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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6.6.9] 일제 앰프 그리고 럭스만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27.

얼마 전 회사 선배와 식사를 함께 했다. 오래간만이어서 반갑기도 했지만 일전에 사진촬영에 관심이 많았던 선배여서 나와 일견 취향이 비슷할 것 같아 늘 호감이 있던 선배였다. 식사 중 이런저런 대화 속에 또 하나 발견한 사실은 이 선배가 오디오와 클래식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탄노이 스피커와 '럭스만' 인티를 사용한다고 했다.  자세한 모델까지 묻진 않았지만 예상대로 같은 과(?)인 걸 확인하게 되었다.

 

그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고 앰프에 대한 묘한 불만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바꿈질한 PMC 복각스피커를 제대로 울려주지 못한다. 고음이 쏘는 특성의 앰프라는 리뷰를 이제까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바꾼 스피커를 통해서는 너무도 확실하다. 조금만 오래 들어도 피곤하다. 한 번 정이 떨어진 앰프라 채 팔리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앰프를 들이게 됐다. 이번엔 럭스만 L-501s다.  바로 선배가 쓰고 있다는 앰프와 같은 브랜드다. 그 선배가 좋아할 음색이라면 나도 마음에 들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기도 하다.

 

확실히 고역의 쏘는 음이 덜하고 화려한 음색이다.  일제 앰프의 특색이 확연하다. 아큐페이즈와 함께 일본 앰프를 대변할 만하다. 하지만 뭔지 모르게 2%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중역대가 조금 비어 있는 느낌? -나에겐 보다 고출력 앰프가 필요한가 보다. 

 

청담동의 젊은 오디오광의 좁다란 방에서 앰프를 들고 왔는데 바꾼 앰프 보단 오히려 그곳의 장비들이 눈에 밟힌다.  JMLab의 유토피아며 MBL의 파워앰프! 리스닝 공간에 비해 과한 물건들이 제 역할을 못할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그의 물욕해소에는 충분하리라.


[글 더하기]

오늘은 2023.11.27.

 

로텔의 저가 인티앰프에서 비록 중고지만 나름 역사가 있는 럭스만으로 옮겨갔던 시절인걸 보니 오디오 생활 중에 막 초급기에서 중급기로 넘어가려 하던 그 혼돈의 시기였나 보다.

 

사실 저 럭스만은 내 오디오 생활 중 가장 짧은 시기를 보내고 방출한 앰프라 본문은 그다지 의미 있는 내용이 없어 지울까 하다 다음에 올릴 글과 연결이 되는 데다 본문의 선배와 처음 오디오 관련 대화를 나눈 시간이라 추억 삼아 남긴다.

 

[2006.6.9] 새로 들인 앰프 - Dussun v8i 구입 및 설치기

요 몇 달 사이에 오디오 장비에 몇몇 변화가 있었다. 스피커가 JMLab 북셀프에서 영국브랜드인 PMC FB의 복각 스피커로 교체되었고, 앰프는 로텔 RA-02에서 럭스만 L-501s로, 그리고 다시 Dussun v8i로 교

aladdin-today.tistory.com

 

그룹입사 후 한번 계열사를 옮겼는데 선배는 그때 우릴 맞아 준 인사팀 대리였다. 선배가 과장 차, 부장 상무가 되는 동안 나 역시 선배와의 터울만큼 열심히만 따라가다 부장에서 멈춰 섰다. 잠시 담당임원과 부서장 관계로 근무한 것을 마지막으로 선배는 영업현장의 본부장으로 옮긴 후에는 자주 볼 기회가 없었다. 그 후로도 선배는 승진을 거듭했고 회사를 떠나 자회사 전무로 지금은 모 자산운용사 부문대표 부사장으로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과의 인연을 물건으로 푸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선배가 사용했다던 '럭스만 앰프와 탄노이 스피커'가 결국엔 내게도 동일하게 스쳐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럭스만 앰프와 탄노이 스피커 모두 내 오디오 인생에서 제일 잠깐 동안만 소유했던 앰프와 스피커였으니, 결국 선배와는 취향이 영 안 맞았았을지도.ㅎ

 

그러니 조심하자.

선배로서의 한마디가 그를 따르는 후배들에게는 제법 영향력이 커서 두고두고 그 길을 따라 걷게 만든다. 

 

사족 : 럭스만은 혹시나 싶어 이후 A클래스 인티 L-550A를 한번 더 들였다가 역시 곧 내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앰프가 아니라 스피커 잘못있었는데 이 사연을 다시 쓸 기회가 있을지 싶어 우선 사진만 기록용으로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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