문에 소리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그 후 복각 PMC FB1으로 교체한 후에는 크게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질의 케이블을 찾다 Gepco의 GSC-1200HS를 구하게 되었다.

미국의 범용 케이블 제조사인 갭코는 몬스터사와 함께 무난한 수준의 케이블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회사로 1200HS는 그중 고급라인에 속하는 미터당 만원 수준의 케이블이다. 이 가격대에는 따로 적수가 없을 정도로 화사한 고음을 자랑하는 어쩌면 이전에 사용하던 까나레와는 정 반대의 성질을 같고 있는 케이블이다. 복각 PMC가 저음 특성이 좋다고 하여, 일부러 고음을 강조할 케이블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가뜩이나 쏘는 특성의 로텔을 내치게 된 것도 바로 이 케이블의 영향도 있다.

 

일반 평범한 전기줄 처럼 흰색의 PVC피복으로 덮여있다. 게다가 뻣뻣하기까지 해서 그리 두껍지 않음에도 유연성이 떨어지는 이 케이블에 외관상의 큰 점수는 줄 수 없다. 하지만 정말 맑은 음을 찾고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볼 필요가 있으며 스피커의 특성을 최대한 뽑아 줄 수 있는 케이블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찜찜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앰프 실렉터와 인티앰프 사이에는 여전히 카나레의 4s8g가 물려있다는 것이다. 앰프에서 실렉터 그리고 스피커로 이어지는 케이블이 각 각 다른 선재로 되어있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케이블 특성을 분명 바로 나타내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참에 같은 1200HS로 교환했다. 결과는?

 

이제까지 알았던 1200HS의 진가는 실제의 80% 밖에 알지 못하던 것이다.  늦은 시간에 FM을 잠깐 틀었을 뿐인데 이제껏의 아나운서 목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 맑고 투명한 -이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이구나 하고 처음 알았다- 음이 아주 제법이다. 권하고 싶다. 케이블은 가급적 한 가지 선재로 통일할 것! 

 

하지만 파워케이블은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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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28.


본문의 Gepco의 GSC-1200HS는 지금도 창고를 뒤지면 어디 보관되어 있을 거다. 중고로 팔지 않았다. 못했다.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푸들 강아지가 매번 스피커 뒤에 숨어 오줌을 자주 쌌는데 그게 스피커 케이블 위에 결정(?)으로 굳어 닦아내는 게 일이었다. 흰 케이블이 노랗게 변색이 되어 도저히 시장에 내놓지 못했으니.

공교롭게 아내의 생일에 세상을 떠난 제나(~2017.1.1)

 

사실 케이블에 신경을 써야하는 논리는 단순하다. 소리의 시작과 끝도 전기 신호요 모든 오디오 관련 제품이 케이블이든 패널 동판이든 전부 전기를 흐르도록 하는 통로이자 혈관이니 그 혈관을 좋고 깨끗한 것으로 관리하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혈관의 조작을 통해 의도적으로 소리를 어느 정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한다. '좋게'가 아니라 '다르게' 할 수 있다.

 

좋고 나쁨은 상대적 기준이라 온당한 비교가 아닐 것이고, 케이블 만으로 소리가 일정 부분 바뀐다. 왜곡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텐데 그걸 즐기는 거다. 

 

보통의 오디오 파일은 벽체 쪽 전원케이블을 바꾸었을 때 제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본다고 한다. 하지만 내 경우는 반대다. 전원 쪽은 아무리 바꾸어 봐도 도통 변화를 모르겠는데 인터케이블이 제일 직빵이었고 그다음은 스피커케이블 그리고 먼 간격을 두고 파워케이블은 그저 심리적 안정일뿐인 순서이다.

 

그러니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지 말자. 본인이 못 느끼면 그만이니.

LP의 지직거림이 천상의 소리인 사람이 있듯 오디오만큼 제멋대로 해도 되는 영역이 없다. 

 

오늘도 좋게 보다는 '다르게'를 꾸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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