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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6.6.9] 새로 들인 앰프 - Dussun v8i 구입 및 설치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27.

요 몇 달 사이에 오디오 장비에 몇몇 변화가 있었다.  스피커가 JMLab 북셀프에서 영국브랜드인 PMC FB의 복각 스피커로 교체되었고, 앰프는 로텔 RA-02에서 럭스만 L-501s로, 그리고 다시 Dussun v8i로 교체되었다. Dussun사의 v8i는 마크레빈슨이 설립한 RRM(Red RoseMusic)의 Affirmation앰프를 동일 생산 라인에서-일부 부품의 교체는 있겠지만- Dussun의 브랜드로 출시한 것이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성능과 디자인의 앰프를 1/5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레빈슨의 기술을 빼돌려 장사하는 것이라는 추정으로 Dussun社의 도덕성을 논하기도 하지만 사용자에겐 즐거운 일이다. v8i는 8옴 기준 채널당 250W를 출력해 주는 A Class앰프로 무게만 40kg에 이르는 스펙만으로는 몬스터급 인티앰프이다. 다음은 앰프의 구입사이트에 올린 구입 및 사용기이다.


좋은 물건을 받았으니 한 줄 사용기라도 남겨야겠다는 의무감에서 글 올린다. 하지만 아직 제품 수령 후 불과 삼일 밖에 안되었고 사용기를 쓸 역량도 안되니 우선은 구입 및 설치기로 올린다. 혹시라도 구입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저는 대단히 실용(?)적인 기기 밖에 없어서 기기를 가지고 논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

 

■ 스피커 : 복각 PMC FB1 ■ 직전 앰프 : 로텔 RA-02 → 럭스만 L-501s ■ CDP : NAD 521Bee ■ 케이블 : 스피커 - 갭코 1200HS, 인터 - 몬스터 Interlink 550, 파워 - 트리니티, 점퍼 - 뉴트릭 금도금 단자 & 네오텍 OCC 단심선 3006 ■ 전원장치 : Nature 3500 MK2 차폐트랜스 ■ 그 외 : LCD 프로젝터 등 홈시어터 장비 일체

 

이번 기기 교체의 발단은 위 스피커인 복각 PMC의 구입에서 시작한다. 이전 몇 년간 JMLab의 구형 북셀프인 Point Source 5.1(중고가 100만 원 내외)을 사용하고 있었다. 많이 보급된 기종은 아니지만 JMLab 특유의 명징한 고음과 북셀프 치고는 단단하면서도 풍성한 저음이 대단히 인상적인 기종이었다. 하지만 구형이다 보니 바인딩포스트의 접점에 다소 문제가 생겼고 40평대 아파트 거실에서 울리기엔 다소 부족한 것 같다는-막연한-생각으로 스피커 교체를 알아보고 있다가 한창 인기가 시작된 '복각' 프로악 2.5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앰프가 로텔의 엔트리급 인티인 RA-02였는데, 기본기가 있는 앰프이긴 했으나 프로악 2.5를 울리기엔 역부족이었고 AV의 프런트 스피커를 겸할 수 있는 스피커가 필요했으므로 복각라인에 프로악과 함께 등단했으나 별로 인기가 없는 PMC가 대안으로 들어왔다.

 

상대적으로 음압이 높고 순발력과 저음 특성이 좋은 데다 적당히 에이징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피커라는 리뷰를 보고 이곳은 아니지만 다른 분이 잠시 사용하던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같은 사이트에서 복각 프로악과 함께 수입 판매하다 내려 버렸는데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워낙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해 본다. 저음 특성이 좋은 스피커의 고음부 보완을 위해 고음부를 살려 주는 스피커케이블로 유명한 갭코 1200HS로 케이블을 교체하고 거실에 설치하고 보니 로텔의 고음 특성과 어울려 너무 쏘는 느낌이 강했고 저음은 충분히 내려와 주긴 하는데 생각보다 양은 별로였다. 게다가 피아니시모와 포르티시모 사이의 음량 변화가 지나칠 정도인 데다가 가장 치명적인 것은 중역대가 허전한 것이 한 마디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음이 나온다. 아무래도 로텔과의 궁합은 적당해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스피커를 울려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보인다고 할까?

 

고음의 날이 선 탓에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독주는 발군이지만 오래 듣기엔 피곤한 음이다. 복각 PMC는 오히려 홈시어터용 프런트로 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 같다. 소니 AV 리시버의 신호음을 하나하나 잘 전개해 주면서도 우퍼가 필요 없는 정도로 특유의 저음도 잘 뿜어줍니다. 하지만 클래식에서는 여전히 자연스러운 중역대 재현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며칠간의 서핑을 통해 새로 들인 앰프는 럭스만의 L-501s. 럭스만은 고출력 앰프는 아니지만(80W 수준/8옴) 아큐페이즈와 함께 일제 앰프 특유의 부드럽고 화사한 고음과 진공관 앰프와 비슷한 음색을 맛볼 수 있어서 탄노이 등의 궤짝형 앰프와는 좋은 매칭이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막상 복각 PMC와 연결해 보니 고음의 유려해지고 화사해짐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만, 여전히 중 저역대가 허전하다. 내부의 복잡한 경로를 통해 저음이 돌아 나오는 인클로저의 PMC형이긴 하지만 통울림이 극히 제한적인 톨보이인 탓에 중역대가 받쳐주질 못하면 뒷 북을 치는 저음이 나온다. 중역이 약한 상태에서 나중에 튀어나오는 베이스 음이 그리 만족스러울 수 없으니 결국 별 대안도 없이 럭스만을 내친 후에 실험정신으로 찾은 앰프가 Dussun의 앰프이다.  

 

중국제 스피커에 중국제 앰프라는 상성(?)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막 가보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먼저 구입한 여러분의 평들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어서 다행^^ 스펙으로 보아선 가정용으론 v6i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프리앰브부가 v8i와 동일하다면 음색도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입한 물건 위에 상위기종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으로선 정신건강상 그리 유리할 것이 없다. 언젠가 그걸 구입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맘이 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바꿈질 병이 생겨날 것은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슨 이유인지 해외 리뷰에서는 v8i와 v6i의 음질을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 v8i가 차갑다면 v6i는 상대적으로 따뜻하다는 평. 음색은 (상대적으로) 프리에서 만들어 내는 것일진대 프리앰프부가 동일한 두 앰프의 음질차이는 왜 나는 것일까?  하지만 전 그냥 쉽게 생각해서 "같은 커브구질의 공이라 해도 아마추어의 공과 프로의 그것이 당연히 다를 것이다"는 정도로 정리하고 구동력이 좋은 v8i의 음질이 같은 볼륨에서는 상대적으로 날이 선 차가운 음색으로 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얼추 마무리하고는 v8i로 들이기로 결정했다. 물론 30만 원 정도의 차이를 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전혀 다른 브랜드의 앰프를 바꾸어도 사실 그 차이가 미미한 법인데 같은 라인에 있는 앰프라면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순전히 이번엔 정신건강을 위한 지름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요 몇 달 사이에 제품가격이 20여만 원이 떨어진 상태라서 쉽게 손이 나간 경우^^

 

지난 월요일(5/24일) 입금 후 금요일(28일) 물건을 수령했으니 중국에서 물 건너온 놈 치고는 상당히 빠른 배송이다.  물론 앰프 없이 지낸 4일은 넉 달과 같이 느껴졌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심지어 앰프 배송받는 꿈도 꾸었으니 ㅎ. 퇴근하고 돌아오니 박스가 해체되고 앰프는 거실로 나와 있었습니다. 배송기사들이 이상확인을 위해 꺼내 보셨다는데 보강을 위해 넣어 주신다는 베니어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기사 분들이 다시 수거해 가신 것 같기도 하고 암튼 기계는 이상 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앰프 이동시 두 분이 하시길 강력히 권해 드린다. 4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놈이라 들 때는 생각보다 쉽게 들린다 싶었는데 착지(?)가 안 좋아서 허리를 좀 삐끗했다. 지금도 허리에 케토톱 두 장을 붙이고 있다. 조심! 앰프 잘 못 들다 집에서 쫓겨난다.

역시 중국제 파워케이블은 무용지물이라 이곳에서도 공구하고 있는 대구 와싸다 채사장님 표 트리니티 파워케이블(POPP단자 사용)을 Nature 차폐 트랜스와 연결하고 점퍼핀 역시 뉴트릭 금도금 단자와 네오텍 OCC 단심선 3006으로 제작된 점퍼케이블로 교체했다. 좌우밸런스도 적절하고 트랜스 험 없다. 화이트 노이즈 역시 없다. 다만 특색 없는 프런트패널과 지나치게 깊은 사이즈가 좀 부담스럽다.

 

이제 삼일 되었으니 음질을 논하긴 아직 이르지만 분명한 것은 앰프교체가 적어도 내겐 성공적이라는 것. 솔직히 스피커 교체가 더 빠른 길이었겠지만 확실히 중역대가 보강되고 같은 볼륨에서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이제껏 들리지 않았던 악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이런 걸 무대가 넓어진다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역대와 저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덜 피곤한 음이다.  소스기기나 인터케이블의 매칭에 따라서는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무한하다는 점에서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견한 단점

1. 리모컨에 파워 On/Off 가 없다는 것은 대단히 불편하다.

2. 리모컨의 성능 역시 별로. 소니 통합리모컨을 사용하니 문제가 없는데 전용 리모컨은 정말 바로 쏴 아니면 반응이 없다.

3. 볼륨 노브가 아무리 봐도 부실하다. 힘없이 돌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손을 놓는 순간  미세하게 움직인다는 느낌 (헐렁거린다고 할까?)

 

조금 더 사용해 보고 진지한 사용기는 다시 올리기로 한다. 


[글 더하기]

오늘은 2023.11.27.

 

본문에 쓴 날짜를 추정해 볼 때 생일인 5월 20일 즈음에 이미 사용하던 럭스만 앰프를 팔아먹고 생일선물을 빙자에 아내에게 윤허 받은 추가 자금을 더해 주문한 후 2006년 5월 28일에 수령해 여기저기 설치기를 올린 후 6월 9일 블로그에도 옮겼던 글일 것이다.  그러니 같은 날 올렸던 앞에 글 '일제 앰프 그리고 럭스만' 에 나온 럭스만 앰프는 5월 초중순에 잠깐 사용했으리라.

 

[2006.6.9] 일제 앰프 그리고 럭스만

얼마 전 회사 선배와 식사를 함께 했다. 오래간만이어서 반갑기도 했지만 일전에 사진촬영에 관심이 많았던 선배여서 나와 일견 취향이 비슷할 것 같아 늘 호감이 있던 선배였다. 식사 중 이런

aladdin-today.tistory.com

 

제법 마음에 들었나 개봉/설치기 수준이었지만 장문의 글을 썼었다. 하지만 다시 이 글을 읽는 오디오 입문자가 있다면 '저 따위' 앰프보다는 스피커를 먼저 결정하라고 강력 조언한다. 작은 예산 한도 내에서 뭔가를 꾸리려다 보니 이것도 이것도 다 고만고만하게 시작하는 이유를 누구보다 이해는 하지만 예산의 절반은 무조건 스피커에 투자를 하고 시작해야 그나마 오랫동안 2중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이 구태한 중국산 앰프 관련 글을 또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명심해라 스피커가 최우선이다!

 

스피커를 고르는 일은 가수를 고르는 일이다. 나머지 기자재들-앰프, 소스기기 등등-은 그저 그 가수가 노래를 좀 더 편하게 즐겁게 부르게 만드는 일종의 보조 수단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조용필'을 골라 시작하면 나머진 그가 며칠 굶고 부르든 소리를 죽여 부르든 아니면 길바닥에 누워 부르든 그건 상관없다. 어차피 조용필이 부르는 거니.

 

그 진리의 가수를 찾는데 바보스럽게도 너무 오래 걸렸고 더 이상 중고거래가 불가능한 고가의 국산 스피커를 들임으로 강제로 바꿈질이 멈추었다. 전속 가수의 결정이 쉽진 않겠지만 다시 말한다. 스피커에 우선 가용한 예산을 몰빵해라.
위 본문을 쓸 시점에서도 앰프를 바꿀 것이 아니라 저 중국산 복각 짭 스피커를 내다 버리는 게 답이었는데 공연한 미련이 많았다.

 

날이 서늘해진 이후로 가급적 자주 음악을 듣고 있다.

무인도의 디바가 숨어있는 듯 여전히 목소리가 쌩쌩한 '전속 가수'와 강산이 한번 바뀔 세월을 넘겨 한 길을 걷고 있는데 공연히 이제 와서 슬슬 권태가 온다.

 

아 어쩌란 말이냐?
이젠 내게 전속 계약을 새로 쓸 예산도 열정도 없으니. 허다한 기획사들이 망하는 이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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