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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8.4.8] 써볼만한 오디오 악세서리 - 매직헥사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2. 29.

아이스하키 등에 사용되는 짧은 원기둥 모양의 공을 흔히 '퍽(puck)'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둔 후배가 아이스하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보여준 검은 '퍽'의 단단함을 보면, 정말 보통 이상의 보호장비 없이 한 방 맞으면 '퍽'소리와 함께 죽겠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실제로 가끔 뉴스를 통해 시합 중 퍽에 맞아 숨졌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도 수긍이 간다.

얼마 전 마련한 오디오용 방진 액세서리인 '매직헥사'는 바로 하키의 퍽과 모양과 크기가 비슷하다. 물론 재질이며 무게며 용도가 전혀 다르지만, 이걸 받쳐 놓으면 참 단단하고도 안전하겠다는 이미지는 '퍽'의 그것과 비슷하다.
 
스피커가 앰프와 CDP와 같은 목재 받침대 위에 있어서 스피커의 저음 진동이 어떤 식으로든 오디오-특히 진동에 취약한 CDP 쪽-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법이 필요했다. 물론 스피커 밑에 오석을 깔고 오석밑에는 다시 고무지우개를 끼워서 어느 정도 공중부양 신공을 통해 진동을 최소화했다곤 했으나 어차피 같은 베이스 위에 있는 상황이라 진동에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마란츠 SA11s1이 워낙 만듦새가 출중한 편이라 내부적으로도 어느 정도 진동에 대비한 설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가-내게는 그렇다-의 CDP가 무작정 진동에 노출되는 것이 정신 건강학적인 측면에서도 그리 좋을 게 없다.

이미 여러 가지 방진 도구들이 시중에 출시되어 있다. 방진펜스 형태, 오석류, 자기를 이용한 부양장치, 스파이크를 이용한 것들.... 모두 제각각 특장점이 있겠지만 넓은 지지 면적을 확보하고 있는 매직헥사야 말로 여러 장비들의 장점만을 취한 것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큰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가격도 맘에 든다. 

벌써 여러 리뷰에서 소리와 배경이 정숙해진다는 식의 매직헥사의 음질보강 측면까지 고려한 글들을 볼 수 있는데, 솔직히 나에겐 별 느낌이 없다. 선재도 아니고 소스나 앰프의 받침대 때문에 음질이 변한다는 '이론'에 까지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저 제법 값이 나가는 장비를 진동에서 다소 자유롭게 해 준다는 만족, 그걸로 족하다.

그런데 실제 집에 온 물건은 사진에서 처럼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다. 짝퉁을 의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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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오디오란게 소리와 신호를 다루는 영역이다 보니 음파, 파동, 진동, 헤르츠... 죄다 이런 식으로 뭔가 '흔들리는' 것들의 조합이다. 이를 적절히 용도에 맞게 통제하면서 좋은 소리를 이끌어 내는 종합예술이다. 스피커의 경우 인클로져의 의도된 진동 외는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해 주로 스파이크 류가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바닥면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다른 매질로 진동 전달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이다. 
 
다른 방식으론 전혀 다른 물성의 물체를 중간에 끼워 진동을 이리로 흡수되도록 하는 방법인데 본문의 매직헥사가 그런 방식이다.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댐퍼와 고무부싱들이 그렇고 엔진이나 미션의 진동을 1차 흡수해 자체로의 전달을 막는 마운트-업계에선 무슨 이유에선지 미미라고 부른다-가 같은 역할이다. 이 경우 진동을 흡수하기 위해 무른 고무재질 등을 사용하다 보니 오래 사용하다보면 변형이 오는 즉 내구수명에 한계가 있는 단점이 존재한다.
 
매직헥사를 사용하면서 참 여러 곳에 두루 돌려가며 잘 사용했다. 본문처럼 오디오기기용 받침으로 시작해서 그대로 두면 마룻바닥에 흠집이 생길 것 같은 대리석이나 화분을 받치는 용도로 쓰다가 지금은 NAS 밑에 깔아서 하루종일 나오는 하드디스크의 회전진동을 완충하는 역할을 (여전히) 수행 중이다. 
 
지금도 판매 중인진 모르겠다. 무조건 스파이크 만 고집하는 오디오 진동방지 대책에 다른 쪽도 있음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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