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이 'MWC2009'에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핸드폰인 '블루 어스(Blue Earth)'를 출품한다.
실제 양산품인지 아니면 콘셉트 제품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과연 태양광 충전이라는 실용도를 놓고 볼 때 후자가 맞을 것이란 느낌이 강하다- 일단 환경 보호와 태양광 충전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는 높이 살만하다. 혹시 양산품이라 해도 당연히 외부 전원의 사용이 가능한, 정확히는 보조 전원을 태양광으로 사용하는 제품이 될 것이다.
환경 유해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본체 재질 역시 생수통을 재활용하여 생산했다 하니 제품의 하드웨어 전반에 '에코' 이미지 구축은 확실하다.
게다가 만보계의 기능의 적용을 통해 차량 이용 시보다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절감했는지를 나무그루 수로 표시해 주는 '에코 워크' 기능 역시 개발 콘셉트에 부응한 인터페이스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 하나. 하루 종일 태양광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
개인적으로 점심 먹으러 가고 오는 시간 30분을 제외하면 태양과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그 시간으로 핸드폰의 충전을 바라는 요행은 꿈도 꿀 수 없다. 게다가 핸드폰 뒷면을 충전소자로 사용하는 이 핸드폰을 위해 과연 '뒤집어서' 손에 들고 다닐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실사용을 고려하지 못했거나 구현 가능성이 낮은 시대를 앞서간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태양광 충전이 아닌 형광등 충전이 가능한 핸드폰의 출현이다. 그렇지 않다면 닭 장 안의 샐러리맨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제품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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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19.
휴대폰/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이래 늘 골칫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배터리 관리다. 그래도 이제는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한 번 충전하면 유튜브를 붙들고 살아도 주간 사용정도는 보장이 될 정도로 배터리 효율이 좋아진 데다 무선충전 장치의 보급으로 수시로 올려놓기만 하면 되니 그림자처럼 따라오던 배터리 관리 문제에선 어느 정도 해방된 듯하다.
한때 벽돌만 한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는데 그나마도 이젠 보기 힘들다. 그러니 본문의 아이디어처럼 더이상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 따위는 아이디어 축에 끼지도 못하게 되었다. 배터리 성능이 안 좋은건 역시 배터리를 개선해야지 수시로 충전하는 방법을 들고 나온 건 애초에 해결이 안 되는 문제였다.
그러니 문제가 있을 때 대안의 탐구는 결국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문제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늘 풀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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