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앰프를 내친 지 하루 만에 안방마님 자리를 럭스만 L-550a에게 넘겨줌으로 해서 '2008 이사기념' 새판 짜기를 일단락했다.
들인 지 하루 동안 거의 종일 가동하며-순 A급앰프이니 전기료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꼼꼼히 성능을 점검해 봤다.
추가적인 케이블 튜닝 등이 필요하겠지만 90점 이상의 점수를 줄만하다. 아무리 능률이 좋은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불과 20w 내외의 출력으로 과연 스피커를 쥐고 흔들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가장 컸던 것이 사실인데, 순전히 기우였다.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일청의 소감이 바로 두순 V8i 이상의 드라이빙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트라이앵글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저음의 빈곤감이었는데 물리자마자 이제까지 듣지 못했던 저음이 터져 나온다. 이게 이제 까지 듣던 트라이앵글이었단 말인가? 오히려 저음을 조금은 통제할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궁리까지 해야 할 정도이다.
L-590a와 함께 럭스만 창립 80주년 기념 모델로 제작된 550a는 럭스만에서도 20여 년 만에 제작하는 A급앰프라고 하니, 그들의 노력도 사뭇 남다른 기조일 것이다. 럭스만 고유의 디자인에 최근엔 보기 힘든 실버바디는 충분히 럭셔리하다. 은색의 바디에는 조금 안 어울린다는 생각의 노란 파워메타를 보면서 꼼꼼한 만듦새에 한 번 더 탄복하게 한다.
A급 앰프답게 열이 많다. 적당히 달구어져야(?) 최고의 성능을 내는 태생의 습성 때문에 앞으로 열과는 좀 친해져야겠다. 곧 여름인데 걱정이다. 겨울을 앞두고 들였으며 참으로 좋은 난방기구 역할까지 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작은 볼륨에서도 똑같은 음질로 최선을 다하는 A급앰프의 장점이 쉽게 볼륨을 높이기 힘든 아파트에서는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튼 이전에 들였던 501s-그렇다고 이 기종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당시와는 너무도 달라진 환경에서 듣고 있기 때문이다-시절과는 사뭇 다는 럭스만의 저력을 보게 된다.
이번 바꿈질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숫자로 표현된 앰프의 출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저출력의 진공관 앰프로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Hifi 시스템 구성]
■ 스피커 : JMLab PS5.1 → 복각 PMC FB1 → 트라이앵글 셀리우스ES
■ 앰 프 : 로텔 RA-02 → 럭스만 L-501s → Dussun V8i → 럭스만 L-550a
■ CDP : NAD 521Bee → 마란츠 SACDP SA-7001 → 마란츠 SACDP SA11s1
■ 전원장치 : Nature 3500 MK2 차폐트랜스
■ 앰프셀렉터 : Fine AV
■ 그 외 : Epson LCD 프로젝터 등 홈시어터 장비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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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13
아직도 시청료를 운운하는 공중파를 무색하게 이미 세상은 OTT 플랫폼이 '구독료'라는 신박한 시청료를 거둬들인 지 꽤 됐다. 덕분에 서양의 드라마 제작방식인 시즌제가 익숙해지긴 했으나 영 우리 취향은 아니다. 뒷정리를 안 하고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의 기분을 맛보게 한다. 하나의 시즌에 작은 결말이나마 있는 경우엔 다행이지만 미리 조금의 예고도 없이 허리를 자른 후 시즌을 종료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몇 년이 지나도록 후속 시즌이 없거나 주요 배역의 배우들이 일신상의 이유로 교체되는 경우도 있고 전과는 다른 외모로 역변해 함께 늙어가는 씁쓸함을 곱씹게 하기도 한다.
오디오 바꿈질에도 시즌제가 진행 중이다.
느낌적으론 스피커의 교체를 하나의 시즌으로 해서 앰프와 소스기기의 교체마다 하나씩의 에피소드를 쓰고 있는 뭐 그런 식이다. 그래서 본문은 '트라이앵글 시즌 Ep.02'에 해당하는 럭스만 L-550a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었다.
이미 결론을 아는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글을 다시 보니 그래도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마지막 줄에 "저출력의 진공관 앰프로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와 같은 복선을 남겨 이것으로 끝이 아니며 진공관으로의 기웃거림을 제법 강한 실마리로 표현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될지 시즌이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그래서 오디오 드라마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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