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로 시작한 선수교체가 스피커로 마무리되고 나선 더 이상 바꿈질-정말 아무 이유 없는 맹목적인 바꿈질이다-을 할 것이 없던 차에 이제는 케이블이다.
그동안은 갭코의 주석도금 케이블인 1200hs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이 케이블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중고역의 말할 수 없는 투명함과 많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저역이 단단해짐을 주는, 미터당 1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유일한 하이엔드 성향의 케이블이다.
1년-겨우 에이징이 될 기간일 수도 있지만-이 넘는 기간 동안 제법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고, 흰색의 케이블이 누렇게 변색된 부분도 있고 하여 옆그레이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교체를 결심했다.
교체된 케이블은 코드컴퍼니의 '카니발 실버플러스'로 What Hi-Fi등에서 여러 해 동안 동가격대 최고의 케이블로 선정되는 등 딱히 단점이 없는 케이블로 유명하다. 어찌 보면 특징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스피커케이블 본연의 모습이라고 했을 때 단점이라 할 수 없다.
특히, 은선임에도 불구하고 고역이 쏘거나 하는 부분없이 말끔하다. 중역대는 답답한 없는 무대를 보여주고 저역은 단단하다. 다행히 모니터오디오 스피커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모니터오디오라는 회사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기기의 변화를 소리로 바로 보여주는 특성 때문에 중간에 착색을 주는 케이블이라면 적당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이제까지는 싱글로 결선을 해 왔지만, 스피커의 바이와이어링 단자를 놀리지 않으려고 바이와이어링을 택했다. 결국 케이블이 두 배로 들어가는 것인 데다 그 효용(?)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음을 생각하면 낭비일 수도 있겠으나 4개의 단자에 단단히 결속된 바이와이어링 케이블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자는 코드의 정품단자가 아니라 파비안의 순은단자를 선택했다. 정품단자가 비싼이유도 있지만 은선 케이블의 특징을 동이나 금도금 단자로 성격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더 컸다. 사용하고 있는 파인 AV의 앰프셀렉터의 내부 선재까지 은선으로 알고 있으니 적어도 하이파이 쪽의 선재는 모두 '銀'으로 통일한 셈이다.
하지만, 순은으로 된 바나나 단자는 우려했던 것처럼 너무 무르다. 쉽게 휘어지고 한번 변형이 되면 원상복구가 어려운 탓에 스피커 바인딩포스트와의 결합 시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험상 스피커 케이블을 교체했을 때의 변화 인식도-기기를 바꿨구나 하고 느낌이 오는 정도. 좋고 나쁨과는 상관이 없다. 내가 지어낸 말이다-는 스피커 교체 시의 그것을 100이라고 한다면 채 10이 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10'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 바꿈질에 몰두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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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23.
본문의 케이블은 다시 싱글와이어링 스피커를 들이게 될 때까지 사용했다. 하나의 앰프에서 출발한 음성신호를 굳이 두 가닥으로 나누어 고음부와 저음부로 따로 들어가게 하는 바이와이어링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문과생인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스피커 쪽에서 점프 케이블로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스피커 케이블과 동일 케이블이 아닌 경우 선재를 교체한 효과가 반감되기도 하고 잘난 사람들이 굳이 스피커를 그리 설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 믿고 따라 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때 바나나 핀 단자를 선재와 성격을 맞추느라 은단자로 선택했는데 이게 사용하다 보면 100% 녹이 슨다. 정확히는 산화피막이 생기는 것이고 음질에는 영향이 없거나 도리어 유익하다고까지 하지만 보기 영 불편하다. 귀금속용 녹제거 용액에 담가 몇 번 녹을 제거 해 보기도 했는데 단자에서 케이블을 뺐다 끼웠다하는 과정에서 무른 은 단자에 변형이 와 헐거워지거나 휜다. 다루기 쉬운 금속은 확실히 아니다.
코드 컴퍼니. Chord Company. 이름 그대로 '전깃줄 회사'다.
무슨 이유인지-아니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지만-자기가 하는 일을 '직설적'으로 회사이름으로 쓰는 경우 알 수 없는 신뢰가 간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 BMW 역시 '바이에른에 있는 모터(자동차) 공장'이란 뜻이고, 내 스위스제 자전거 BMC 역시 Bicycle Manufacturing Company 그냥 '자전거 만드는 회사'이란 뜻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사업영역을 쉽게 나타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이 경우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은 포기하고 전념하겠다는 적지 않는 '각오'로 만들어야 하는 이름이다.
그러니 코드 컴퍼니에서 나온 코드는 신뢰할만하다.
내 이름에 책임을 지고 살고 있나? 갑자기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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