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을 목전에 두고 어렵게 얻은 딸아이의 돌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부서의 후배를 위해 급하게 CD 한 장을 준비했다.
정확히는 내가 들으려고 했던 것인데, 후배 생각이 나 한 장 더 주문했다. 돌잔치에 그저 그런 선물이나 축하금을 주는 것 외에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나 더 마련하고 싶었다.
다행히 취미가 같고 딸 아이에게 들려주는 클래식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친구이니 내 선물도 마음으로 받아줄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앨범은 TELARC의 컴필레이션 클래식 앨범으로 얼마 전 '풍월당'에서도 소개되어 한 참 동안 인기를 끌었다. 물론 오늘 사무실 도착이니 아직 들어보기 전의 앨범이다.
하지만 제목(Classical Naptime for Tots) 때문인지 교보문고 핫트랙 등에서는 클래식 주 진열대 보다는 '자장가/육아용 앨범 코너'에 섞여있다가 그나마도 품절이 되었던 물건인데, 인터넷 쇼핑몰의 추가 주문을 통해 겨우 구했다.
TELARC의 제품의 대부분 그러하듯 음질 하나는 끝내줄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앨범의 제목처럼 아이의 낮잠을 위해 틀어주던 아님 늦은 저녁시간의 편안한 이지 리스닝 용으로도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안 듣고 어찌 아냐고? 레퍼토리를 한 번 보시라.
1번 곡부터 말랑한 피아노 선율에 그냥 잠이 올 것 같은 예감이 오지 않는가? 게다가 이미 많은 풍월당의 선수들이 검증해 준 앨범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신다는 이순재 선생님의 멘트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포근한 BGM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좋은 추천이 될 것이다.
그래도 의심이 된다고? 하루만 기다리시라. 직접 듣고 평가해 주겠다.^^
* 추가 (2009.2.17) - 간 밤에 들어본 봐로는 위의 말들이 공연한 것이 아니다. 모두들 익숙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음반에서 늘 듣던-연주자는 다르다-편안한 곡들의 모음이라 심각한 감상이 필요 없는 시간의 BGM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음질 또한 기가 막히다. 다만, 음색은 다소 몽환적 분위기를 위해 다소 가공(?)한 울림이 있는 느낌이다. 편성이 큰 곡도 있으니 혹시 아이의 낮잠을 위해 틀어주려면 다소 볼륨은 낮추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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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3.19.
아이들은 세월보다 빨리 자란다. CD를 돌선물로 준 그 아이가 작년 중학교에 들어갔단 소식을 들었다. 그간 자라면서 과연 몇번을 들으며 낮잠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꼭 밥만 먹고 자라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낮잠용으로 필요없어진 아이를 대신해 같은 시간 동안 늙어버린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순서이다.
주말 잠시 나가보니 심겨진 길가 벚나무들 마다 출발의 호각소리를 기다리는 듯 개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또 한 번의 세월이 오려나 보다.
기상이변으로 일주일 이상 빨리 벚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올해는 다들 일주일치씩 빨리 늙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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